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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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결혼자들의 착각 (김정룡)
2007년 10월 04일 09시 29분  조회:4961  추천:67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1부 사례로 본 한국인-조선족 국제결혼실태분석
-국적이 뭐길래?


6. 위장결혼자들의 착각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결혼이란 본래 두 남녀가 결합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고, 또 유교문화권에서 결혼은 남녀 당사자 간의 결합뿐만 아니라 가문과 가문사이의 결합이기도 하다. 중국과 한국은 전통사회에 있어서 결혼을 두 남녀 당사자 사이의 결합보다 두 가문의 결합에 비중을 더 두었다. 물론 전자보다 후자에 비중을 더 두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는 가부장적 혼인으로 인하여 비극이 초래된 경우가 매우 많았으나 필경은 진짜 결혼일 뿐 위장결혼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서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조선족사회의 결혼에 무슨 진짜요, 가짜요 라는 시비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위장결혼이란 말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필자가 알기로는 조선족사회 위장결혼은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 이후에 나타난 새롭고 특이한 현상이며, 이 위장결혼 때문에 수많은 조선족들이 웃고 울었다.

 조선족과 한국인 사이 위장결혼은 그 절대다수가 틀에 맞추고 판에 박힌 듯한 ‘공식’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위장결혼을 새로운 돈벌이로 간주한 한국과 조선족사회의 일부 브로커들이 개입해서 짝을 묶어준다. 한국사회 밑바닥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위장결혼을 통해 2~3백만이란 돈도 벌고 중국에 ‘관광’을 다녀올 수 있어 호적을 더럽히면서까지 위장결혼에 나선다. 한편 조선족은 위장결혼을 통해 코리안드림이란 꿈을 이룰 수 있고, 따라서 돈을 벌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한국국적도 취득할 수 있다. 

 허나 이는 표면에 드러난 ‘화려한’ 이미지일 뿐 실제 내막은 위장결혼을 한 사람들 중 60%이상이 정신이 이상해질 정도로 심적인 고통이 심하고, 빚을 갚기도 전에 강제추방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등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수의 위장결혼자들은 장밋빛 환상을 품고 ‘천국’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 아니라 ‘지옥’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극이 초래된 원인은 위장결혼에 나서는 당사자들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착각을 갖고 한국에 오기 때문이다.

 첫째 브로커들의 감언이설을 액면 그대로 믿고 한국에 온다.

 위장결혼 당사자들은 브로커들의 “결혼수속 시 일정 금액(인민폐7~10만원)을 내면 한국에 도착해서는 더 돈이 들지 않고 체류연장도 되고 국적도 취득할 수 있다.”라는 그럴듯한 감언이설을 액면 그대로 믿고 온다. 즉 이미 브로커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했으니 한국에 오면 더는 돈이 들지 않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허나 실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자면, 1년 후 체류연장허가를 받으려면, 2년 후 한국국적허가신청을 제출하려면 한국남자의 협조가 없으면 안 되는데, 한국남자들이 돈을 받거나 ‘잠을 자는’ 등 대가가 없이는 협조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돈이 아까워 주지 않거나 ‘잠을 자기’가 싫어 불법이 된 조선족 여성들이 허다하다.

 안도에서 온 탁모 여인(38세)은 매우 상기된 표정으로 본신문사에 방문하여 첫마디로 하는 말이 “그 XX를 죽이고 싶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녀는 3년 전에 브로커의 감언이설을 철석같이 믿고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왔다. 헌데 오자마자 외국인등록증을 신청하는데 한국남자가 100만원을, 두 번째 체류연장 시 200만원을, 국적취득허가신청을 하는데 400만원을, 그리고 세 번 ‘잠을 자’야만 협조해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국적취득허가신청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온 조선족 여성들이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국적까지 취득하려면 한국남자한테 일정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위장결혼자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둘째 브로커가 잡히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

 위장결혼자 중 일부는 브로커가 잡혔거나 결혼대상자인 한국인이 잡히면 따라서 수배자가 되고 단속에 걸리면 강제추방 된다. 문제는 이럴 경우 위장결혼자들이 숨어 살아야 하고 이혼을 하고 싶어도 매우 힘들다.

 필자가 지난 2006년 제2차 동포자진귀국 프로그램 시행 시 이 부류의 위장결혼자 100여 명을 일처리 해주는 과정에서 그들은 정신적으로 너무 시달려 대다수가 ‘바보’로 될 정도로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셋째 위장결혼이 범죄라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한국법에 의하면 위장결혼은 형사범죄에 속하며 일단 법적으로 위장결혼사실이 판명되면 100~300만원의 벌금을 물게 하거나 혹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1년이란 판결이 선고된다. 허나 위장결혼자 중 대다수는 자신의 위장결혼 행위를 한국에 오기 위한 수단이라고만 여기고 있을 뿐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사법당국을 욕하고, 브로커나 한국인을 고발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거나, 돈만 날리고 결혼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법에 신고하여 돈을 되돌려 받겠다고 한다. 뇌물을 받은 자만 위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뇌물을 준 사람도 똑같이 법적제재를 받는다는 도리마저 모르고 있다. 타인을 물에 빠뜨리려면 자기 자신의 발부터 물에 적셔야 한다는 도리를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넷째 한국인에게 여러모로 시달려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온다.

 위장결혼을 한 한국남자들은 한국에서 직업이 없거나 신용불량자이거나 장애인이거나 심지어 엉덩이를 들이밀 곳조차 없는 노숙자 등 가장 밑바닥에서 헤매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부류의 한국인들이 200~300만원이란 돈을 받아먹고 호적을 더럽히면서까지 조선족여성들과 위장결혼을 한다. 이들은 조선족여성들이 한국에 오기만 하면 이런저런 명목으로 끊임없이 돈을 요구하거나 ‘잠을 잘’ 것을 요구한다. 때문에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온 조선족여성들은 그들에게 여러모로 끊임없이 시달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치도 않은 논리이지만 위장결혼에 나선 한국인도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즉 브로커가 잡히면 따라서 잡히는데 300만 원 정도의 벌금을 물고 나면 버는 것이 전혀 없을뿐더러 호적만 더럽히고 만다. 그리하여 그들은 더욱이 조선족여성들한테서 보상을 받으려고 ‘목을 조이고 있다.’

 다섯째 도박성으로 위장결혼에 임한다.

 일단 한국에 와보고 남자가 괜찮다 싶으면 같이 살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위장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장으로 시작한 혼인이 결국 진짜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허나 끝까지 살아가는 부부는 극히 드물다.

 여섯째 이중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온다.

 중국에서 남편과 가짜로 이혼하고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온 후 남편이 따라서 한국에 온 조선족여성들은 한국남자와 본남편과의 사이에서 ‘시집살이’를 해야 하는 이중고통을 겪게 된다. 일단 한국에 왔으니 합법으로 체류해야 하고 내친김에 국적까지 취득하려면 한국남자를 잘 대해주어야 하는데 중국에서 따라온 본남편은 여러모로 ‘어찌는 갗고 살피기 때문이다.

 아무튼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온 조선족여성들은 한국생활이 몹시 고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장결혼 건수는 늘어나고 있고 천국이 아닌 지옥에 빠져드는 조선족여성들이 날로 늘어만 가고 있으니 참으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비극이 줄어들게 하려면 조선족이 자유로 한국에 왕래할 수 있게끔 만드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H-2비자의 시행이 실로 값진 것이라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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