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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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동거녀 살인 왜?
2015년 01월 23일 13시 26분  조회:6994  추천:13  작성자: 김정룡



조선족 동거녀 살인 왜?

 

다사다난했던 2014년을 한 달 남짓 앞둔 11월 26일 수원 팔달산에서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살인자는 조선족 박춘봉이었다. 이 사건이 언론을 비롯해 세간의 주목을 크게 끈 것은 2년 전 같은 지역에서 같은 토막 살인이 있었고 같은 조선족이 범인이기 때문이었다.

한국사회를 크게 떠들썩하게 만든 박춘봉 살인사건이 있은 한 달여 되는 12월 29일 저녁 9시 10분경 김포 통진읍의 한 다방 앞길에서 여자를 흉기로 2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에도 범인은 조선족이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2015년 새해 벽두인 1월 3일 저녁 10시 40분경 경기도 부천 한 아파트에서 역시 조선족이 자신의 동거녀를 살해하였다.

위 세 살인사건의 공통점은 범인이 모두 조선족이라는 것, 피해자는 모두 가해자들의 동거녀들이라는 것이다.

왜 예전에 보기 드문 조선족 동거녀살인 사건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을까? 필자는 코리안 드림 20여 년의 흐름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았다.

 

계약동거시기엔 동거녀 살인사건이 없었다.

2007년 3월 4일 방문취업비자(H-2)가 실시되기 전, 그 후 한국어능력시험에 의해 무연고동포 한국입국을 허락하기 전에는 한 가구에 한 사람, 즉 남편 혹은 아내 일방이 한국에 와서 체류한 사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조선족이 한국에 떠날 때 “몇 년 동안 감옥에 간 셈 치고 모든 욕망을 버리고 오로지 눈 지긋이 감고 돈만 벌고 돌아오겠노라.”고 맹세한다. 그러나 한국은 감옥이 아니고 자유개방적인 나라이다. 또 대한민국은 스님들만 모여 사는 절간이 아니라 아주 세속적이고 인간의 욕구를 쉽게 해소할 수 있는 자유세계이다.

한국에 온 조선족들은 처음엔 결심대로 살다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인간의 몸속에 꿈틀거리는 욕망과 욕구가 그 비장했던 결심을 팽개치고 세속생활을 추구하게 만든다. ‘먼 곳의 물이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고향에 두고 온 남편이나 아내들이 타향살이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지 못하고 고독과 외로움을 말려주지 못한다. 더욱이 인간의 지극히 본능적인 생리상의 욕구를 해소하려면 가까운 데서 물을 구하여 불을 꺼야 한다.

재한조선족사회 서로 다른 외간 남녀끼리 동거생활이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재한조선족사회 외간 남녀끼리 동거가 단순히 생리적인 욕구해소라고만 볼 수 없고 그 외에 경제문제가 깊숙이 개입되고 있었던 것이다.

여자는 색을 제공하고 남자는 반표(飯票)를 보장하는 삶이 수천 년 인류사회 패턴이었다. 재한조선족사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고향 동창생 사이, 고향 선후배 남녀 사이 동거가 많았고 한 직장에서 만나 동거하거나 소개에 의한 동거도 있었고 한 울안 여러 쪽방에 살고 있는 ‘홀아비’와 ‘과부’가 동거하는 등 모든 동거 남녀들의 생활패턴이 하나 같이 비슷하였다. 남자가 집세 책임지고 생활비 부담하고 여자에게 생일 선물하고 간단한 용돈만 챙겨준다. 여자는 남자 집에 얹혀살면서 집 거두고 밥 짓고 빨래를 책임진다. 동거생활 보내다가 어느 일방의 아내나 남편이 한국에 오게 될 경우 서로 마찰이 없이 자연스레 헤어진다. 절대다수 동거 남녀들이 이 정도 조건이면 쌍방이 서로 오케이였다. 왜냐하면 남자든 여자든 모두 이자 돈을 빚지고 한국에 왔기 때문에 빨리 빚 갚아야 하고 한편으로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 송금해야 하고 자녀 공부뒷바라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번 돈을 맡긴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여자도 그것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서로 약속대로 지키면서 다툼이 없이 지내기를 원했던 것이다.

정리하여 말하자면 당시 재한조선족사회 외간남녀간의 동거는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제한되어 있었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약속한 선을 넘지 않고 그럭저럭 지낼 수 있었다.

남남도 살 섞고 살아가노라면 정이 들기 마련이나 당시는 오로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짓눌리어 남자나 여자나 사랑타령이 개입될 틈이 아주 적었다. 사랑은 서로 상대를 소유하려고 들기 마련이고 이것은 지극히 인지상정이다. 당시엔 서로 정이 들 수 있었으나 사랑은 아니었다. 그래서 서로에 대해 소유하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배우자가 한국에 오게 되면 쉽게 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개별적으로 임시동거가 가희진작(假戲眞作)이 되어 서로 깊이 사랑하여 중국에 있는 배우자한테 연락도 끊고 사분(私奔)하다시피 한 경우도 있었으나 다수는 서로에 대한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상대를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다. 이런 맥락에서 동거녀 살해라는 끔찍한 사건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사랑동거는 소유가 목적인데 이뤄지지 않으면 상대를 해칠 수 있다.

중국어에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을 증오한다.”는 말이 있다. 남녀 간에 미움은 사랑이 전제한다. 사랑이 없는 미움이 없다. 또 사랑의 기본 속성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다. 상대를 사랑하는데 소유하지 못한다면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하기에 이른다. 좋아하는 여자와 혼인이 이뤄지지 못하면 혼사를 말리는 여자 부모를 가해한다든지 당사자인 여자에게 화풀이로 가해하는 현상이 사회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유 때문이다.

재한조선족사회는 20여 년의 코리안 드림을 거쳐 이젠 계약동거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부부가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는 비례가 급증하였고 가족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은 것도 계약동거가 사라진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요즘 재한조선족 여자들이 다수가 먹고 살만한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굳이 돈을 아끼려고 사랑이 전제하지 않는 계약동거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홀로 사는 여자들은 이젠 정식으로 부부로 살 수 있는 남자를 원하고 있다. 돈 좀 아껴보려고 부평초 같은 떠도는 불안정적인 생활보다 상대에게 돈 좀 쓰면서 여러모로 헌신하더라도 이젠 안정적인 부부연을 맺어 가족생활을 보내기를 원하고 있다. 이것이 계약동거가 사라진 결정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남이 만나 혼인에 이르자면 서로에 대한 요해가 충분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도리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 알고 하는 혼인은 없다. 더욱이 상대를 만나 눈에 콩깍지가 끼면 상대에 대한 요해를 하고 말고 없이 금방 동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부류 사람들은 처음엔 공주가 백마 탄 왕자를 만난 것처럼 서로 좋아하다가 이런저런 문제가 드러나게 되면 또 금방 갈등을 빚게 된다.

박춘봉의 동거녀가 살해된 것은 그녀가 6개월 동거하는 과정에 박춘봉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 불법체류자라면 안정적인 일자리 찾기도 힘들고 따라서 보장된 수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됨에 따라 싫어지고 이를 계기로 기타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녀가 헤어질 것을 통보하였으나 박춘봉은 상대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고 계속 살기를 원했고 여자는 기어코 헤어지려고 결심하자 내가 소유 못할 바엔 상대를 해치려는 반발 심리가 작동하여 여자를 가해한 것이 죽음에 이르렀을 것이다.

 

탈북녀들이 조선족 남자를 무시하는 것이 보편적

김포 통진읍과 경기도 부천에서 발생한 조선족 동거녀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두 여자는 모두 탈북녀이고 범인 두 명의 진술에 있어서 공통점이 있다. “여자가 나를 무시하여 홧김에 흉기로 가해하였다.”

다수 탈북녀들은 조선족남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심하다. 그녀들은 개구리가 올챙이 때를 잊는 것처럼 중국에서 조선족남자들의 신세를 헌신짝처럼 여긴다. 이북에서 배고픈 고생을 죽도록 하다가 중국에 와서 조선족과 살면 최저한도로 배불리 먹고 살았다. 조선족남자와 아이도 낳고 살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남한에 가려한다. 본래 탈북녀들의 목적지가 중국이 아니고 중국은 남한으로 가는 건널목쯤으로 여기고 임시 배고픈 고생에서 벗어나고 나중에 때를 기다렸다가 남한에 간다. 이 과정에 아이도 낳고 또 한국에 올 때 남자의 경제적인 도움도 받는다.

중국에서 조선족 남자와 살던 탈북녀들 중 한국에 온 후 처음에는 그래도 중국에서 낳은 아이를 잊지 못하고 남자에게 신세진 ‘빚’을 잊지 못해 한국에 호적을 올리고 데려오기 위해 초청한다. 이 과정이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니라 수개월 혹은 1년여 걸린다. 그런 와중에 탈북녀는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정착금을 받아 아파트도 해결하고 직장도 구한다. 이쯤 되면 남한의 넥타이부대 사내들이 집적거리는 자가 많아지고 중국에 있는 시골 남자는 너무 촌스러워 헤어지려는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필자는 한 탈북녀가 애 아빠가 남한에 온지 3일 만에 촌스런 조선족 남자를 중국에 돌려보내기 위해 경찰에 위장결혼이라 신고한 사례를 상담한 적이 있다.

굳이 조선족 남자를 중국에 돌려보내려는 악의 선택은 하지 않아도 남한에서 만나 살게 되면 탈북녀들은 자신의 우월감으로 조선족남자들을 무시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와 같은 탈북녀들의 행위에 조선족남자들은 중국에 있을 때 내가 너를 어떻게 해주었고 또 한국에 올 때 돈까지 대주었건만 나를 무시할 수 있느냐면서 격분해하고 종당에 가서 홧김에 동거녀를 가해하는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되는 말로 표현하자면 탈북녀들이 중국에 있을 때는 형편없는 을의 위치에 있다가 한국에 오면 갑이 되고 중국남자는 중국에 있을 때는 갑이 되었다가 한국에 오면 형편없는 을의 위치로 뒤바뀐다는 것이다. 갑이 된 탈북녀들이 을이 된 조선족남자에게 갑질의 횡포로 무시하고 있다.

참고로 탈북녀들이 중국에 두고 온 자기 아이한테 생활비를 보내는 사례가 절반도, 아니 십 중 팔구는 아이한테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여론도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30대 중반 조선족 남자 한 분이 찾아왔다. 탈북녀가 중국에서 사경을 헤맬 때 구해주었고 의지할 곳 없는 그녀와 부부(법적 등록이 안 됨)로 동거하였고 한국에 오게 되니 인민폐 3만 위안에 한화 580만원 대주었다. 탈북녀가 한국에 와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남자보고 한국에 오라 하여 왔는데 오자마자 헤어지자면서 피해 다닌다는 것이다.
위 당사자인 조선족 남자의 심정이 어떠할까? 독자들이 상상으로 판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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