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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1월 08일 14시 15분  조회:1806  추천:2  작성자: 김영택
 

우리는 말로만 자존, 자강을 부르짖지 말고 우리 말과 우리 글에 대한 민족적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언어와 문자를 우리가 지키지않고 누가 지켜주겠는가?

해마다 년말이면 각 현시의 인대회의와 정협회의가 막을 내리기 바쁘게 주인대회의와 주정협회의가 열리군 한다. 회의는 지난 한해의 주정부사업과 주인대사업,주정협사업을 총화하고 새해의 사업목표와 과업을 제기함으로써 전주 여러민족인민들이 일심협력하여 중국의꿈, 연변의꿈, 저마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서 분발노력하도록 고무추동하게 된다.

이렇듯 중요한 의의를 띠는 회의이기에 사람들은 비록 해마다 열리는 정례회의이지만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신문을 열심히 읽고  TV도 열심히 시청하면서 나름대로의 생각에 잠겨 자신들이 해야할 일들을 구상하게 된다.

하지만 해마다 그러하듯이 이렇듯 뜻깊은 회의와는 부조화적인 이른바 “화제거리”가 생겨나 사람들의 말밥에 오르군 한다.

다 아시다싶이 연변TV방송국은 조선말 방송국이며 시청자도 당연히 조선족들이다.

이번 인대회의와 정협회의에서 도합 15명의 조선족인대대표와 정협위원이 TV방송국기자의 취재를 접수했는데 그중 조선말로 인터뷰를 한 대표와 위원은 겨우 4명뿐이고 그외 11명은 그렇게 류창하지도 못한 한어로 힘겹게 인터뷰를 하는 것이였다. 그 순간, 시청자들은 저것이 연변TV 조선말방송이 맞는가고 착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왜 대중이 선거한 조선족 인대대표와 정협위원들이 자신의 신분과 의무, 직책을 망각하고 잘 안되는 한어로 인터뷰를 하는걸가? 그들이 자치법과 조선어문사업조례를 몰라서일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들이 자치법과 조선어문사업조례를 소홀히 한점도 있겠지만 실상은 “조선어무용론”이 빚어낸 민족적자부심의 결여로 초래된 결과라고밖에 해석할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대표와 위원들의 처사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사실이 TV화면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주정부 리경호주장은 조선말로 정부사업보고를 진술했고 주인대 차광철주임도 조선말로 주인대사업보고를 진술했다.

한어로 TV기자의 취재를 접수한 인대대표와 정협위원들은 이런 사실을 목격하고도 대중들을 실망시키는 처사로 인대대표와 정협위원의 형상에 흑점을 남겼다는 자책감을 느껴야 하지않을가 하고 짚어본다.

우리 연변의 조선족은 2중언어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조선어와 한어는 다 동등한 위치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고있다. 우리언어로 수업하는 중소학교는 물론 대학시험마저도 우리글로 칠수있다.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회의를 할때에는 반드시 조선어와 한어로 된 현수막을 걸어야하며 간판 역시 두가지문자로 써서 걸도록 규정되여 있다.

이런 법과 규정은 사람이 정했고 종당에는 사람들에 의해 집행되게 된다.아무리 좋은 법, 훌륭한 규정이 있다해도 사람들이 그것을 지키려하지 않거나 실시하려 하지않는다면 그것은 유명무실한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자치법이나 조선어문사업조례를 실시함에 있어서 관건은 우리 조선족 자신들이다. 우리는 떳떳하게 우리말로 일하며 우리말로 인터뷰를 하면서 자존,자강의 신념을 키워야하며 실제행동으로 자라나고있는 세대들에게 본을 보여주어야 한다.

헌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 사람들을 실망케하고 있다.”웃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는 우리말 속담이 있다. 당정부문에서 여는 회의에 한어현수막만 거는 현상이 비일비재인데다 한어로 인터뷰를 하는 현상이 빈번히 TV화면에 나가면서 가두에서 여는 회의나 활동에서마저 조선말현수막은 물론 조선말이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이런 영향으로 지어 가정주부들마저 인터뷰에서 한어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연길시 건공가두 한 사회구역의 한족사업일군들은 맡은바 사업을 더 잘해나가기 위해 매주 이틀간 오후 4시부터 조선어를 배우고 있다고 하니 특기할 사연이 아닐수 없다. 선생님의 가르침하에 가갸거겨를 받아 읽는 장면이라던지 또박또박 정성스레 ㄱㄴㄷㄹ를 써 내려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얼굴이 뜨거워남을 어쩔수 없었다. 한족들마저 조선말을 배우느라 애쓰는데 인대대표와 정협위원이란 조선족들이 조선말로 인터뷰하기를 꺼려하니 말이다.

우리는 말로만 자존이요 자강이요를 부르짖지 말고 우리 말과 우리 글에 대한 민족적자부심을 안고 우리 말과 우리 글로 일하고 생활해야 한다. 우리의 언어와 문자를 우리가 지키지않고 누가 지켜주겠는가? 다음번 인대나 정협회의에서는 이런 반복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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