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렬
http://www.zoglo.net/blog/f_waiguo08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조선족위기설》단상
2006년 05월 10일 00시 00분  조회:2961  추천:107  작성자: 안병렬
《조선족위기설》단상

안병렬


요즘 많은 사람들이 조선족위기설을 거론한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집단거주지(집거지구)가 무너져 민족고유의 전통이 허물어지므로 민족의 위기가 도래했다는것이다. 가임녀성(可妊女性)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낳는대도 하나씩밖에 낳지 않으므로 인구가 줄어들수밖에 없는것이다. 그리고 개방화된 사회의 농촌에서는 여러가지로 뒤떨어질수밖에 없으므로 도시로 나가지 않을수 없는탓도 있다. 그 결과 인구는 격감되고 집거지구는 무너져 민족의 위기가 도래한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 정녕 더 큰 위기는 따로 있다. 즉 조선족가운데서도 지식인들의 민족의식약화내지 부재가 더 큰 위기인것 같다. 이 문제는 조선족지식인들이 자기 민족인 조선족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만 있으면 극복할수 있다. 민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민족의 수자는 물론 집단적으로 거주하며 민족고유의 전통을 가꾸어가는 생활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 중심에 《나는 조선족이다. 조선족으로 살겠다》는 자기 총체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나머지는 모두다 헤깨비다.

중국의 만족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만족의 경우 민족의식이 약하여 말을 잃고 전통도 잃고 마침내 만족까지도 잃어가고있기때문이다.

지금 연길시내에서만 조선족이면서 한족소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1600여명이라고 한다. 9개나 있는 조선족소학교는 정원을 못채워 야단인데 비해 한족소학교는 만원이데도 자꾸 조선족아이들이 전학오겠다고 하여 골머리를 앓는다. 자녀를 한족소학교로 보내는 조선족은 그래도 경제적여유가 다소 있고 힘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왜 한족학교로 보내는가 어릴 때부터 한어를 잘 배워야 한다는 생각대문이다. 자기들이 한어를 잘못해서 받은 불리익을 자식에게만은 물려주지 않겠다는것이다. 누가 이 부모의 한맺힌 마음을 그르다 하겠는가?

그렇지만 문제는 심각하게 이어진다. 소학교 6년을 한족학교에 다니면 그들의 모어는 한어가 된다. 그리고 조선어는 거의 잊거나 서투르게 된다. 한어가 모어가 되면 자연스레 한족화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는 까닭이다.

이는 지금 미국이나 카나다, 오스트랄리아 등 국가에서 사는 조선인 2~3세들을 보면 잘 알수 있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이른바《바나나족》이라는 그들이 잘살고있는가? 그들의 정신적불행을 남들은 모른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우리는 한족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들은 세계 어디에 가 살아도 자기들은 한인(漢人)소학교가 멀어 기숙을 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의 소학교로 보낸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말을 지킨다. 민족을 지키는것이다.
조선족도 마찬가지다. 수자만이 민족을 지켜주는것이 아니다.《나는 조선족이다. 그러니 조선족으로 살겠다. 내 자식도 조선족으로 키우겠다》는 총체성이 조선족을 지켜줄것이다. 이런 정신이 약하기때문에 《조선족위기설》이 떠도는것이다. 이런 위식이 없는 조선족은 아무리 많아도 민족에게 공헌하지 못하는 정체불명의 민족적이마(迷兒)일뿐이다.

몇해전 참 가슴뿌듯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 시골조선족소학교가 학생이 적어 문을 닫게 되여 아이들을 모두 한족소학교로 보내야 했다.몇몇 학부모는 이를 거절하고 기숙을 시켜가면서까지 몇십리나 떨어진 향소재지 조선족소학교에 자식들을 보낸것이다. 이런 민초들이 있는한 조선족은 계속 살아있을것이다.

그렇다고 꼭 민초들만이 민족을 지키는것이 아니다.진짜 지식인들이 있으므로 더 튼튼히 지켜지는것이다. 탐탁치 않은 조건하에서도 꾸준히 민족작품을 창작하는 예술가를 보라. 민족을 지키려 얼마나 몸부림치며 창작을 하는가.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추며, 민족을 지키고 민족혼을 깨우치고있다. 그 삶이 경제적으로는 어려울수가 있다. 그럼에도 의연하게 조선족을 고집하며 지키고있다. 그들이 창작한 예술품을 한번 조용히 보라. 어지 투철한 민족혼이 없이 그런 민족적인 작품이 나올수 있겠는가. 혼이 없이는 혼이 깃든 작품을 창작하지 못하는것이다.

인구가 줄어듬도, 집거구가 무너짐도 다 위기이다. 그러나 더 큰 위기는 우의 민초들과 같은분들, 특히 민족의식이 투철한 지식인들이 자꾸 적어진다는 사실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 성녀(聖女) 2013-07-14 1 2090
19 [시] 장백산 2013-02-20 0 1618
18 [시] 연변의 봄 2013-02-20 0 1931
17 모아산 예찬 2011-08-30 5 2492
16 단돈 1원의 온정 2011-05-16 62 2383
15 끈질긴 배달민족의 얼 (안병렬) 2010-10-25 51 3067
14 경주를 다녀보며 (안병렬) 2010-06-14 54 2466
13 돈의 수치와 가치 (안병렬) 2010-03-13 66 2309
12 [추모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애도하며 2009-08-24 79 2696
11 나의 수준 2009-07-12 67 2225
10 형님을 보내고 2009-06-23 48 2538
9 저도 울었습니다 2009-06-19 58 2548
8 狂人들의 대화 (안병렬) 2008-05-06 137 2573
7 '조선놈의 새끼는 조선말을 배워야지' 2007-05-31 134 3430
6 넉넉한 마음 2006-05-10 102 2880
5 《조선족위기설》단상 2006-05-10 107 2961
4 조선족을 아십니까? 2006-05-10 100 3999
3 아름다운 품앗이 2006-05-10 144 3249
2 이 그늘에 해볕을 2006-05-10 118 2963
1 (시) 연변에서 살리라 2006-05-10 139 337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