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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필때---에치투오를 찾아온 사람들1
2015년 03월 29일 11시 41분  조회:2353  추천:1  작성자: 行者金文日
  어제는 연길공전국(供电局)에서 전화가 와서 오늘 아침으로 약속을 잡았다. 오늘 오전에 일찍 그분들이 다녀갔다.
실은 내가 지난 정협(정치협상회의의 줄임말, )회의때 올린 제안(社情民意提案)때문이였다.
요즘은 정협의 역할이 상당히 커져서 예전처럼 전화나 몇줄 답장으로 답해서는 안되게 돼있기 때문이다. 답복을 해야하는 단위나 기관에서는 그 기관의 책임자가 직접 방문해서 제안을 올린 위원의 의견을 잘 경청한후 그에 맞는 해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해답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위원은 언제든지 퇴짜를 주어 돌려보낼수 있다. 또 해답에 대해서 불만족제안을 다시 할수 있도록 돼있고 그런것은 바로 행정기관의 행정능력점수와 연결돼있어서 요즘은 제안의 힘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는 편이다.
  내가 올린 제안은 <사회 저소득층의 전기공급에 관한 몇가지 제안>에 관한 내용이였다.
<연길시의 모 시민은 낡은 주택개조의 덕분에 아파트에 들게는 되였으나 고가의 겨울 집중난방비용을 해결할수가 없어서 난방이 끊혔는데 거기다가 전기세를 미납했다는 이유로 전기를 밤중에 끊어놓다나니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감기에 걸리게 되였다. 더우기는 양력설이나 음력설이 되면 공전공사에서 휴식일을 핑계로 한꺼번에 두달치의 전기세를 먼저 입금하기를 강요하는 상태가 존재하는데 물건을 팔기도 전에 돈부터 요구하는 그런 행정을 그만두길 촉구하는 내용이였다.
나는 공전공사에서 이렇게 밤중에 전기를 끊어버리는 횡포를 하지말기 바라며 더욱 중요하게는 현재 국내의 공전회사가 하나뿐인 국면을 바꾸어서 새로운 공전회사를 만들어서 경쟁할수 있게 함으로서 서비스의 강화를 해야한다.>는 내용이였다。
물론 공전회사를 하나 더 만드는것은 지방의 작은 시에서나 지역 정협에서 해결할수 있는 일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시민들의 의견을 시정협에 제안하면 시정협에서 성정협에 올리고 성정협에서 다시 국가정협에 올린다면 충분히 개선이 되고 민생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내가 더욱 강조했던것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만들려고 애쓰는 우리나라 지도자의 결심에 따라서 우리 작은 지역에서부터라도 한구석을 밝히기 시작한다면 충분히 이 사회가 밝아지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실은 이 제안을 쓰게된 계기가 나한테는 한가지 있었다. 작년 겨울에 있었던 일인데 에치투오리더십강의를 하고 있는 어느 저녁에 교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우리 직원이 나가보니 어떤 반백의 아주머니가 문밖에 서있었다. 강의중이라 만날수 없어서 잠시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이어서 강의를 마쳤다.
 그리고 그분을 사무실로 불러들여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 내내 눈물이 흘러서 저도 몰래 옷깃을 적셨다. 남자가 무슨 눈물이 그렇게 많냐고 웃을지 모르지만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세상에 아직도 이렇게 소외된 계층이 있고 어렵게 사시는분들이 있다는것에 나는 심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 아주머니는 나이는 삼십대 중반밖에 안되였는데도 머리는 절반가량 희끗희끗해져있었다. 남편하고 사별하고 외아들데리고 혼자 살고 있는데 산후풍으로 아들을 해산하고부터는 손에 찬물만 닿으면 간질병같은 질환을 일으키는 병을 앓고 있었다. 게다가 온갖 종합병증을 앓고 있는데 금방 중학교에 간 아들이 학교가야하는데 가방을 사줄돈마저 없었다.
그런데 사지는 멀쩡해보여서 민정부문에 저소득 후원금을 신청하면 번번히 퇴짜를 맞는다는것이였다. 그래서 이제는 완전히 포기했는데 문제는 지난밤에 생겼다. 아들이 학교다녀와서 다 해진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고 친구들이 놀린다면서 학교 안간다고 하는데 엄마로서 때리고 욕하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란다. 철없는 아들을 탓할 일만 아닌데 엄마로서 서러워 죽겠다고 펑펑 울었다.
집에는 며칠째 난방비를 내지 않아서 집중난방마저 끊어버렸는데 바닥은 얼음장같고 한겨울의 추위가 그대로 전해져와 살을 에일지경이였다. 다행히 낡은 전기담요가 하나있어서 아들하고 같이누웠는데 한밤중에 전기회사에서 정전을 시켜버린것이다.
너무 기막히고 억울해서 밤새 아들을 붙잡고 울었단다. 그래서 울다울다 그만 이런 세상죽어버리는게 낮다고 생각들어서 아들과 같이 죽을려고 액화가스를 틀려다가 문뜩 나를 찾아볼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후에 가봐서 알지만 그분의 집에는 요즘 세월같으면 한두대씩 다 있을만한  TV한대마저 없었다. 그분은 주로 라디오를 많이 들었는데 몇년전부터 내가 방송국에서 정기적으로 해오던 상담프로를 애청하고 있었다. 내가 그 방송상담에 나가는것은 보수를 받는 일은 아니였다. 하지만 매주마다 기다리고 상담을 해오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즐겁게 다녔던 프로였다. 요즘은 일이 바뻐서 그 정기적인 프로는 중단하고 한달에 한두번정도 가끔씩 진행해오고 있지만 그 아주머니가 문뜩 그 어려운 순간에 그렇게 내 생각을 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 아닐수 없었다.
그렇게 찾아와서 두드린 문이 바로 강의도중에 두드린 그 문이였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사회에 소외된 이웃들도 참 많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시리고 아팠다.
  이튿날 우선 전기세를 내드리고 일부 생활비 그리고 학용품을 사서 방문을 했는데 정말 말그대로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는 삶과 세상에 용기를 잃고 있었고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당장 돈이 없는것은 다시 살아날수 있어도 용기와 희망을 잃으면 미래가 없어짐을 알아야 겠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전액 장학생으로 내가 진행하는 에치투오 리더십코스를 다녀보라고 교재를 선물했다. 처음에는 “이 나이에 공부는 무슨...하시던 분이 정작 개강할때 우리 직원이 전화를 하니 불이나게 달려왔다.
제일 먼저와서 제일 앞자리에 앉아있는데 그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내가 쓴 교재를 읽어보고 감명이 깊었다면서 연신 감사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 내내 그분의 굳어졌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웃음이 피기 시작했다. 그분은 에치투오 강의를 받고나서 자신이 완전이 180도 변했다고 한다.
용기와 희망뿐이 아닌 도전과 노력을 할 마음이 생겼고 긍정적이고 명랑하던 소녀시절로 돌아간것 같다면서 어린애들처럼 즐거워했다. 네번째 강의때는 자신의 사례를 직접 이야기하면서 오래동안 끊어졌던 아들과의 대화도 잘 된다면서 울면서 감사를 했다.
  내가 진행하는 에치투오리더십코스는 그 소제목이 “인맥으로 성공하는 7가지 법칙”이라는 내용의 리더십 강의다. 그 강의가 그분에게는 잘 먹혔나본다.
강의 끝나는 날에는 머리를 까맣게 물감까지 들이고 파마까지 했는데 제일 처음 나를 찾아왔을때와는 천양지차로 모습이 달라져 있었고 젊어보였다.
네번째 강의때 그 소감발표로 인해 함께 공부를 하던 어느 보험회사 경리가 그분에게 보험설계를 해볼 의향이 없는지 제안을 했는데 지금은 아주 훌륭한 보험영업원이 되였다고 한다.
  그분의 그런 사연을 듣고 겨울밤에 전기를 끊은 그 회사 직원이 얼마나 밉던지… 그래서 적었던 사연을 정협에서 제안을 했던것이다. 단순이 어느 한 개인을 위한것이 아닌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제안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에서였다.
그런데 정작 공전회사 서기와 주임이 나의 사무실에 찾아와서 자신들의 고충을 이야기하는데 그분들도 역시 딱한 사정들이 있었다.       다행스러운것은 그래도 그분들이 적극 개선해보려고 애쓰는 마음이 보였고 또 그저께는 그 아주머니를 위해서 저소득보장금을 지불해주겠다고 민정국에서도 다녀갔다. 민정국분들께 내가 그 아주머니를 대신해서 고맙다고 골백번 인사를 했는데 더 많은 어려운분들께 혜택이 갔으면 좋겠다.
  오늘은 하루내내 소중한 친구들과의 중요한 등산 약속도 뒤로하고 손님접대로 시간을 다 보냈다. 연변라디오 경제상담프로의 김련화PD가 전화로 연락이 왔다. 내일 오전에 있는 경제상담프로에 나올수 있느냐는 내용이였다. 기꺼이 된다고 대답했다. 어딘가에서 방송을 듣고있는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작은 희망이라도 되여줄수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아침에 출근길에 보니 길가에 심은 살구나무에 꽃망울이 빼꼼히 나오고 있어서 보기 좋았는데 시간이 급하다고  그냥 지나쳐버렸었다. 퇴근할때에는 향기라도 한번 맡아봐야겠다. 벌써 살구꽃이 피는 봄이 왔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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