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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功明)
2015년 03월 04일 12시 37분  조회:1909  추천:1  작성자: 수행자
  오늘 시간을 내여 마음도 쉬울겸 교외게 한번 나가 봤다. 산중턱 길에 내려서 보니 멀리 마을이 보인다. 맞은편 산에서 양떼가 구름같이 몰려간다. 양치는 아저씨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길손을 안내하는 시골동네 개짖는 소리가 오늘따라 정겹게 들려왔다.

  길을 가다보면 쉬고 싶을 때가 있다. 힘들면 쉬여가는것이 더 빨리 가는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쉬다보면 게으름이란 큰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게으름을 피우다보면 우리는 아무곳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새해를 맞은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3월에 들어섰다. 아무것도 해놓은것이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게으름을 피운탓이리라. 요새 많이 게으름을 피운것 같다. 내 마음 때문이다. 마음이 우리의 육신을 움직이는 주인임에는 틀림이 없는 같다.마음이 힘들면 육신도 힘들어진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마음의 경영을 그렇게 많이 강조했던것이다.

좀 여유를 부리고 휴식을 할라치면 꼭 떠오르는 경구가 한마디 있다. 맹자의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갈수 있으나, 둔마는 열흘간을 달리면 또한 그에 미칠 수 있다.(骥一日而千里,驽马十驾,则亦及之矣)>이다. 기(骥)란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말이다. 인간으로 치자면 천재라 해도 좋을것이다. 여기에 비해 노마(驽马)란 둔재이다. 천재에 비한다면 10분의1밖에는 능력이 없다. 그러나 그런 노마라 해도 열흘동안 계속 달린다면 기의 하루 행정을 추격할 수가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이 말은 부단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아무리 멋진 목표를 세워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이리라. 또 실행에 옮겼다고 해도 중도에서 그만둔다면 이것 역시 아무것도 되지 않는것과 같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든지 꾸준히 계속 한다면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할수 있다. 옛날에 어떤사람이 천리마 한필을 얻었다. 그는 그 말을 애지중지해서 좋은 사료를 먹이고 아까워서 얼마 타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전쟁이 나서 그 말을 몰고 나갔는데 천리마가 달리지를 못해서 패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천리마라고 해도 매일 먹고 놀기만 했으니 살이찌고 체력과 끈기를 잃어버렸던것이다. 천리마라도 끊임없는 단련이 필요하다. 말을 잘 달리게 하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한 거리를 계속 달려줘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체력도 보존되고 속도도 따라간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특히 이처럼 계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것이 자기 계발이다. 리더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노마>를 본받아서 하루라도 자신을 채찍질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목표를 세웠으면 모름직이 그 목표를 위하여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뜻이나 글은 잘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행동과 실천에 옮기기를 어려워한다. 자기를 계발하고 마음을 닦는데도 게으름은 금물이다. 너무 빨리 가려고 서두르다보면 때론 더 많은걸 잃을수도 있다. 빠르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변함없는 노력이 우리 인생에는 더욱 필요할듯 싶다.

일년지계는 봄에 있다고 했다. 그만큼 일년의 시작에서 봄은 중요하다. 우리 인생에도 4계절이 있다. 유년기가 봄이고 청년기가 여름이 될것이고 중년기가 가을이 될것이고 노년기가 겨울이 될것이다. 유년기에 공부에 노력하지 않고 청년기의 높은 성취를 기대하기 어렵다. 청년기에 노력하지 않고 중년기의 전성시대를 누릴수가 없으리라. 가을에 수확을 거두지 못한다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수 또한 없을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은 마디마디 고리고리가 이어져 있다.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다. 아침이 봄이라면 점심은 여름에 비할수 있고 오후가 가을이라면 저녁은 겨울에 비할수 있을것이다. 하루가 길어지고 인생이 충만되기를 바란다면 뭔가를 해야한다. 우리 말 시조 한편이 떠오른다.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긋지 말고 촌음을 아껴쓰라
가다가 중지 곳 하면 아니 감만 못 하리라. (긋지: 그치지 촌음:잠시 동안의 시간 곳: 만)

  오늘도 흘러가는 하루가 아깝다. 사과나무가 바람에 흐나린다. 이제 이 사과나무도 봄 이삭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것이다. 사과나무의 일년이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과 너무 닮았다. 그러나 사과나무는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는다. 사람은 열매도 결실도 없이 죽는 사람이 많다. 봄이 온것 같다. 이제 뭔가를 해야할 때다. 봄은 사랑의 계절이다. 사랑이라도 해야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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