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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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선족사회의 미래와 경쟁력 댓글:  조회:1823  추천:151  2008-07-04
조선족사회의 미래와 경쟁력  손춘일 연변대학 교수   한국에 지나치게 의지해온 조선족 중국속에서의 생존전략 있나    요즘 중국 조선족사회에는 한국정부가 실시한 무연고동포 방문취업제정책의 혜택으로 너도 나도 한국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너무 많은 조선족이 무작정 한국에 나가 버려 중국 조선족사회의 기반이 되었던 농촌인구가 크게 줄어 마을들이 폐허가 되다시피해 썰렁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중국 조선족사회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요즘 옌볜을 포함해 동북 3성 각 지방 조선족 농촌마을을 답사해 보면 어린아이들이 색동저고리를 입고 뛰어 놀고 학교에서 낭랑한 책 읽는 소리 들려오던 광경이 이제는 거의 다 옛날 얘기로 돼 버렸다. 조선족들은 중국에 이주하여 몇 세대 살아 오던 삶의 보금자리를 차버리고 대부분 도시, 그것도 한국이 아니면 중국 대도시에 진출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다시 말해 조선족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현재 농경민족에서 '도시민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 진입하였다 하여 결코 '도시민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성공적인 '도시민족'으로 되자면 반드시 여건을 갖춰야 한다. 시장경제는 오직 경쟁속에서 살아 남은 자만 인정하고 패자에게는 일정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조선족들이 진정한 '도시민족'으로 탈바꿈하자면 반드시 도시생활과 글로벌 시대에 알맞은 경쟁력을 구비해야만 한다. 조선족에게 경쟁력이란 '도시민족'으로서의 생존기능과 사유방식, 생활습관, 가치관 등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자면 조선족은 중국의 주류사회와 합쳐져야 하며, 그들과 치열하면서도 선의의 생존경쟁을 치러야 한다. 그것이'도시민족'으로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다. 다만 중국 조선족이 '도시민족'이 될 준비와 능력을 갖췄는지 조금 걱정스럽다. 지난날, 조선족은 조선반도에서 중국에 이주하여 옌볜을 비롯한 동북 3성 각 농촌지역에서 촌, 향 단위로 조선족 집단거주지를 이루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 왔다. 또한 이것을 사회적 기반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체계적인 민족교육을 진행하여 왔다. 물론 여기에는 조선족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당시 중국 사회주의제도하에서의 계획경제란 보호막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개혁 개방 이후, 특히 시장경제 정책을 도입한 후, 중국정부의 소수민족에 대한 혜택은 거의 없어지고 모든 민족이 평등한 입장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살아가야만 했다. 다행히 중국조선족들에게는 '선진국' 한국이란 고국이 있어 중국내의 다른 소수민족들에 비해 행운이었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치부 기회가 생겼다. 한중 수교를 계기로 조선족은 너나없이 농촌을 떠나 한국 아니면, 관내에 들어가 한국기업 혹은 한국과 관련된 많은 업종에 종사하였다. 다시 말해 시장경제속에서 조선족이 중국 다른 민족들보다 조금 더 나은 경제생활을 누리고 있는 데는 고국의 도움이 너무나 컸다는 점만은 자명한 사실이다. 많은 조선족들은 고국과의 관계를 이용하여 장사 혹은 취업 등을 통해 생활비나 창업자금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요즘 적지 않은 조선족이 지나치게 한국에 의존한 나머지 심지어 한국 없이 중국에서 거의 생존할 수 없는 지경까지 되었다. 한마디로 중국조선족사회에는 '한국병'이 너무 깊게 퍼져 있다. 많은 조선족 경제인과 지식인들까지 포함되어 있어 더욱 문제다. 특히 조선족 지식인 내부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가 심각하다. 적지 않은 조선족 문인들은 중국학계와는 별로 교류가 없고 오직 한국학계에만 붙어 거래하고 있다. 물론 조선족에게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의심할 바 없이 현재도 앞으로도 조선족의 활동무대 그리고 생활무대는 중국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고국에 의존한다면 결국 중국에서 조선족의 경쟁력은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다. 조선족이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중국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실사구시적인 반성이 있어야만 한다. 지난 세월, 중국조선족은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슬기롭게 그것을 극복하여 왔다. 현재도 앞으로도 조선족이 피나는 노력을 한다면 높은 민족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조선족사회는 문화자원이 많고 교육 수준도 높다. 글로벌시대에 다원문화는 대세다. 이런 의미에서 조선족의 미래는 그들이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2    한국을 향한 행렬 (손춘일) 댓글:  조회:1949  추천:138  2008-06-16
한국을 향한 행렬 손춘일 연변대학 민족연구원 원장 희망 좇아 떠난 조선족 동포들아 기회의 땅 고국서 성공해서 돌아오라  며칠 전, 서울에서 열리는 명동학교 설립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연길공항에 나갔더니 평소와 달리 공항이 몹시 북적거렸다. 알고 보니 한국정부가 제정한 무연고 동포 방문취업제 정책의 덕택으로 또 한 그룹의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떠나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무연고 동포 방문취업제에 의해 매일 많은 조선족들이 꿈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직접 목격하기는 처음이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그 장면은 더욱 가관이었다. 많은 조선족들은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는 연세가 꽤 되어 보이는 분도 있었지만 젊은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나는 동정과 연민의 마음으로 하나 하나 설명해 드리고 또 일부는 직접 써 넣어 주기까지 하였다. 공항을 빠져 나와 호텔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몹시 착잡하고 무거웠다. 누가 뭐라 해도 현재 중국 조선족사회는 엄연히 격변기에 처해 있다. 300여년 전, 고국으로부터 만주땅에 이주하여 줄곧 전통적인 농경문화 속에서 살아 오던 조선족들은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 현재 타의반 자의반으로 정든 마을을 떠나고 있다.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한국으로, 또는 중국관내 지역으로, 또 한 시대의 인구유동을 시작한 것이다. 피를 나눈 동포이니 어떻게 보면 이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국을 찾아 가는데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전공관계로 옌볜을 포함한 중국 동북지방 여러 조선족마을들을 답사한 적이 있는 나는 그들이 떠난 후 황폐화되거나 주인이 바뀐 마을을 목격하고서 마음이 몹시 아팠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까지도 조선족 냄새가 풍기는 이런 마을들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과 여건을 극복하면서 억센 두 손으로 힘겹게 마련한 안식처였다. 그들이 개척한 토지는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따뜻한 삶의 터전이었다. 그런데 이런 마을들이 이젠 조선족들이 거의 다 떠나고 주인이 바뀌었으니 여간 섭섭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중국조선족들은 오직 고향을 버리고 한국에 가야만 윤택한 삶을 이룰 수 있고 다른 방도는 없을까. 솔직히 말해 중국조선족사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지성인들도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 누가 보아도 현재 중국은 기회의 땅이다. 개혁 개방 이후, 특히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중국에서는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많은 치부의 길이 생긴 것이다. 부지런하고 능력이 있는 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아 보다 높은 이윤으로 누구에게도 못지않은 윤택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조선족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과감하게 시장경제에 뛰어들어 스스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해 승자가 된 것이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이런 승자가 조선족들 가운데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날, 중국조선족들은 민족교육이 거둔 성취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도취되어 있었다. 중국조선족사회는 조선족들만 상대로 하는 학교교육과 문화생활, 다시 말해 유아원부터 대학교 교육까지, 그리고 각종 문화 매체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장기간 조선족들은 바로 이런 좁은 민족문화교육구조와 그 공간 속에서 생활하고 교육을 받아 왔으며 타민족과 타문화와의 교류는 적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식 민족교육과 문화생활은 당시 조선족농촌에 사회적 기반을 둔 상황에서 가능하였고 또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중국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경제정책을 이행하자 중국조선족들은 사회적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낙오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타민족문화에 대한 무지, 인적교류에 필수적인 언어소통의 빈약, 현대생활에 필요한 기능의 부족 등은 대표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겠다. 돌이켜보면 조선족들이 직면한 이런 현실은 지난날 너무 민족교육만 고집하고 배타적 교육을 진행한 결과라고 단정지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행히 중국조선족은 선택을 받은 민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이란 고국이 있어 동포란 차원에서 조선족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면서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다 주었다. 다만 조선족들은 이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여기에 안주하여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국에서 준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여 일정한 기능도 배우고 경제적 기반을 마련한 후, 반드시 중국에 돌아가 새로운 삶을 개척할 의식을 가져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고국에 대한 진정한 보답이라 할 수 있겠다.  
1    조선인과 조선족 댓글:  조회:1903  추천:111  2008-05-07
조선인과 조선족 손춘일 연변대학 민족연구원 교수 조선인은 남·북한인 지칭 조선족은 중국내 당당히 인정받는 한 민족 작년 말, 필자는 한국에서 열린 어느 한 학술세미나에 참가하여 한국 모 대학교 교수가 중국조선족 현실문제에 관하여 논문을 발표하는 것을 경청하게 되었다. 중국조선족 현실문제, 특히 조선족 인구 유동을 연구한 그 교수의 논문은 필자에게도 적지 않은 계발을 주었다. 다만 발언을 종결지을 때, 조선족 호칭에 대해 다분히 중국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지적하면서 '재중조선인' 혹은 '재중고려인' 식으로 개칭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한국사람들이 현재까지도 조선족이란 호칭에 대해 반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런 표현이 한민족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런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선인과 조선족 호칭의 차이가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중 수교 이전, 중국에서 조선인이라고 하면 우선 남북한을 포함해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지칭하였다. 과거 중국은 중국경내에 이주하여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시기에 따라 '조선간민(墾民)', '범월인(犯越人)', '한인(韓人)', '한교(韓僑)', '재만조선인', '동북조선인', '동북고려인' 등으로 지칭하였다. 이 중 조선인이라는 명칭이 주로 통용되었기에 용어로 굳어졌다고 봐야 한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짐에 따라 중국매체에서 한국인이라는 지칭이 자주 등장하게 되면서 중국인들은 요즘 조선인을 한국인과 북조선인으로 구별하기 시작하였다. 다만 중국에서 조선인이라 하면 어쨌든 외국인으로 간주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와 달리 중국에서 조선족이라고 지칭하는 경우, 이것은 법적상 이미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민을 가리키며, 이들은 중국 56개 민족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조선족들은 광복 후, 한반도에 귀환하지 않고 중국에 잔류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에 큰 공헌을 한 까닭에 민족 정체성을 인정받았다. 1949년 9월,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되기 직전, 북경에서 열린 전국정치협상회의 제1차회의에 전국적으로 10개 소수민족대표가 정식으로 초청받았는데 여기에 동북조선인 대표도 포함되었다. 조선족 대표가 처음으로 국가적인 행사에서 다른 민족들과 함께 국가대사를 상의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국민당 시절, 중국정부는 중국 국내의 민족으로 '5족'(漢族, 滿族, 蒙古族, 回族, 藏族)만 인정하였지 다른 민족들은 아예 인정하지도 않았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후, 중국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변하기 위해 1950년부터 많은 학자들을 동원하여 민족 식별사업을 한 뒤 나중에 56개 민족을 인정하였던 것이다. 한인(漢人), 몽골인(蒙古人), 만인(滿人) 등 다른 민족들도 이때부터 인(人)이 아니라 족(族)을 붙여 서로를 구분하였던 것이다. 다만 신중국 초기, 중국경내 조선인을 일반적으로 조선족 혹은 조선민족으로 혼동하여 사용하였는데, 요즘은 대체적으로 조선족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조선민족이라 지칭할 경우, 혈통적으로 해내외 모든 조선인들을 포함할 수 있으므로 만약 중국경내 조선민족들만 지칭할 경우, 그래도 중국조선족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 돌이켜 보면 신중국에서 조선족들은 당당히 한 민족으로 인정을 받은 데 대해 매우 큰 자부감을 느꼈다. 지난 반일 무장투쟁과 동북지역 경제건설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 탄생에 상당한 기여를 한 조선족은 다른 민족들 못지않은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거기에다 지난 50여 년 동안 조선족은 중국 56개 민족 가운데 평균문화수준이 가장 높고 예절이 바르며, 위생수준이 높아 늘 조선족으로서의 자존심이 대단하였다. 그러나 개혁 개방 후, 중국조선족의 이런 자부감과 자존심은 약간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많은 중국조선족들이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문화적 충돌로 인해 한국인들에게 주는 조선족들의 이미지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조선족들로서는 고국이 같은 민족으로서 좀 더 배려를 해주지 못하는 데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기도 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피를 나눈 민족으로서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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