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글로벌전략연구소 경제학자인 이천국 박사)
한 경제학자가 읽는 정부업무보고
3월 5일, 이극강(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 개막식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했다. 업무보고에서 밝힌 중국경제의 이슈들과 관련하여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글로벌전략 연구소에서 재직하고 있는 경제학자 이천국(李天國)박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천국은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 향후 전망 등에 대해 그의 일가견을 밝혔다.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은 6.9%로, 이는 2014년의 7.3% 증속보다 0.4 포인트 줄어든 수치이며 최근 25년래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기대목표치를 6.5∼7.0%로 정하고 향후 5년간 6.5% 이상의 중속 성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극강 총리는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 업무보고에서 밝힌 2015년 경제 성장률 '6.9%'는 도대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이천국은 '6.9%'라는 이 경제수치를 세계적인 환경에 놓고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6.9% 경제성장속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편에 속합니다.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고 세계 시장 수요가 많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대다수 국가들은 저성장에 머물러있다는 현실을 볼 때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은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업무보고는 일반적으로 7%나 8% 등 구체적인 경제성장률을 언급하였지만 올해에는 처음으로 6.5%-7%라는 구간 경제성장률을 언급하고 있다. 제13차 5개년 계획 실시의 첫해인 2016년, 이 경제증속은 향후 5년간 경제발전의 시작을 여는 특별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의 경제성장률 기대목표치인 '6.5-7.0%'구간에 대해 이천국은 각별히 주목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는 중국이 이제는 특정된 경제성장률보다는 경제구조전환이나 경제개혁에 힘을 쓰겠다는 메시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또 중국경제가 '뉴노멀'에 들어서게 되면서 경제성장속도도 중요하겠지만 얼마만큼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지, 환경보호를 잘 하고 있는지, 생산효율이 얼마나 제고되었는지 등 일련의 문제에도 주의를 돌리고 있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경제성장률 목표 '6.5-7.0%'라는 이 수치를 두고 또 그 실행가능성 여부와 난제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현 주소이다.
이천국은 현재 중국은 전국적인 부동산 재고와 제조업의 생산능력을 감소시켜야 하는 등 구조적인 개혁과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철강산업이나 석탄산업과 같은 부문의 국유기업 과잉생산능력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꼽고 있었다.
"이번 정부업무보고에서도 시장경제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과잉생산능력을 해소시키고 기업의 M&A와 채무재조합을 통하여 파산이나 청산조치를 취하며 1000억원의 중앙재정자금을 들여 직원들의 재취업 등에 사용할 것을 제기했습니다. 2015년 중국의 경제상황과 올해 연초 경제발전추세를 살펴볼 때 2016년의 경제성장목표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며 6.5%이상의 경제성장은 실현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년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은 7.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고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이동통신망 등을 대표로 하는 인프라수준을 대폭 향상했다. 산업구조가 큰 변화를 가져오고 도시화 비율이 상승했으며 오염물 배출량이 현저히 줄어드는 양상도 보였다. 제13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는 지금 중국은 여느 때 보다도 혁신의 역할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앙재정경제지도소조 제11차 회의에서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힘써 강화'할데 대해 제기했다.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은 중국 경제사회 발전의 핫 키워드로 부상했다.
정부 업무보고는 중국 제 13차 5개년 계획기간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주선으로 효과적인 공급을 확대하고 효과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며 하루빨리 경제발전 뉴노멀을 인솔하는 체제 기제와 발전형식을 형성할 것을 명확히 제기했다.
정부업무보고에서 제기된 상기 내용은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이 구체적인 실시단계에 곧 진입하게 됨을 예고하고 있다.
이천국을 망라한 국내외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모두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에 주목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며 또 공급측면의 구조개혁은 국내외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이천국은 중국 현 단계의 경제발전상황을 살펴 볼 때 구조적인 생산능력 과잉상태에 빠져 있다고 분석한다.
"지금까지는 내수확대에 치중하다보니 공급이 수요와 잘 맞물리지 않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들이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수요측도 중시하지만 공급도 이제는 수요측에 맞게 개혁을 할 것이 필요합니다. 공급측면의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의 과잉생산능력을 해소하고 효율성을 제고하며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수 있습니다. 더불어 중국이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할수 있고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30여년간 중국은 경제의 급성장으로 큰 경제성과를 이룩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제조업부문의 혁신능력이 부족하고 제조업부문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낮으며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천국은 중국이 고령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경제성장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거듭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고성장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등소득함정에 빠질 위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경제성장패턴을 전환하고 경제에 동력을 부여함으로써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수십년간 조방형 경제성장을 유지하여 왔기 때문에 집약형 경제성장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신흥국가로서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하고 배우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시간이나 자금 측면에서 후발국가우세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점차 자체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기술개발을 진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단순히 제품의 양보다는 질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지난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창설되며 중한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는 등 적지 않은 경제 핫이슈가 있었다.
현재 중국은 고표준의 자유무역구 네트워크를 건설해 개방형 경제 새 체제와 국면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일대일로' 구축의 적극적인 추진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체결, 중국과 일본, 한국 자유무역협정 등 큼직한 이슈들이 두둑하게 기대되고 있다.
(글/양회 특파기자 강옥)
[용어해석]
1.공급측면의 구조개혁이란?
공급측 구조개혁은 구조조정을 통하여 효과적인 공급을 확대하고 총요소 생산성을 높여 공급시스템을 개변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2.공급측면의 구조개혁에는 어떤 내용이 포괄되나?
공급측면의 구조개혁은 경제구조개혁, 경제성장 동력의 개혁과 경제성장방식전환 등 내용이 포함된다. 기존의 투자수요중심의 경제성장방식으로부터 공급구조를 개선하고 효과적인 공급능력을 제고해 수급평형을 실현하는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을 권장하며 경제발전에 유리한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천국 프로필]
경제학 박사, 현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글로벌전략연구원 재직 중.
주요한 연구 분야로는 신흥국경제, 한국과 조선경제, 중국거시경제 등. 《경제관리(经济管理)》,《인구학보(人口学刊) 》, 《경제지리(经济地理) 》등 국내외 학술지에 30여편의 경제학 논문을 발표. 국가재정부, 국가개발은행과 중국사회과학원 등 부문의 다수 프로젝트에 참여.
2008년《키움과 나눔을 넘어서—한국경제의 미래설계》 (정덕구 원저, 21세기북스, 2006년)를 공동번역.
2005년《대두만강지역개발》 부주필.
2014년《신흥경제체 청서--브릭스국가발전보고 2014(新兴经济体蓝皮书:金砖国家发展报告2014)》,2014년《인도양지역 청서--인도양지역 발전 보고 2014(印度洋地区蓝皮书:印度洋地区发展报告2014)》의 집필에 참여.
《경제일보(经济日报)》,《상해증권보(上海证券报)》등 신문에 경제학 문장 여러편 발표.
중국국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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