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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전통상례풍속 해석--초상편1
2013년 06월 09일 20시 32분  조회:5292  추천:0  작성자: 玄盛元

현성원(무형문화재<조선족 장례풍속>대표전승인)
 

죽음이란 무었일가? 사회적 의미에서 죽음이란 사람들이 고달픈 인생을 마무리 하고, 영원히 휴식하려 떠나가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정년 퇴직과 비슷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죽음도 모종의 의미에서 축복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죽음이 진정으로 축복을 받아야만 살아 있는 사람들도 자기의 정당성이 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2000여년전에 庄子라는 분은 자기 부인이 사망하자 양푼을 두드리며 노래 부르고 춤을 추었습니다. 그리하여 한족들은 사람이 죽는것을 “白喜事”라고 하면서 명심하고 삼일 장례를 치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민족도 과거날에는 好死를 축복하여 즐겁게 오락을 놀면서 장례를 치렀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조선족은 어찌하여 죽음을 이렇게도 무서워 하고, 싫어하고, 홀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친인들의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을 한번 곰곰히 살펴 보십시요,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과 대비하여 그 구별점이 어느정도 됩니까? 이렇게 치하없이 초라하게 떠나보낸 친인들 망혼이 어떻게 구천에서 시름놓고 휴식할수 있겠습니까? 조상덕과 음덕과의 뉴대가 끊어지니, 당신이 하는 사업이 어떻게 흥성발전할수 있겠습니까?
죽음을 존중하지 않으면 점차 늙은 부모와 어른들이 싫어지게 되며, 결국 자기 자식들에 대하여 책임을 다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내 부모가 싫듯이, 앞으로 내 자식들도 내가 싫겠으니, 그런 자식에게 많은 투자 필요가 뭐냐? 차라리 그 돈 남겨서 내 로후에 쓰리라. 이것이 죽음을 존중하지 않아 초래하게 되는 악성순환 효과이며, 우리민족 퇴화의 시작이라고 하겠습니다.
죽음을 존중하시라, 죽은이의 망령을 진심으로 축복하여 주시라, 관념을 바꾸시라, 필경은 그 누구나 한번은 가야 하는 길인데 축복으로 보내주시라.
현재 우리민족 생사관은 엄중한 기형병에 걸려 있습니다. 세상의 천가지 만가지 도리가 결국은 모두 죽음에 귀결되는데, 사는것만 중시하고 죽음을 홀시하니 어떻게 좋은 결과가 나을수 있겠습니까? 죽음을 알아야 합니다. 죽음을 중시하십시요. 이것은 우리민족이 더욱 성숙될수 있는 중요한 도경의 하나입니다.
오늘부터 기를 나누어 무형문화재인 《조선족 장례풍속》의 내용에 따라 거기에 깃든 여러가지 전설들을 살펴 보면서 우리민족 전통 사망관에 대하여 한번 진지하게 해부하여 보려고 합니다. 우리민족 현시대 성숙된 생사관 수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였으면 합니다.
 
무형문화재《조선족 장례풍속》은 모두 세가지 부분으로 나뉘여 있습니다. 첫째부분은 초상, 둘재부분은 안장, 세째부분은 제사입니다.
 
첫번째 부분 초상:
 

속광
(属纩)우리 선인들은 사람이 호흡을 멈추는것을 사람육체의 죽음을 판정하는 기본 표준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병자가 림종하게 되면 병자의 코밑에 솜 한쪼각을 찢어 놓고 살피는데 솜털이 팔락팔락 움직이다가 일단 멈추면 병자가 호흡이 정지되였음을 설명하므로 육체가 죽었다고 판정합니다. 이를 가리켜 “숨을 거두었다.”, “숨이 넘어갔다.” 혹은 “숨이 끊겼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그 사람이 완전히 죽었다고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민족 생사관에서 한 사람이 완전히 죽었다고 판정하자면 육체가 죽은후 영혼까지 완전히 떠나가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우리민족 전설에서 사람의 영혼은 사람 육체에 들어갔다 나왔다 할수 있는데, 나왔을 때는 새하얀 쥐의 모양이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먼 옛날의 어느 한 밤에 안해가 남편과 함께 자면서 꿈에 기여 다니는 새야얀 쥐를 보고 밟아 죽였더니, 그의 남편이 영원히 깨여나지 못하고 그길로 죽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그 새하얀 쥐가 바로 그의 남편의 영혼이였던 것인데, 코고는 소리가 지겨워 잠시 나와 바람 쇠다가 그런 봉변을 당한 것입니다.
 

고복
(皋復)고복이란 초혼(招魂)이라고도 하는데 혼을 부른다는 뜻입니다. 우리 선인들은 사람의 영혼이야 말로 육체의 모든 활동을 지배할수 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방법을 대여 영혼만 육체를 떠나지 않게 할수 있다면 육체는 죽었다가도 다시 소생시킬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미 숨이 끊긴 사람이라 하여도 방법을 대여 혼이 돌아오게 노력해 보아서 여전히 소생하지 못하면 그때에야 비로서 확실하게 죽었다고 판정합니다.
동방의 전통문화에 의하면, 우리의 이승(此世)세계와 이념적으로 중첩되면서도, 또 공간적으로는 영원히 서로 간섭이 없는 허무한 형식으로 저승(彼世)이라는 세계가 존재합니다. 저승이란 곧바로 사람들이 죽어서 영혼들이 모여 산다는 추상적인 세계인데, 그 저승세계의 최고 권력자는 염라왕이라고 합니다. 그 염라왕의 밑에는 판관이라는 무서운 신이 한분 계시는데, 그의 직책이 바로 이승 사람들의 명부(命簿)를 관리하는 일이며, 명부란 즉 천명에 따라 八字의 형식으로 매 사람들의 출생 날자와 사망될 날자를 적은 장부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장부에 적힌 자기의 죽을 날자를 절때 거역할수 없으며, 그리하여 속담에 “살인도망 할수 있어도, 팔자도망 못한다.”고 하였답니다. 저승에서는 속세를 초탈하여 령산에 기를 묻고,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 다니는 영혼을 선(仙)이라고 하고, 저승에서 일정한 직책을 맡고 있는 영혼을 신(神)이라고 합니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신통력이 대단하여 사람들은 물론 일반 신선들 보다도 그 재주가 뛰여났기 때문에 저승에 쳐 들어가 판관을 핍박하여 명부를 내놓게 한후, 자기의 죽을 날자를 먹으로 뻑- 지워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손오공은 오늘까지도 죽지않고, 소설, 영화, 그림 등 여러가지 형식으로 세상에 생생하게 계속 살아 있는가 봅니다.
우리민족 저승문화에서도 한 사람이 자기명이 다 하여 죽을때가 되면 저승에서 최판관이라는 신이 명부에 적혀 있는 그 사람의 죽을 날짜에 맞추어, 구속영장, 혹은 초청장을 발부하여 두 저승사자에게 주어서 이승에 내려가 해당 사람의 령혼을 체포, 혹은 모셔오라고 명령합니다. 일반사람에게는 구속영장을, 위대한 사람에게는 초청장을 보낸다고 합니다. 하지만 초청장이라 하여도 일방적인 강박 초청이기 때문에 체포해 가는거나 별반 차이가 없게 됩니다. 그 두 저승사자는 이승에 내려와 해당 사람을 찾은 후, 먼저 그의 령혼을 유혹하여 육체를 떠나게 합니다. 그러면 그 령혼은 육체를 떠나 잠시적으로 집 룡마루 서북쪽 상공에서 헤매고 있게 되는데, 육체는 그로하여 의식이 없어지면서 숨이 끊기고 죽음 상태에 진입합니다. 이때 그 누가 그 령흔을 다시 돌아오라고 간절히 부른다면 그 두 저승사자는 혹시 만에 한번씩이라도 상식밖의 실수를 범하여 그 령혼을 다시 돌려 보내는 수가 있답니다. 떠났던 령혼이 일단 돌아오면 육체는 다시 소생할수 있지요. 옛날부터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조선족 장례풍속》에서 혼을 부르게 된 유래입니다.
《조선족 장례풍속》에서 혼을 부르는 방법은, 생전에 고인과 관계가 좋던 사람이 구새목, 혹은 지붕우에 올라가 고인의 웃옷을 두손에 받혀들고 룡마루 서북쪽 방향을 향하여 흔들면서 먼저 고인의 이름, 혹은 시호를 부르고 “옥보-옥보-옥보-” 하고 웨칩니다. 혼을 부른 옷은 개여서 종이에 싼후 고인의 머리밑에 조심히 괴여 드립니다. 혼을 부를때 원래는 “복(復)”을 불러야 “돌아오라!”는 뜻이 되는 건데, 글을 배우지 못했던 우리 선인들은 중국에 금방 들어 와서, 평소 장례을 맡아보던 도감이 혼을 부르는 소리를 잘못 기억한것 같습니다. “복”을 길게 부르면 “보-옥”이 되고, 세번 부르면 “보-옥, 보-옥, 보-옥”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 선인들은 무슨 원인인지는 몰라도 앞의” 보” 소리를 듣지 못하고, 뒤의 ”옥” 소리부터 기억했나 봅니다. 그리하여 “옥보-옥보-옥보-”가 되였지요. 비록 잘못 전해진 방법이기는 하지만 우리 연변조선족은 중국에 들어와서 100여년동안 장례에서 줄곧 이렇게 혼을 불러 왔기 때문에 이미 특색적인 연변조선족 “고복”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선족 장례풍속》에서 혼을 부르지 않았다면 보통 고인한테 책임을 다하지 못한것으로 치부되며, 장례후에 가족들의 꿈에 죽은 사람이 자주 나타나 문책한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장례후에 가족들의 꿈에 죽은 사람이 자주 나타나면 장례때에 혼을 제대로 불렀는가 추적 확인해 볼 필요가 있으며, 다시 안신제사를 지내여 아직 유감이 풀리지 않아 저승에 입적하지 못하고 있는 영혼을 안정시키여, 시름놓고 저승에 입적할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제사와 명상은 이승과 저승을 련결하는 기본 도경이요 방법입니다.
 

 사자밥(使者饭)사람이 사망하여 수시(收屍)를 마치고 큰 쟁반우에 밥 세사발, 술 석잔, 초신 세짝과 엽전 세잎을 놓고 이 쟁반을 윗방문 밖의 마루에 놓아 두는데 이것을 사자밥이라고 하며, 그 뜻인즉 고인을 모시려 오는 두분의 명부사자를 위로해 주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의로 한사람분을 더 놓아서 두 명부사자가 서로 다투게 하여, 고인에 대한 통제를 좀 소홀하게 하려는 심산이 있습니다. 또 어떤 곳에서는 사자밥에 간장을 뿌리는데 그 뜻인 즉, 두 명부사자가 음식을 짜게 먹게 하여, 저승길에서 자주 물을 찾아 마이게 함으로써 그사이 강박적으로 끌러가는 고인의 영혼이 충분히 다리쉼을 하게 하려는 심산이랍니다.
우리민족 구전설화에 《동방삭설화(東方朔說話)》라는 것이 있는데, 여러가지 판본이 있으며, 공동한 점이라면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내용입니다. 한갑자가 60년이니 삼천갑자면 십팔만년이 됩니다. 참으로 아무리 설화라고 하여도 그리 쉽게 상상해 낼수 있는 수명이 아니지요. 그런데 그중의 한 설화가 바로 장례때의 사자밥과 련관이 있습니다.
먼 옛날 동박삭이라는 한 심술궂은 아이가 있었는데, 전문 눈먼 봉사들을 우롱하는것을 쾌락으로 삼고, 살구에 똥을 발라 봉사들에게 주는가 하면, 똥구덩이에 봉사들을 유인하여 빠지게 하는 등 별의별 악한 짓을 다 저질렀습니다. 한 맹인 신선도 한번 우롱을 당하고는 너무 격분하여 이제 명부 사자에게 일러 바치여 너를 잡아가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크게 겁을 먹은 동박삭은 다시는 악한짓을 하지 않겠으니 제발 살려 달라고 그 맹인 신선에게 손이야 발이야 빌었습니다. 그러자 그 맹인 신선은 이제 명부사자들이 너를 잡으려 오면 좋은 음식과 돈으로 여사여사히 잘 대접하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렇게 겨우 그번 죽음을 모면하고는 그후부터 동방삭은 전문 장례집만 찾아 다니며 사자밥을 정성들여 차려서는 명부사자들을 대접하였습니다. 그후 동방삭이 정말로 죽을 차례가 되여 명부사자들이 그를 데리려 왔다가, 이미 그의 후한 대접을 많이 받아 온 지라 인정상 그를 잡아 갈수가 없어서 그의 구속영장에 적혀 있는 그의 수명 ”三千日”에 한획을 내리그어 “三千甲”으로 만들고는 그대로 돌아 가 버렸습니다. 이렇게 공짜로 삼천갑자를 살고 난 후에 동방삭은 인젠 천문지리에 통달하고 신통력이 뛰여나 저승사자에게 통 잡히질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저승에서는 계교를 꾸미여 저승사자로 하여금 노인으로 변장하고는 내가에서 숯을 물에 씻게 하였습니다. 한 지나가던 사람이 와서 무얼 하느냐? 물어 보기에 “숯을 자꾸 씻으면 하얗게 된다고 해서 씻고 있습니다.”하고 대답했더니 그사람은 “허!허! 내가 삼천갑자 살아도 처음 듣는 소리군.”라고 합니다. 그말을 듣고 저승사자는 그가 바로 동방삭이라는 것을 알고 얼른 저승으로 잡아 갔다고 합니다.
이 설화에서 우리는 사람이 아무리 위대하고 신통력이 뛰여났다 하여도 한번은 반드시 죽어야 하며, 또 필연적으로 죽게 된다는 우리민족 전통 생사관의 한 측면을 엿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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