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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조(相助)서비스가 뜬다
2012년 07월 31일 16시 48분  조회:4372  추천:0  작성자: 백화상조
 한국 상조(相助)서비스가 뜬다
 


전국 300여개 업체… 회원 300만명

시장규모 계속 늘어 수조원대 예상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well-dying)’이 ‘잘 사는 것(well-bing)’만큼이나 중요한 요즘, 상조(相助)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제도에선 관혼상제 등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가족 구성원 스스로의 힘으로 너끈히 해결했지만 저출산과 핵가족화가 심화되는 이때 장례 문화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에겐 이런 일들이 두렵고 벅찬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죽음 이후를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준비해 놓겠다는 실버세대의 관심도 상조서비스로 쏠리고 있다. 어느날 경황없이 찾아온 부모의 죽음을 맞아, 불친절한 대접과 바가지 요금 등 장례식장 횡포를 울며 겨자먹기로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변의 얘기가 적지 않다. 적은 돈으로 미리 준비해 큰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상조서비스 업체들의 광고에 귀가 솔깃해지는 이유다.

月 2만~10만원씩 5~10년 불입하면 장례식 때 패키지 서비스

총액 200만~400만원 상품 인기… 1000만원대 프리미엄급도

본래 상조는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상조서비스는 혼인이나 장례식 등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관혼상제 행사에 따르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부금 형식으로 일정한 금액을 일정 기간 동안 납입하고, 나중에 행사가 있을 때 가입한 업체로부터 장례용품과 전문 인력, 행사 진행 등을 패키지 형식으로 제공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상조업체들은 보통 장례식은 물론 결혼이나 돌잔치, 회갑·고희연 등 가족 모임까지 경조사를 모두 서비스 대상으로 삼지만 대부분은 수익성에서 앞서는 장례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상품 가격은 서비스의 내용과 업체의 지명도에 따라 천차만별. 싼 것은 100만원대부터 비싼 것은 1000만원대 프리미엄급까지 다양하며 보통 200만~400만원대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다. 매달 2만원에서 10만원 안팎의 돈을 5년(60개월)에서 10년(120개월) 동안 불입하게 된다. 업체들은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처음에 계약한 가격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30~40대가 주 고객… 연예인 모델 내세운 홍보전 가열

‘마지막 가시는 부모님께 난 무엇을…’ 감성적 카피로 승부

인터넷 검색창에 ‘상조’라는 단어를 치면 수십 개의 상조업체가 줄줄이 명함을 내민다. 업체 홈페이지를 이용한 광고전도 치열하다. ‘대한민국 대표 상조 전문기업(보람상조)’ ‘효를 으뜸으로 섬기는 기업. 당신의 효 라이프(효원라이프상조)’ 등 업계 대표 주자임을 내세우거나 ‘임종에서 장지까지 원스톱으로(고려라이프상조서비스)’ 등 서비스의 특장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마지막 가시는 부모님께 당신은 무엇을 준비하셨습니까(현대문화상조)’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내 부모를 모시듯 정성을 다하겠습니다(아산상조법인)’ ‘함께 하는 귀천(歸天),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교원상조)’ 등 가슴이 뜨끈해지는 광고 문구를 앞세우기도 한다. 최근 상조업체들은 공중파와 케이블TV, 인쇄 매체를 망라해 인지도가 높고 친근한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보람상조는 탤런트 전광렬과 김해숙을 내세워 30~40대 수요 계층을 타깃으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효원라이프는 탤런트 이순재, 아산상조법인은 송재호를 각각 밀고 있다. 현대문화상조는 엄앵란, 홍익상조는 전원주가 홍보 전면에 나섰다.

일본 상조회가 모델… 전국 영업망 갖춘 메이저도 최근 등장

케이블 TV 홈쇼핑에서도 판매… 하루 수천 건 계약되기도

우리나라의 상조서비스의 모델은 1947년 시작된 일본의 상조회다. 상조서비스가 생활 깊이 뿌리내린 일본에서는 2300여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전체 장례식의 40%인 35만건 정도가 상조업체에 의해 치러진다.

우리나라 상조서비스의 시발점은 1982년으로 본다. 부산에서 설립된 부산상조가 시작이며 이후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상조업체들이 세력을 키웠다. 현재 영업 중인 상조회사의 원적(原籍)을 따져보면 10곳 중 7곳은 영남 지방에 근거를 두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상조 회사에 가입한 회원 비율을 따져보면 부산 지역이 인구 대비 13%, 마산이 12% 안팎, 울산이 10% 정도로 나타난다. 1% 정도인 서울에 비해 엄청난 수치다. 영남 지역이 한국 상조업의 본산(本山)인 셈이다. 최근 주요 업체들이 서울로 본사를 이전하며 전국적인 영업 활동을 펼쳐 빠른 속도로 회원 수를 늘리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상조업체는 300여곳 안팎이다. 상조 관련 단체도 너댓곳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상조서비스에 가입한 회원 수를 대략 2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추산한다. 업체들이 내세우는 가입 회원수를 모두 합치면 추산치를 훨씬 상회해 ‘거품’이 적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 하지만 앞으로 핵가족화와 고령화 사회의 진전에 따라 회원 수는 1000만명 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객 불입금을 기준으로 상조서비스의 시장 규모가 연간 7000억원대에 이른다고 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조원을 넘어 3조원대에 이른다는 추정도 내놓고 있다.

최근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케이블TV의 홈쇼핑 방송에는 하루 수천 건의 상품이 판매됐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특급 리무진 장의차, 왕실 전통 장례인 ‘궁중렴’…

사망 접수 2시간 내 출동… 준비부터 추모까지 토털서비스

상조업체들이 내건 상품에는 우선 관(棺)과 수의(壽衣), 관보·결관바·명정·운아·혼백·위패·습신·폐백·예단·다라니·수시포·한지·알코올·베개·탈지면·칠성판·고깔 등 고인을 입관할 때 쓰는 용품이 있다. 다음으로는 △남녀 상복과 수질·요질·행전·두건·리본·완장·상장(지팡이) 등 의전용품 △리무진 차량 등 장의차와 장의 버스 △염과 입관을 하는 장례 지도사와 조문객을 접대하는 도우미 등 일손 지원 △꽃 장식과 기타 서비스 등이 항목별로 분류된다.

보람상조는 국내 최초로 링컨컨티넨털 특급 신형 리무진 차량을 고인 전용 장의차로 사용한다는 점을 앞세운다. 여기에 옛 왕실의 전통 장례에서 볼 수 있었다는 ‘궁중렴’으로 고인을 모신다.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별세를 맞은 가입자들은 가장 당황스러울 때로 상조업체와 곧바로 연락이 되지 않을 때를 꼽는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편안한 마지막 길을 맞을 수 있도록 호스피스 활동과 장의 준비 컨설팅 등 사전 서비스로 시작해 장의가 발생하면 2시간 안에 전문 장례 지도사를 파견하고 운구와 장례식장 선정, 수시, 입관까지 고객 만족 컨설팅을 펼친다는 점도 홍보 포인트다. 고인의 영상과 장의 영상, 사진을 기록하고 돌아가신 뒤에도 고인에게 메시지나 편지를 전할수 있는 인터넷 추모관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내걸고 있다.
상품의 가격 차이는 크게 △관의 재질 △수의의 재질 △의전용품을 대여하는 개수 △장의차 보조비 금액에서 발생한다. 보람상조의 프리미엄 상품은 가격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는데, 360만원 상품은 오동나무관(2치2단)을 사용하지만 480만원 상품은 은행나무관(1치5푼)을, 780만원짜리는 향나무관(1치5푼)을 쓴다.

링컨컨티넨털 리무진과 리무진 장의 버스의 경우에도, 360만원과 480만원 상품은 각각 왕복 200㎞, 400㎞까지만 무료로 지원하고 넘어서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780만원 상품에서는 전국 어느 곳이든 추가 요금이 없다.

꽃 장식의 크기와 모양, 장례 도우미의 숫자와 봉사 시간에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보람상조 콜센터 관계자는 매달 3만원씩 120회(또는 6만원씩 60회)를 납부하는 360만원짜리 프리미엄 상품의 인기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어느 업체에서나 문상객을 접대하는 음식 비용은 상조서비스 상품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 병원 영안실을 이용했을 경우 시신 안치실료도 따로 내야 한다. 어떤 서비스에 대해 추가요금을 내야하는지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출처/ 위클리조선.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相助] 상조와 보험은 어떻게 다른가

약정금액 완납 전에 행사 치르면 남은 회비 일시불로 내야

예금자보호법 적용 안돼 부도·폐업 때 보상 받기 어려워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적립한다는 점에서 상조서비스와 보험은 비슷해 보인다. 모집원을 통하거나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 상담, 콜센터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하지만 상조서비스와 보험에는 성격상 확실히 구분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문제는 상당수의 상조서비스 이용자들이 이같은 차이에 대해 잘 모르고 가입하고 있다는 데 있다. 치열한 업체 간 경쟁 탓에 상조서비스가 마치 보험 상품의 하나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해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상조서비스와 보험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상조서비스는 가입한 회원들이 장례나 결혼, 회갑 같은 대소사(大小事)를 치를 경우 해당 회원에게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보험은 질병이나 사고, 사망 등의 경우에 현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소비자들의 오해가 가장 많은 부분은 계약에서 지정한 행사가 발생할 경우, 이후 납입금을 계속 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매달 약정한 금액을 완납하기 전에 행사가 발생할 경우, 상조서비스는 행사가 끝난 뒤 남은 회비를 일시불로 모두 납부해야 한다. 보험 계약에서는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는 도중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미리 약정된 보험금을 받고 그 이후에는 보험료 납부가 면제된다. 관혼상제 행사를 치른 뒤, 잔여 대금을 낼 것을 요구하는 상조업체와 소비자의 마찰은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다.

소비자에 대한 보호의 정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신고제에 의해 설립이 자유로운 상조회사의 서비스는 보험이나 금융업과는 달리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업체의 부도나 폐업의 경우, 따로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고객들이 상조서비스 가입에 앞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일부 상조업체는 “고객이 맡긴 예탁금 중 일부를 이행보증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전하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행보증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약정 내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불안한 감이 없지 않은 것이다.

피보험자를 지정해 피보험자에게만 혜택이 제공되는 보험 상품에 비해 상조서비스는 피보험자를 지정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양도·양수할 수 있다. 보험 상품은 가입할 때 성별이나 연령, 병력(病歷) 여부에 따라 제한이 따르지만 상조서비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최근에는 손해보험사들이 ‘상조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위험 보장과 함께 장례 대행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다.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전문 장례지도사와 도우미가 장례 의전을 진행하고, 계약자가 직접 설계한 상·장례용품을 현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피보험자가 100세까지 생존할 때는 백수(百壽) 축하금으로 만기환급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있다.
 
출처/ 위클리조선.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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