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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길시 해방로가 “훤해지고있다.” 훤해진다는건 새롭게 장식되고있다는게 아니라 길 가운데 버티고 서있던 추접한 건물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원래의 길모습을 훤히 드러내고있다는 말이다.
해방로는 한때 보행자거리로 건설되면서 심지어 “명품거리”까지 기대될 정도로 시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준 곳이였다. 하지만 여러해 운영되여오는 동안 해방로 보행자거리는 모든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결국은 이른바 “명품보행자거리”보다는 점차 차원이 낮은 보행자거리로 전락되여갔고 심지어 “더럽고 어지럽고 구질구질한 거리”로까지 평가되면서 오히려 도시의 품위를 흐린다는 의견들도 없지 않았다.
연길시 해방로 부근에 살았던 사람들이나 해방로를 자주 걸어본 사람들에게 있어서 해방로는 상업적 의미지로도 기억되였겠지만 더하게는 록색의 의미지가 짙은 거리로 더욱 인상깊었을것이라 생각된다. 좁다란 량켠에 정렬하게 늘어선채 커다란 우산마냥 포근하게 거리를 덮어주었던 가로수나무가지들, 당시 해방로는 행인들의 더운 마음을 시원하게 "해방"시켜주는 진성한 가로수길이였다. 어찌보면 그때의 해방로는 국내외 어느 록색거리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록화가 잘되고 가로수 보존이 잘된 연길의 실제 “명품거리”였던것이다. 그러던 가로수길이 운명을 달리한건 이곳에 상업보행자거리가 건설되면서부터였다. 결국 가로수길은 제대로 된 "기념사진" 한장, 기념영상 한편 남기지 못한채 력사의 뒤골목으로 조용히 사라지고말았다.
도시는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서 그러한 도시의 환경은 인간의 삶의 질과 직접적인 련관이 있다고 한다. 쾌적한 도시의 환경을 가꾸는데는 의식주행 그리고 락과 관련된 여러가지 요소, 내포들이 포함되여있지만 그중 중요한게 바로 “록색의 조성”이 아닌가싶다. 사실 이곳의 도시면모는 많이 멋지게 변해있고 지금도 멋지게 변해가고있다. 이른바 천지개변이 일어났다고 할 정도로 고층건물들이 숲을 이루고 네온사인이 화려한 불빛을 내보내며 아름다운 밤을 시민들에게 선물하고있다. 오물투성이였던 부르하통하도 많이 깨끗해졌고 거리 량켠도, 강변도 하나, 둘 록색으로 채워지고있으며 널직한 광장들도 하나 둘 생겨나고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인구, 하루 멀다 증가하는 차량들, 그에 따라 방출되는 페기가스에 비해 아직은 “록음이 우거짐”과는 거리가 멀지 않는가 하는 느낌이다. 특히 록음이 우거졌던 그제날 “해방로 가로수길”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오늘날 해방로는 추억속의 “가로수길”과 함께 실추된 “보행자거리”라는 부동한 이미지만 남긴채 잇달아 뒤안길로 사라지고말았다. 사실 도시의 명함장으로 구현될수 있는 보행자거리가 지나치게 상업적인 용도만 강조하다보면 결국 보행자거리의 다른 의미까지 잃게 된다. 보행자거리 역시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쾌적한 삶의 쉼터로 자리잡아야 한다. 보행자 상업거리도 필요하지만 록음이 우거진 보행자 산보거리, 보행자 예술거리…도 필요한것이다.
도시는 어느 한시대의 사상과 문화가 투영된 거울과도 같다고 한다. 도시의 화려함도 필요하지만 도시의 건강함이 더욱더 필요하다. 다행히 연길시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념두에 두고 원래의 보행거리 지상에 록화지대를 조성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도시 곳곳에 맑고 푸른 건강한 자연이 함께 하고 매력적인 문화공간과 쾌적한 보행자거리가 거미줄처럼 이어질 때, 마스크가 필요 없는 크고 작은 쉼터와 공원이 이곳 저곳에 자리잡고 시민들이 그속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길 때 그 거리는 진정 쾌적한 “보행자의 거리”, 명품거리가 될것이고 그 도시는 진정 쾌적한 삶의 도시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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