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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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 이
2020년 01월 04일 11시 00분  조회:1063  추천:0  작성자: 박문희
팽 이


곰과 배암 겨울잠 털고
굼벵이 개구리 돌아눕는 소리.
박달나무 꿈 단불에 굽는 이맘때
빙산 저쪽에 징소리 다급하다.
 
닥나무팽이채 높이 들어라.
그리고 나의 엉덩이 매우 쳐라.
 
오롯한 뫼 뿌리에 하아얀 비단
발밑에 만경창파 거울로 반짝인다.
갈고 닦은 귀뚜라미 청아한 울음소리
짙붉은 낙조 되어 밤의 쪽문 연다.
 
닥나무팽이채 높이 들어라.
그리고 나의 엉덩이 매우 쳐라. 
 
은하수 흐르는 새벽의 앞뜨락에
광속으로 굴러가는 수레바퀴 영각소리
백세의 비운 씻고 열려라 참깨
영겁의 세월 깨고 열려라 참깨
 
닥나무팽이채 높이 들어라.
그리고 나의 엉덩이 매우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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