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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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 슬 (외 2수)
2019년 03월 04일 09시 30분  조회:1439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이 슬 (외 2수)


거쿨진 탑위 홰치는 은쟁반
튀는 장대비 서슬에 깨어
껍질 부수고 기지개 켠다
일월 휘어잡아 조리돌림 시킨다.

촛불 몰고 가는 초침 그림자
시침위에서 재주 뽐낸다.
빨간 딸기 캐는 분침의 춤사위
분침에 다하는 초침의 충성!

문밖의 별꽃 이파리 모아
하늘에 새긴 축제의 깃발
영롱한 구슬 우거진 풀잎 위에
물 맑은 새벽 모셔 올린다.



석 양


빛의 포물선 익는 소리
부채살에 매달리고
풍화된 폭포의 화석
백발의 비단 잉태하네

노을을 등에 지고
곤두박질하는 저녁 해
신들린 빨간 꼬리로
까만 영상 구워내네

달빛에 찍힌 나뭇잎들
밀어 주고받는 사이
바람이 가라앉은 호수
영마루 넘어가네



소나기


빨간국화로 볶은 봉두난발
사방백리에 불꽃 튕길 때
삼바 추는 길가의 초병들
억만 팔 치켜들어 창공 찌른다

뜨락에 명멸하는 풍진조화
폭서 따돌리며 어우렁그네 뛴다
바위숲 거친 솔바람 먹고
맨살의 물보라로 쏟아진다

산자락병풍에 얼룩진 젊은 불씨
태풍의 등 너머로 휘청인다
노을 쓰고 방황하던 십년 꿈 깨니
흥건히 꽃핀 기억 한시도 마를 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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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문고(7)《비비(飛飛)》2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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