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조선족농촌은 말그대로 “나갈 사람은 다 나가고 남을 사람만 남은” 공동화(空洞化)의 극한치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흑룡강성의 조선족이 주요로 분포되여있는 오상, 밀산, 해림, 녕안 등 지역의 농촌상황을 료해해본 결과 인구의 공동화는 90%내외에 달하고있다. 조선족농촌의 이런 공동화는 이제는 “신상태(新常态)”를 이루어 사회적 큰 진동이 없는한 장시기 이런 상태가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것은 조선족농촌의 토지를 기본으로 한 “생산의 공동화” 역시 90%내외에 달하고있다는 점이다. 례를 들면 오상시 향양진의 민흥촌은 마을에 한사람도 없을뿐만아니라 토지도 모두 타민족이 부치고있으며 밀산시 동명촌이나 해방촌 같은 경우도 마을에 사람은 꽤나 있어도 농사짓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도시화와 함께 농촌사회의 위축은 필연적추세이다. 하지만 조선족농촌사회는 사회여건의 특수성으로 하여 오늘날과 같은 쾌속발전과 그에 따른 극단적인 상태가 초래된것이다. 한국을 주요로 한 해외진출과 관내 연해도시를 주요로 한 도시 진출을 통해 우리 조선족들은 단시일내에 중국내 어느 민족 보다 빨리 가난을 벗었다.
물론 조선족전통집거구의 해체를 비롯한 대가도 지불했지만 얻은것이 잃은것보다 많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하지만 공동화가 극한치에 이른 지금에 와서 우리는 리성적으로 현실을 다시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 그것은 우리 조선족농촌은 우리 민족사회의 기반이 되고 후방이 되는 곳이고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곳이기때문이다.
그렇다 해서 “우리 고향을 우리가 지키자”고 텅빈 구호만 웨친다면 호응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것이다. 우선 생활의 기본인 물질기초가 따라가야 한다. 지금 물질기초면에서 농촌은 어떤 비전이 있을가? 고향에서 정말 나간 사람 못지 않게 보람있는 삶을 살면서 고향을 지킬수 있는 그런 가능성은 있을가? 필자의 생각은 많은 사람과 같이 긍정적이다.
첫째는 지금 농촌의 재부는 농촌의 기본인 농토와 농사이다. 지금 농사상황을 보면 이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농사 짓는 사람이 적고 땅이 많이 남아있기에 기회가 나타난것이다. 수전이든 한전이든 어느 정도의 량을 부치게 되면 농사도 지을만하다는것이다.
보편적으로 보면 헥타르당 평균으로 쳐서 순수입이 1만5000원에서 2만원가량 된다. 이것은 자기 토지를 부치는 경우이다. 만약 남의 토지를 부치게 되면 보통 헥타르당 1만원의 임대비를 줘야 한다. 경험자들의 말에 따르면 만약 15헥타르쯤 부치게 되면 임대비를 줘도 많이 남는다. 이것은 보통농사를 짓는 상황에서이다.
이 면에서 전형적 실례는 흑룡강성 밀산시 덕흥촌의 김장호씨, 흑룡강성 해림시 삼합촌의 김명철씨, 의란현 농장촌의 장수철씨 등을 들수 있겠다. 밀산의 김장호씨는 200여헥타르, 김명철씨는 50여헥타르, 장수철씨는 100여헥타르 논을 부치고있는데 주먹구구만 해도 그들의 1년 수입이 얼마인지 알수 있다. 정말 괜찮은 노다지가 아닐수 없다.
농토가 비교적 많은 밀산시의 경우 조선족농촌의 토지는 근 1만헥타르에 달하고 해림시도 6천헥타르가량 된다. 전 흑룡강성, 나아가서 전국 조선족농촌의 토지면적은 어마어마한 수치이고 그가 안고있는 경제효익도 어마어마하다. 응당 우리에게 속해야 할 재부가 지금 아깝게 밖으로 흘러나가고있다.
농사를 하나의 장사라 한다면 이는 성공확률이 아주 높은 장사이다. 특별한 재해가 없는한 땅은 가꾼만큼 보답을 주는것이다.
그다음 노다지는 농사를 기초로 한 고부가가치의 브랜드농업, 생태농업, 관광농업, 농산품심층가공, 축목업,농산품무역 등을 들수 있겠다. 브랜드농업의 경우, 지금 오상입쌀이나 녕안 향수입쌀은 이미 전국적으로 소문난 명브랜드이기에 같은 농사를 지어도 2-3배의 효익을 볼수 있다. 생태농업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생활의 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진짜 생태농산품이라면 문제없이 좋은 효익을 거둘수 있다. 농산품 심층가공이나 목축업,농산품무역 역시 큰 가능성이 열려있는 항목임은 틀림없다.
이 면에 보기로 되는 례를 들면 10년간 오리농법을 고집하며 “아스하오리쌀”로 2014년에 성 10대유명브랜드의 하나로 인정받고 유기쌀인증도 받은 아성시 해동촌 백찬호씨, 한국에서 텅빈 고향에 혼자 돌아와 마을사람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면 농사와 함께 목축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오상시 민락향 동흥툰의 리천우씨, 유기농 농사와 함께 선진적인 농기계기술을 중국 농촌현실과 접목시키고있는 오상익산농기계유한회사 정대일씨…이들은 모두 보다 먼 안목으로 남 떠난 고향에서 노다지를 캐고있다.
그리고 지금 떠오르고있는 농촌관광업은 역시 큰 비전이 있는 산업이다. 심심산골의 벽촌이던 설향(雪乡)의 성공경험은 우리에게 큰 계시를 준다.
셋째로 고향의 노다지는 국가의 여러가지 농촌지원의 정책과 형세이다. 농업세 면제로부터 시작된 국가부농(扶农)정책은 계속 좋은 면으로 발전하고있다. 종자금보조, 농기계금보조, 도로 및 주택건설지원, 수리시설에 대한 대량 투자, 도농일치의 각종 보험제도의 실시, 소수민족정책 등은 우리 농촌의 노다지가 아닐수 없다.
이 면에서 례를 들수 있는것은 밀산시 덕흥촌의 밀산시녹영고려미농민전업합작사가 마을의 환경과 농토수리건설에 정부의 1100만원의 지원을 얻은것, 밀산시 동명촌이 “아름다운 향촌 건설”에 정부의 500만원 지원을 얻은것 등을 들수 있겠다.
코리안드림이 시작되면서 10년쯤 외국에 가 있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일정한 밑천을 장만했다. 그래서 고향에 돌아와 새로운 농사로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삶의 개척해나가는 사람들로 하나둘 늘고있다. 그들은 분명히 고향에서 희망을 보았기때문이다.
그리고 도시에 진출하여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 역시 재기해볼수 있는 기회가 고향에 있다. 외국이나 도시에서는 가능할수 없는 주인이 되고 농장주가 되고 사장이 되고 지어 회장까지 될수 있는 가능성이 바로 고향에 있기때문이다.
생명의 땅 고향에는 분명히 희망이 있다.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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