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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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모래의 이야기
2005년 11월 15일 00시 00분  조회:5022  추천:73  작성자: ljh
흙과 모래는 또 다투기 시작하였다.

“모래야 너는 왜 그 모양이야! 언제나 제고집만 세우고 좀 자세를 낮추어라. 그래봤자 너나 손해보지!”

“아니야, 이것은 내 인격이야! 조직이 흩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절대 타협을 하지 않아!”

모래는 성나서 말했다.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만 생각하면 절대 굽어드는 일이 없는 모래알이다.

“그러니까 속담에까지 흩어지 모래알이라는 말이 있지, 조직에 있으면 마음에 들던 안 들던 그대로 묵인하면서 비위를 맞추어 가면서 되는대로 섞여서 사는것이 제일 좋아, 옛날 조정을 봐도 그렇지, 어느 바른 입을 가진 충신이 좋은 끝장이 있는것 있어?” 흙은 예까지 들어가면서 모래를 설복했다.

“그게 어디 신하탓이야! 그것은 임금이 눈깔이 어두워서 그런거지” 모래는 정말 화가나서 낯이 지지벌개나면서 말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눈깔 먼 무능한 소인배들이 권력을 손에 쥐고 거기에 어디에나 잘 발라맞추는 진흙 너가 있어서 사회가 이 모양이 되였잖아! 이 모든 것은 바로 너같은 놈 때문이야!”

“얘, 모래야! 너 기껏 생각해서 잘 되라고 귀띰해주니까 인젠 뭐 나까지 껴들어 말도 안되는 소릴하고 이 야단이야! 나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지, 듣기 싫으면 너 맘대로 해! 인젠 관계도 안 할테니까!” 흙은 너무 성나서 낯이 검붉어지면서 사라졌다.

“나는 언제나 나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는 모래다. 흩어져 있을지라도 흙처럼 흐물떡거리며 사는 일은 결코 없어!” 모래는 맹세하듯 말했다.

이리하여 모래는 강바닥에서 아까운 시간들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끝내 홍수가 터졌습니다. 많은 진흙과 모래는 홍수에 씻겨 아래로 아래로 밀려내려 갔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거세찬 물결이지만 모래의 지조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홍수가 지난후에 보니 모래는 제 고집을 세워 그냥 남아 있는데 흙은 다 씻기워 내려가고 말았다.

홍수가 지난후 사람들은 다음의 홍수르 대비해 재빨리 수리복건 사업을 하게 되였다.

이번 수리복건 사업을 책임진 호호가 먼저 말했다.

“기상대의 예측에 의하면 다음에는 더 큰 홍수가 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홍수방지를 잘하여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보호하는것을 담보하는 전제하에서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제출하여 주십시요”

수리전문가인 옥저씨가 먼저 발언을 하였다.

“이번 홍수가 증명하다싶이 흙은 비록 조작하기 쉽고 말을 잘 듣지만 비가 오면 다 씻기워 가고 맙니다. 그러나 주장이 센 모래는 안 씻기워 갔습니다. 이는 마치 IMF당시 한국의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일심으로 외세의 눌리지 않고 자기의 개인 재산마저도 모두 받쳐 국가를 보호하고 경제를 지탱해나간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이에 비추어 저는 이번 수리시설은 흙을 쓰지 말고 모래로 할것을 주장합니다. ”

“모래는 개별주의가 심하고 고집이 너무 세여 한데 뭉칠수 없습니다. 모래로 성을 쌓는것은 말그대로 모래성이여서 헛수고 입니다.”

“아닙니다. 모래는 자기의 주견이 있어 그런 겁니다. 우리는 이전에 모래의 그런 주견을 채납하지 않고 또 그들의 주장을 한데로 묶어주지 않고 한데로 인도하여 주지 않은데에 그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변사람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자기의 언어도 거절하여 배우지 않고 자기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하니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기의 말도 모르고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자라지 않습니까? 그 결과 인구가 대폭 줄고 민족이 동화되여 가고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제가 보건대 관건은 이제 모래를 잘 이끌 세멘트를 파견해 그들로 하여금 한데 뭉치도록 하는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꼭 자기의 모든 능력을 다하여 임무를 훌륭히 완성할 것입니다.”

비상시기인지라 옥저전문가의 의견은 즉시 채납이 되였다.

세멘트는 공사장 현장에 파견되여 가는 즉시에 모래들의 정황을 요해하고 또 모래들의 각종 의견을 수집하고 종합하여 재빨리 모래들을 하나로 뭉쳤다. 마음이 통하고 의견이 통일되고 뜻이 같아지니 모래들은 마침내 한뜻으로 바위처럼 단단한 새 금성철벽을 구성하였다.

얼마후 또 장마가 지고 홍수가 졌다. 이번 홍수는 먼저 홍수보다도 더 커서 마치 성난 사자마냥 으르렁거리며 모래와 세멘트가 손잡고 있는 방축을 향해 무너뜨리려고 기를 쓰며 덮쳐들었다. 그러나 홍수의 이런 시도는 오산에 지나지 않았다. 옛날의 흙으로 만든 방축과는 달리 세멘트와 모래로 만든 콩크리트방축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홍수는 이렇듯 견강한 모래와 세멘트의 견강한 저항에 끝내 항복하고 얌전하게 물러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덕에 흙은 그 큰 홍수에도 밀리워 가지 않고 자기를 보존할수 있었다.

홍수가 지난후 흙은 부끄러운듯이 모래에게 사과를 했다.

“내가 네 덕에 살았구나! 네가 없었으면 내가 지금 어느곳에 가서 정처없이 헤매고 있을지도 모를번했어. 역시 너는 강해…, 그리고 고마워”

모래는 너무도 강해진 자기에 스스로도 놀라면서 세멘트를 바라보았다.

“세멘트야 감사해, 다 네가 우릴 하나로 묶었기 때문이야!”

“아니야, 그래도 너희들이 모두 강하니까 그런거지, 너희들이 흙처럼 자기주장도 없고 남의 풍에 놀면 절대로 그 큰 홍수를 막아낼수 없었지”

“아니야, 네가 아니면 우리는 근본 뭉칠수도 없잖아!”

모래와 세멘트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손잡고 강둑을 드팀없이 지키고 있었다.

그러는 모래와 세멘트를 보면서 흙은

“자기주장밖에 고집할 줄 모르던 저 녀석이 저렇게 변할수도 있다니, 참 모를 일이군! 하여간 대단해…”하고 중얼거리며 대견한 눈길로 모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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