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 이 있었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이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은 먼저 육지에서 여행을 출발했다. 그래서 수만 리 먼 길을 돌아다닌 끝에 마침내는 드넓은 바다에 이르렀다.
난생 처음 보는 것이지만 늘상 보아 온 것 같기도 한 바다, 야릇하게 출렁이는 그 커다란 물체를 보고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은 무척 황홀한 느낌이 들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인형이 큰 소리로 물었다.
"얘, 넌 대체 누구니?"
바다가 대답했다.
"나? 글쎄…… 그러지 말고 이리로 들어와 봐."
"그래?"
바다의 말에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은 더욱 궁금해졌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첨벙첨벙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몸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고,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은 마침내 아주 작은 알갱이 하나로 남았다.
그 마지막 알갱이마저 녹아 없어지기 직전,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 이 경탄해하며 외쳤다.
"아, 난 이제야 내가 누구인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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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누구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다가 우리의 존재가 저물어 사그라드는 그 순간에 이르러서야 어렴풋이나마 우리가 누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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