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한국의 안데르센" - 강소천
2018년 11월 17일 21시 24분  조회:2800  추천:0  작성자: 죽림
 

어린이들의 영원한 벗…
삶 자체가 한국아동문학사

 

'한국의 안데르센' 강소천 

30여년간 동요·동시 240·동화 150편 남긴 거장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하늘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태극기>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 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 같이…'<어린이 노래>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코끼리>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금강산>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스승의 은혜> 

한글을 깨우치고 나서 귀가 닳도록 듣고, 입이 닳도록 불렀던 동요들이다. 지금도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면 어김없이 흥얼거리게 되는 동요. 이 동요의 아름다운 노랫말을 지은 이가 바로 '한국의 안데르센'이라고 불리는 아동문학의 대가인 강소천이다. 

한 때 '초등학교 음악교과서는 강소천 개인소장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동요 노랫말 가운데 3분의 1이 그의 작품이었다. 그가 30여년 동안 남긴 동요와 동시는 240여편, 동화는 150여편에 달한다. 그를 빼고 한국아동문학사를 논할 수 없는 이유다. 

소천의 고향은 함경남도 함흥 근처인 고원군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전인 1915년에 과수원을 운영하는 부잣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 솜씨가 유난히 좋았던 소천은 16살(1930년)에 이미 '아이생활'이라는 잡지에 동시 '버드나무 열매'를 발표했다. 이듬해 함흥에 있는 영생고보에 진학하면서 그 해에만 '봄이 왔다', '무궁화에 벌나비' 등 총 9편의 동시를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한다. 

1933년에 조선어연구회에서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한 뒤 일제의 한글탄압이 심해지자 그는 간도로 활동영역을 옮긴다. 그의 나이 스무살 때 외삼촌이 살고 있는 용정으로 넘어가 윤동주와 교유를 하면서 조선중앙일보 9월3일자에 '호박꽃 초롱'을 발표한다. 

'호박꽃을 따서는/무얼 만드나/무얼 만드나/ 우리 애기 조그만/초롱 만들지/초롱 만들지/반딧불을 잡아선/무엇에 쓰나/무엇에 쓰나/우리 애기 초롱에/촛불 켜 주지/촛불 켜 주지.' 

1년만에 간도에서 돌아온 소천은 영생고보를 졸업한 뒤 일제의 탄압을 피해 고향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8년동안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로 일을 하면서 우리말과 우리글로 된 동시 집필에 더욱 매진한다. 그의 나이 23살때인 1937년에 '소년' 창간호에 발표된 작품이 소천의 대표작인 '닭'이다.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 번 쳐다보고.' 

소천은 후일 회고록에 윤석중의 원고청탁을 받고 물을 마시고 하늘을 쳐다보는 닭을 보면서 고향 하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아동문학사에서 소천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일제의 한글탄압이 극에 달했던 1941년에 순 한글로 된 동요 시집인 '호박꽃 초롱'을 출간했다는 점이다. 아동문학가 서석규는 "호박꽃 초롱은 일제 말기의 강압적 국어말살 정책 아래서 우리말 우리글로 펴낸 창작동요 시집이라는 점에서 강소천 문학의 기대에 찬 출발을 선언한 뜻있는 금자탑"이라면서 "이 동요시집에 실린 33편의 동요시와 2편의 동화는 그 작품 하나 하나가 모두 우리 아동문학사에 길이 남을 귀한 보석"이라고 평가했다. 

소천의 삶에서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6.25전쟁이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소천은 공산주의를 피해 1950년 12월에 혈혈단신으로 월남한다. 흥남철수 당시 마지막 배를 타고 월남한 소천은 부산에서 만난 지인의 소개로 문교부 편수국에 근무를 하게 된다. 소천은 1951년에 육군 정훈부대인 772부대의 문관으로 근무하면서 대전으로 올라와 대전일보 1951년 3월28일자에 '자라는 대한'이라는 월남 후 첫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그 작품을 계기로 대전 진잠에서 피란중이던 윤석중을 만난 소천은 대전지역 문인들과 자연스럽게 교유하게 된다. 

1952년에 부산으로 다시 내려간 소천은 본격적으로 어린이문학활동에 나선다. '어린이다이제스트'라는 월간잡지를 만들어 전쟁 통에 읽을거리가 없던 어린이들에게 우리말로 된 어린이동화를 들려줬다. 이후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 소천은 1957년에는 어린이의 복지와 건강을 지켜주기 위한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는 등 11개항으로 구성된 어린이 헌장은 1923년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제정한 것과 더불어 어린이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소천은 아동문학의 체계화에도 앞장 섰다.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활동하던 1959년에 이화여대에서 아동문학 강좌를 처음으로 개설해 직접 강의를 하기도 했다. 

소천은 아동문학의 이론적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세상을 떠나기 1년전인 1962년에 김동리, 박목월, 조지훈 등 기라성같은 문인들과 함께 부정기 간행 잡지인 '아동문학'을 창간했다. '아동문학'은 매호마다 아동문학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주제로 심도있는 지상 심포지엄을 여는 등 아동문학의 이론을 정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1963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소천은 30여년동안 동시와 동요, 동화를 쓰면서 살았다. 어린이만을 위한 외길인생을 살아온 소천의 높은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정부는 1985년에 아동문학가로서는 최초로 소천에게 국민훈장 대통령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올해는 소천이 세상에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아동문학계에서는 '강소천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해오고 있다. 소천아동문학상 운영위원회는 '꽃신을 짓는 사람을 그리며'라는 강소천 탄생 100주년 기념 글모음을 발간했으며, 지난 5월28일에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강소천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기도 했다. 대전문학관에서도 이달 말까지 '아동문학전-책 밖으로 나온 문학세상'이라는 기획전시를 통해 소천의 삶을 되돌아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또한 탄생100주년을 맞아 소천의 대표 동요시집인 '호박꽃 초롱'을 비롯해 '꽃신', '꿈을 찍는 사진관', '조그만 사진첩', '진달래와 철쭉' 등 9권의 동화집도 복간된다. 

단국대문예창작과 박덕규 교수는 최근 발간한 '아동문학의 마르지 않는 샘 강소천 평전'을 통해 소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분단시대를 강소천의 문학을 즐기지 않고 살아낸 한국인은 없다. 그게 문학의 전부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다. 다른 아동문학이 없지 않았지만, 강소천만큼 아동문학 전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에 있는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강소천의 문학 전반은 한국 아동문학 그 자체를 대변하고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중략).강소천의 문학과 생애를 이해한다는 건 한국 아동문학 전부를 이해하는 것 만큼의 효력이 있다." 

 

///한경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70 하늘은 시간의 진리가 투사되는 진실의 장소이다... 2017-10-10 0 2614
769 "시계초침이 거꾸로 돌고 돈다"... 2017-10-09 0 2484
768 시창작에서나 시감상에서나 모두 고정관념 틀을 깨버리는것 2017-10-09 0 2473
767 시인은 시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할줄 알아야... 2017-10-09 0 3331
766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10-09 0 3637
765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10-09 0 3867
764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2017-10-09 0 2174
763 "우리 한글이야말로 시를 위한 최적의 언어입니다"... 2017-10-09 0 2365
762 "글자들이 권총을 쏜다"... 2017-10-09 0 2452
761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10-07 0 2582
760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 나타나다... 2017-10-07 0 2297
759 고향에서 들었던 소리가 음악을 낳다... 2017-10-06 0 2195
758 [고향문단소식] - 룡정엔 문사 - 송몽규 고택과 유택이 있다... 2017-10-02 0 2282
757 윤동주 = "병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2017-10-01 0 2834
756 불멸의 시인 - 윤동주와 불멸의 문사 - 송몽규의 판결문 2017-09-30 0 2958
755 윤동주네 기숙사에는 "팔도 사투리"가 욱실욱실하였다... 2017-09-30 0 2220
754 불멸의 문사 - 송몽규를 재다시 알아보기... 2017-09-30 0 3406
753 일본 포스트모던 시인 - 테라야마 슈우시 2017-09-27 0 2071
752 [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09-26 0 2414
751 글을 개성적으로 쉽게 쓰는데 목표를 두고 열심히 습작하기... 2017-09-26 0 2192
750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09-26 0 2190
749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ㄹ)... 2017-09-24 0 2214
748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2017-09-22 0 2142
747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 2017-09-22 0 2027
746 러시아 시인 - 네크라소프 2017-09-22 0 3661
745 마광수님, "창조적 불복종"때문에 저세상 길 택했을가... 2017-09-21 0 2372
744 마광수님, 력사앞에서 님의 "문단유사" 알아보기 2017-09-21 0 2493
743 마광수님, 오늘도 이 시지기-죽림은 님땜에 잠을 설칩니다... 2017-09-21 0 2196
742 "시계란 시계는 다 오후 다섯시였다"... 2017-09-20 0 2094
741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ㄷ)... 2017-09-19 0 2343
740 마광수님, 사라는 "사라"땜에 님께서 등천길 가신걸 알가ㅠ... 2017-09-19 0 2648
739 시가 언어이지만 시인은 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줄 알아야... 2017-09-19 0 2711
738 시는 메마르고 거친 세상을 뛰여넘는 행위예술이다.. 2017-09-19 0 2087
737 음유시인은 그 누구도 길들일수 없는 짐승이며 악마라고?!... 2017-09-17 0 2175
736 프랑스 음유시인 - 조르주 무스타키 2017-09-17 0 2172
735 반전을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 대표곡 2017-09-17 0 3321
734 [시문학소사전] - "음유시가"란?... 2017-09-17 0 3463
733 섬과 파도 2017-09-17 0 2158
732 미국 시인, 환경운동가 - 게리 스나이더 2017-09-17 0 2560
731 시를 쓰는데는 음악과 그림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2017-09-16 0 2030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