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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것은 하나의 고행적인 수행이다...
2017년 07월 24일 02시 56분  조회:2370  추천:0  작성자: 죽림

 

단계적인 시 창작 훈련 

이형기님의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 참고 


우선 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9단계로 나누어 적어보자. 

1. 나무를 그냥 나무로 본다. 
2. 나무의 종류와 모양을 본다. 
3. 나무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가를 본다. 
4. 나무의 잎사귀들이 움직이는 모양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5. 나무 속에 승화되어 있는 생명력을 본다. 
6. 나무의 모양과 생명력이 상관관계를 본다. 
7. 나무의 생명력이 뜻하는 그 의미와 사상을 읽어본다. 
8. 나무를 통해 나무 그늘에 쉬고간 사람들을 본다. 
9. 나무를 매개로 하여 나무 저쪽에 있는 세계를 본다. 

이것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실제 나무에 관한 시를 써보자. 
1단계에서 4단계까지는 나무의 외형을 관찰하는 단계이다. 

나무는 
미세한 바람의 요구에도 
잎새를 흔들어 
고이 간직한 
금빛 비늘을 나누어준다.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형상화하여 표현함. 

5단계에서 7단계까지는 나무의 내면을 바라보는 단계이다. 

겨울 바람은 눈비를 몰고 와 
소나무의 옷자락을 
거머쥐고 거칠게 흔들어 보지만 
푸른 눈매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눈 들어 겨우내 하늘만 쳐다본다 

※소나무의 지조를 형상화하여 표현함. 

8단계에서 9단계까지는 나무를 매개로 해서 다른 세계를 보는 단계이다. 가장 고차원적인 단계로서 상상력이 가장 풍부한 사람이 쓸 수 있는 경지이다. 

겨울 나무 


품팔이하는 
엄마의 늦은 귀가, 

오누이는 밤새 
산짐승 소리를 들으며, 
문풍지 찢어진 틈새에서 우는 
낮선 바람 소리 들으며 
자정이 넘어서까지 
오돌오돌 떨고 있다 

눈 내리고 세찬 바람 부는 
두메 산골 
오막살이에서 

※ 세찬 눈보라에 밤새 떨고 있는 겨울 나무를 형상화함. 

우리는 시를 쓸 때 사물의 외형적인 단계에서 끝맺지 말고, 내면적인 단계, 나아가서는 그 사물을 통해 다른 세계까지 볼 수 있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 이것은 상상력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시를 쓰는 노력을 성실히 수행 하여 풍부한 상상력을 자아내고 그 산물로 훌륭한 한 편의 시를 창작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한다. 

※ 단계를 구분하여 적은 시는 순수한 개인 창작물로 예를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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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혼
―김명인(1946∼)

바닥의 무료까지
지치도록 퍼낼 생(生) 거기 있다는 듯
모든 풍경들 제 색깔을 마저 써버리면
누런 햇빛 알갱이들 강을 싸안고 흩어지는 것 같아
물소리 죄다 흘러 보내더라도
더는 못 가게 마음 방죽 쌓아 너를 가둔다
잎들을 얽으려 할 때 햇살들이 마구 엉겨 붙어서
초록 기억으로 흠뻑 젖었던 적은 없느냐?
그때에도 사나운 이목, 다리 아래 격랑보다 더 두려웠다
나는 무슨 워낭으로도 네 베틀 가까이
다가설 수가 없어서
갈바람 낙엽 행낭에 담아 세월이라 부친다
받아 보거든 은하 물살 거세었음을 알리라
머리 위로 깃털 빠진 까막까치들 날아간다
길 아닌 길도 땅 위의 것이라고
이제 내가 겨우 깨쳐서 놓고 있는 징검다리,
저문 혼례 그 언저리나 맴도는
이 가을날 꿈같이, 빛같이


‘견우와 직녀’는 견우성과 직녀성, 두 별에 얽힌 이야기다. 근면한 목동 견우와 베 짜는 처녀 직녀가 결혼을 했는데, 알뜰살뜰 살림을 일구지 않고 사랑에 빠져 일을 작파하자 하늘의 왕이 그 둘을 은하의 동서 양끝으로 갈라놓았다고 한다. 

둘의 슬픔을 보다 못한 까치와 까마귀가 1년에 한 번 하늘로 날아올라 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줘서 만나게 해준다는 날이 칠월 칠석이다. 그 하루를 제외한 1년 내내 상대를 그리며 살아가는 은하의 사랑! 직장에 매여 서로 다른 나라에 살면서 휴가철에나 만나는 글로벌 연인들이 떠오른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꼭 맞지는 않나 보다.

화자는 견우고 그의 반려자는 직녀다. 날마다 만나도 1년에 한 번 만나는 직녀처럼 당신이 그립고 애틋하단다. 이 사랑의 스케일! 은혼(銀婚)이 돼도 식을 줄 모르는 부부애다. 
 

 

젊었을 때는 꽃이련만 이제 낙엽을 바치옵니다, 내 저문 혼례의 반려자여. 이 시는 은혼이 된 부부들의 애송시가 될 만하다. 결혼한 지 25년 된 것이 은혼이다. 25년이 지나도 날마다 애틋하다니, 사랑은 호르몬의 작용에 불과하다는 일설을 뒤엎는다. 갈바람 치는 세월을 함께 헤쳐 온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이 시를 읽으며 눈시울 뜨거워질 부부도 있으리. 이혼율 높은 이 시대에 이렇게 긍정적인 감정의 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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