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를 쓰는것은 하나의 고행적인 수행이다...
2017년 07월 24일 02시 56분  조회:2359  추천:0  작성자: 죽림

 

단계적인 시 창작 훈련 

이형기님의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 참고 


우선 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9단계로 나누어 적어보자. 

1. 나무를 그냥 나무로 본다. 
2. 나무의 종류와 모양을 본다. 
3. 나무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가를 본다. 
4. 나무의 잎사귀들이 움직이는 모양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5. 나무 속에 승화되어 있는 생명력을 본다. 
6. 나무의 모양과 생명력이 상관관계를 본다. 
7. 나무의 생명력이 뜻하는 그 의미와 사상을 읽어본다. 
8. 나무를 통해 나무 그늘에 쉬고간 사람들을 본다. 
9. 나무를 매개로 하여 나무 저쪽에 있는 세계를 본다. 

이것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실제 나무에 관한 시를 써보자. 
1단계에서 4단계까지는 나무의 외형을 관찰하는 단계이다. 

나무는 
미세한 바람의 요구에도 
잎새를 흔들어 
고이 간직한 
금빛 비늘을 나누어준다.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형상화하여 표현함. 

5단계에서 7단계까지는 나무의 내면을 바라보는 단계이다. 

겨울 바람은 눈비를 몰고 와 
소나무의 옷자락을 
거머쥐고 거칠게 흔들어 보지만 
푸른 눈매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눈 들어 겨우내 하늘만 쳐다본다 

※소나무의 지조를 형상화하여 표현함. 

8단계에서 9단계까지는 나무를 매개로 해서 다른 세계를 보는 단계이다. 가장 고차원적인 단계로서 상상력이 가장 풍부한 사람이 쓸 수 있는 경지이다. 

겨울 나무 


품팔이하는 
엄마의 늦은 귀가, 

오누이는 밤새 
산짐승 소리를 들으며, 
문풍지 찢어진 틈새에서 우는 
낮선 바람 소리 들으며 
자정이 넘어서까지 
오돌오돌 떨고 있다 

눈 내리고 세찬 바람 부는 
두메 산골 
오막살이에서 

※ 세찬 눈보라에 밤새 떨고 있는 겨울 나무를 형상화함. 

우리는 시를 쓸 때 사물의 외형적인 단계에서 끝맺지 말고, 내면적인 단계, 나아가서는 그 사물을 통해 다른 세계까지 볼 수 있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 이것은 상상력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시를 쓰는 노력을 성실히 수행 하여 풍부한 상상력을 자아내고 그 산물로 훌륭한 한 편의 시를 창작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한다. 

※ 단계를 구분하여 적은 시는 순수한 개인 창작물로 예를 든 것이다. 


-------------------------------------------------------------

 

 

은혼
―김명인(1946∼)

바닥의 무료까지
지치도록 퍼낼 생(生) 거기 있다는 듯
모든 풍경들 제 색깔을 마저 써버리면
누런 햇빛 알갱이들 강을 싸안고 흩어지는 것 같아
물소리 죄다 흘러 보내더라도
더는 못 가게 마음 방죽 쌓아 너를 가둔다
잎들을 얽으려 할 때 햇살들이 마구 엉겨 붙어서
초록 기억으로 흠뻑 젖었던 적은 없느냐?
그때에도 사나운 이목, 다리 아래 격랑보다 더 두려웠다
나는 무슨 워낭으로도 네 베틀 가까이
다가설 수가 없어서
갈바람 낙엽 행낭에 담아 세월이라 부친다
받아 보거든 은하 물살 거세었음을 알리라
머리 위로 깃털 빠진 까막까치들 날아간다
길 아닌 길도 땅 위의 것이라고
이제 내가 겨우 깨쳐서 놓고 있는 징검다리,
저문 혼례 그 언저리나 맴도는
이 가을날 꿈같이, 빛같이


‘견우와 직녀’는 견우성과 직녀성, 두 별에 얽힌 이야기다. 근면한 목동 견우와 베 짜는 처녀 직녀가 결혼을 했는데, 알뜰살뜰 살림을 일구지 않고 사랑에 빠져 일을 작파하자 하늘의 왕이 그 둘을 은하의 동서 양끝으로 갈라놓았다고 한다. 

둘의 슬픔을 보다 못한 까치와 까마귀가 1년에 한 번 하늘로 날아올라 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줘서 만나게 해준다는 날이 칠월 칠석이다. 그 하루를 제외한 1년 내내 상대를 그리며 살아가는 은하의 사랑! 직장에 매여 서로 다른 나라에 살면서 휴가철에나 만나는 글로벌 연인들이 떠오른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꼭 맞지는 않나 보다.

화자는 견우고 그의 반려자는 직녀다. 날마다 만나도 1년에 한 번 만나는 직녀처럼 당신이 그립고 애틋하단다. 이 사랑의 스케일! 은혼(銀婚)이 돼도 식을 줄 모르는 부부애다. 
 

 

젊었을 때는 꽃이련만 이제 낙엽을 바치옵니다, 내 저문 혼례의 반려자여. 이 시는 은혼이 된 부부들의 애송시가 될 만하다. 결혼한 지 25년 된 것이 은혼이다. 25년이 지나도 날마다 애틋하다니, 사랑은 호르몬의 작용에 불과하다는 일설을 뒤엎는다. 갈바람 치는 세월을 함께 헤쳐 온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이 시를 읽으며 눈시울 뜨거워질 부부도 있으리. 이혼율 높은 이 시대에 이렇게 긍정적인 감정의 시라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30 윤동주묘 발견 당시 "묘비는 제대로 서있었다"... 2017-09-15 0 2267
729 시의 재료는 바로 시인 자신이다... 2017-09-15 0 2163
728 미국 시적 스타일 실험영화 감독, 시인 - 제임스 브로톤 2017-09-15 0 3342
727 미국 실험영화 감독, 시인 - 크리스토퍼 맥클레인 2017-09-15 0 2933
726 미국 비트시인 - 코소 2017-09-15 0 3239
725 미국 시인 비트운동의 지도자 - 케루악 2017-09-15 0 3113
724 [시문학소사전] - "비트"문학이란?... 2017-09-15 0 3532
723 만약 당신과 함께 지구별 한 골목에서 세탁소를 연다면... 2017-09-14 0 3341
722 "새는 자기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2017-09-14 0 2329
721 시인은 시에서 때론 목소리를 낮출줄도 알아야 한다... 2017-09-14 0 1999
720 이상시인 문학의 매력은 "모호함"... 2017-09-14 0 2215
719 "윤동주 전문가" - 마광수님 2017-09-14 0 2161
718 마광수님은 "값비싼 대가"로 통시적 진실를 치렀다... 2017-09-14 0 2105
717 시쓰기는 남자가 녀자를, 녀자가 남자를 꼬시는것과 같다... 2017-09-13 0 2376
716 시를 쓰는것은 집을 짓는것과 같다... 2017-09-13 0 2071
715 "윤동주는 기적, 우리 문학 축복"="윤동주처럼 멋진 시인이 꿈" 2017-09-12 0 2259
714 윤동주 "별 헤는 밤"에서의 "패, 경, 옥"은 "페이, 징, 위"로... 2017-09-12 0 2488
713 "600년보다 더 길고 긴 60년"... 2017-09-11 0 1964
712 "평생을 같은 수컷의 씨를 품는 암늑대란 없다"... 2017-09-09 0 2107
711 마광수님과 "대추 한알" 2017-09-09 0 2725
710 마광수님의 자유로운 령혼과 죽음앞에서... 2017-09-09 0 2302
709 "시대의 狂人" - 마광수님은 시인이였다... 2017-09-09 0 2308
70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글은 쉽게 써내는것 명문장이야... 2017-09-09 0 2260
707 {쟁명} - 동시도 "하이퍼동시"로 쓸수 없다?... 있다!... 2017-09-08 0 1967
706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은 '엄마의 젖강'인것을"... 2017-09-08 0 2007
705 "시인"을 마음대로 사고 파는것은 절대 용납할수 없다... 2017-09-08 0 2062
704 진정한 프로시인은 내용과 형식을 절제, 일치하게 쓰는 시인... 2017-09-07 0 2308
703 시는 운률도 적절히 살리고 여백의 미도 적당히 활용할줄도... 2017-09-07 0 2345
702 "문단의 이단아" 마광수님은 항상 "자유인"이 되고싶어 했다... 2017-09-07 0 2261
701 "별것도 아닌 인생"길에서 미술도 열심히 좋아했던 마광수님 2017-09-07 0 2327
700 마광수,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2017-09-07 0 3848
699 마광수-국문학 력사상 처음으로 윤동주시인의 모든 시를 분석 2017-09-07 0 3910
698 구수한 "배추국"과 마광수님의 "배출구"는 어디?!... 2017-09-07 0 2310
697 "솔직한 시인" 윤동주와 "부끄러움" 찾아낸 마광수 2017-09-07 0 2433
696 시교육은 권위주의적인 주입식 일방적 통로와 결별해야... 2017-09-04 0 2435
695 독일 시인 - 베르톨트 브레히트 2017-09-03 0 3916
694 시인들이여, "낯설게 하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왔을가... 2017-09-03 0 3907
693 "가져오기주의"와 "받아먹기주의"와 그리고 "민족적인것주의" 2017-09-02 0 2100
692 동시의 예술은 오로지 이미지변형, 그 표준;- 하하하 없단다... 2017-09-02 0 2215
691 시에서 낯설음의 이미지용법은 곧 시적 해방이며 자유이다... 2017-09-02 0 2359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