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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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은 오래오래 앉으라
2011년 11월 01일 15시 47분  조회:2791  추천:8  작성자: 김명록
사람의 죽음에는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도 있고 깃털보다 가벼운 죽음도 있다.어떠한 죽음이 태산보다 무겁고 깃털보다 가볍다할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한 평범한 사람이 죽은 후에 평판을 들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추도회에 참가했다가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추모하러 온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이야?! 당정간부들도 있고 노인, 젊은이, 여성들...여직 추도회에 참가한 중에 사람이 가장 많은 추도회였다. 이는 그 분이 살아 생전에 덕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분이 위대해서가 아니고 직위가 높아서도 아니다. 지구급 방송국의 국장, 신문사 사장을 하셨던 분이다. 그는 인격이 고결하고 명망이 높았다. 자기 앞에 와서 침을 튕기며 좋은 말만 하고 아부하는 사람을 보고는 "발바리"라고 했고 뒤에서 자기를 욕하지만 덕을 겸비한 사람이면 중용하였다.

  그는 너그러이 수용하는 허심한 아량을 구비했던 것이다. 재능이야 있든 없든 자기 눈에 잘 보이기만 하면 중용하고 아첨이란 무엇인지도 모르고 직심으로 일만 하는 사람을 배격하는 그런 지도일꾼에 비한다면 너무나 천양지차이다. 우리 신변에 자기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자기를 나무란다고 고깝게 생각하면서 재능있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어 전근하지 않으면 자리를 내놓게 만드는 지도일꾼이 적지 않다고 본다. 이런 지도일꾼은 자리를 내놓으나 현직에 있으나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자기가 높은 급에 앉아 있을 때 주위사람들에게 덕을 많이 베풀어주어야 한다. 직위가 높든 낮든 관계없이. 어떤 사람은 자기가 국장, 사장으로 지낼 때 눈에는 아부하는 사람만 보였는데 자리를 내놓고 아첨하는 사람 하나 없어지니 아첨쟁이를 비난하느라 야단법석이다. 아마 그때는 선글라스를 써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사망한 그 분은 평시에 돈후한 덕성과 너그러운 인품으로 하여 고상한 인격의 소유자로 받들린 것이다. 하여튼 퇴직한 후에도 아무 장소에서나 남여노소 할 것 없이 받들렸던 것이다.

  진주와 보석은 아무곳에서도 눈부신 빛깔과 고귀한 기질을 변함없이 발산하는 법이다. 비록 그 분이 세상을 떠났지만 가치관이나 도덕관은 그의 인품과 신념을 여실히 알려주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마다 비록 살아서 위대하지 못하고 죽어 영광스럽지 못하다 할지라도 죽은후에 "참 아깝다", "참 좋은 분이었다"라는 평판을 들어야지 "그 사람 잘 죽었다"는 말은 절대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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