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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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路
2009년 12월 11일 19시 45분  조회:10237  추천:41  작성자: 방홍국

答路

 

 

오늘은

일본인에 흑인까지

여섯명이나 나한테 길을 물어 왔다.

 

길에 나서면

자주 부딪히는 일이지만

묻는 이들을 실망시키기가 일쑤다.

 

서울 생활 천여일에

꽤 알만한 곳은 달랑

서울역 주변과 광화문 거리뿐인 탓이다.

 

아직도 서울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묻는 길을 알려 줄수 있을 것인가?

 

아직도 세상을 얼마 더 살아야

아들에게 인생길을 알려 줄수 있을 것인가?

 

이러다 어느날 과연

아침밥상에서 아들이 느닷없이

아빠,부자로 가는 길 가르쳐 주세요.

아빠,높은 령도로 가는 길 가르쳐 주세요.

아빠,스타로 되는 길 가르쳐 주세요.

물어 오면 어찌 답해야 하나?

 

“…글쎄다.

 

그러면 아들은 속으로

아빠 되어 가지구서

대체 아빠는 수십년을 어디서 헤매인거야?!

할게다

 

어디서?!...

그래 나는 긴 세월 어디를 헤매느라

사람들이 그토록

중히 여기고 귀하게 여기여

그리하여 더러는 진짜 신나게 걸어 가는

그 길들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힝하니 아들은 밖에 나가고

열려진 문사이로

씨잉-날려 드는 말몽둥이

 

아빠,오늘은

집 나갈 때 생각을 좀 하쇼!

어느 길을 가는지?

어디로 가는지?

 

!-------

 

행여 아들 녀석이

이 길도 물어 봐 주었으면 좋겠다.

 

아빠,행복으로 가는 길은 어딥니까?

 

그러면 가슴 쑥 내밀고

이리 답할수 있겠다.

 

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사랑해서 결혼하고

결혼해서 더욱 사랑하고

더욱 사랑해서 너 같은 아들을 낳고

너 같은 아들을 낳아서 한없이 사랑하는 길

이 길이라고

 

이에 더하여

남을 돕는 길까지 걷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라고

 

단 한갈래 아는 길을 온전히

아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라도

이 길을 더욱 충실히 걸어 가야 겠다.

 

 

20091211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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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광화문
날자:2009-12-12 06:22:16
택시운전수가 아니고는 천여일에 서울길을 잘 알 수가 없지요. 평생을 서울에서 산 사람도 서울길을 잘 모릅니다. 새로 생겨나는 도로며 9호선까지 뻐쳐진 지하철에 또 전철이 있지요. 또 계속되는 재개발에 수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건축물들이 몇년 전에 익숙했던 동네마져 전혀 새 동네에 온듯 혼동을 줌니다.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에 가서도 길을 잃는 판입니다. 광화문도 광화문 거리만 알았지 대부분 주변을 제대로 모르지요. 광화문 주변의 삼청동, 청운동, 효자동, 누상동, 사직동, 북촌 동네길을 제대로 알기 힘들지요. 서울역도 서울역만 알지 뒤편의 만리동길이며 서울역 앞쪽의 옛 대우빌딩 뒤쪽 길 제대로 아는 사람 없지요. 심지어 지하철역 안에서도 혼동이 오니 요즘은 만나는 약속을 어디 역의 몇번 출입구 앞에서 만나자고 구체적으로 약속을 해야 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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