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시] 눈이 왔소
2006년 08월 10일 00시 00분
조회:9973
추천:111
작성자: 방홍국
눈이 왔소
방홍국
북경 간 억쇠형님
서울 계신 꺽쇠형님
동경 간 돌쇠형님
워싱톤 계신 철쇠형님
상해 간 꽃분이 누님
부산 계신 이쁜이 누님
오사까 간 예쁜이 누님
뉴욕 계신 사쁜이 누님
…...
눈이 왔소
이천육년 사월 이십일
서성이는 봄비 앞서
함박꽃 웃음지며
흰눈이 내리오
이달 초 닷새
간다 해서 아주 가는 줄 알았더니
못난 놈 한번 더 보려고
뻑발골 외삼촌 화전답
흥건히 해 주시구랴
싱글벙글
눈이 왔소
새벽 다섯시
문 열어 나가니
펑펑펑 쏟아지오
이리보고 저리봐도
올리보고 내리봐도
보이노니
새하얌 뿐이오
청바위 낙낙장송은
하얌이 푸름을 감쌌는가
푸름이 하얌에 스몄는가
독야청정 부끄러 하오
강뚝에 수양버들
몸통이며 가지며
하얀 살이 돋아 있고
그아래 시원한 산책길
정갈히도 은주단 깔았소
그새 만든 우리 것들
무던히도 미웠나 보오
검은 바탕에 회색 그림
도저히 못 보겠던가 보오
깊이 잠든 야밤에
조용히 조용히
새하야니 깨끗이도 지워 버렸소
그리고 그위에
이쁘게 다시 만들라 하오
예쁘게 다시 그리라 하오
눈이 내리오
하늘이 내렸는가
땅이 솟았는가
하늘 땅이 맞 붙었소
뉘라서
푸른 하늘
검은 땅이라 했던가
하늘도
땅도
애오라지 하얌뿐이오
눈을 날려주오
팔 뻗치면
매만질듯
낮은 하늘
머리위에
얼굴 숨어
쉴새없이 날려주오
탐스런 목화송이
많이도 날려주오
눈이 덮이오
태질한 아기 이불
고이고이 여며주는
어머니 손길 같이
맨몸의 산과 들을
소담히도 덮어 주오
쌓이고 쌓이여
무릎까지 감싸 안소
달래골 큰아버지 비닐하우스
뻗치고 견디어서
많이 많이 쌓였으면 좋겠소.
형님네들,
누님네들
함께 와 보셨으면
오죽이나 좋겠소
자락자락 베여서
님들께 보내면
오죽이나 좋겠소
형님네들
누님네들
내 오늘 일 아니 한다
욕하질랑 마이소
돌아오면 죽인대도
내 오늘 春雪이와
아기자기 사랑 하려오
가다 말고
뒤 돌아선 춘설이와
어화둥둥 춤 춤겠소
방홍국
북경 간 억쇠형님
서울 계신 꺽쇠형님
동경 간 돌쇠형님
워싱톤 계신 철쇠형님
상해 간 꽃분이 누님
부산 계신 이쁜이 누님
오사까 간 예쁜이 누님
뉴욕 계신 사쁜이 누님
…...
눈이 왔소
이천육년 사월 이십일
서성이는 봄비 앞서
함박꽃 웃음지며
흰눈이 내리오
이달 초 닷새
간다 해서 아주 가는 줄 알았더니
못난 놈 한번 더 보려고
뻑발골 외삼촌 화전답
흥건히 해 주시구랴
싱글벙글
눈이 왔소
새벽 다섯시
문 열어 나가니
펑펑펑 쏟아지오
이리보고 저리봐도
올리보고 내리봐도
보이노니
새하얌 뿐이오
청바위 낙낙장송은
하얌이 푸름을 감쌌는가
푸름이 하얌에 스몄는가
독야청정 부끄러 하오
강뚝에 수양버들
몸통이며 가지며
하얀 살이 돋아 있고
그아래 시원한 산책길
정갈히도 은주단 깔았소
그새 만든 우리 것들
무던히도 미웠나 보오
검은 바탕에 회색 그림
도저히 못 보겠던가 보오
깊이 잠든 야밤에
조용히 조용히
새하야니 깨끗이도 지워 버렸소
그리고 그위에
이쁘게 다시 만들라 하오
예쁘게 다시 그리라 하오
눈이 내리오
하늘이 내렸는가
땅이 솟았는가
하늘 땅이 맞 붙었소
뉘라서
푸른 하늘
검은 땅이라 했던가
하늘도
땅도
애오라지 하얌뿐이오
눈을 날려주오
팔 뻗치면
매만질듯
낮은 하늘
머리위에
얼굴 숨어
쉴새없이 날려주오
탐스런 목화송이
많이도 날려주오
눈이 덮이오
태질한 아기 이불
고이고이 여며주는
어머니 손길 같이
맨몸의 산과 들을
소담히도 덮어 주오
쌓이고 쌓이여
무릎까지 감싸 안소
달래골 큰아버지 비닐하우스
뻗치고 견디어서
많이 많이 쌓였으면 좋겠소.
형님네들,
누님네들
함께 와 보셨으면
오죽이나 좋겠소
자락자락 베여서
님들께 보내면
오죽이나 좋겠소
형님네들
누님네들
내 오늘 일 아니 한다
욕하질랑 마이소
돌아오면 죽인대도
내 오늘 春雪이와
아기자기 사랑 하려오
가다 말고
뒤 돌아선 춘설이와
어화둥둥 춤 춤겠소
전체 [ 1 ]
심민 2006-04-21 09:28:07
역시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여기 대전에는 비가 왔는데..거긴 눈이 왔군요...첫눈이 좋다지만 늦봄에 오는 마지막 눈도 황홀할 만치 이쁘네요...
문사 2006-04-21 09:52:17
방홍국씨 고향사랑,흑토사랑 목에 메입니다. 몸은 흩어져 가도 마음만은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민족사랑에도 감복합니다.
사진 좋습니다.모아산이 보이니 고향이 가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호회>안의 <연우산악회>코너에 이날 설경사진이 많이 실려 있군요. 고향사랑,민족사랑 모든 조선족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최강 2006-04-21 10:08:46
콧등이 찡~** 해납니다~!!! 이거 완전히 랑송시구만요~!!!
어느때 한번 잔잔한 음악에 맞춰 랑송을 하고싶습니다~!!!
기회가 되다면... 멋진 목소리로... ㅎㅎㅎ
심민 2006-04-22 10:15:35
방선생님, 또 다시 읽어봐도 너무나도 좋아서 퍼갑니다.(꽃망울회에)
괜찮으시죠?
삼지사 2006-04-22 11:34:13
글을 보고 그림 보니 산에 계신 외할머니 보고 싶슴니다.
내린 이눈이 아마도 심양에서 춥지안나 이불 고이고이 여며주는 외할머니손길 같슴니다.
여송 2006-04-23 05:41:32
심민님:
글을 봐 주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최강님:
최강님 과찬이십니다.
최선생이야 말로 시인이신데
언제 최선생 시를 배독하고 싶습니다.
쓰시지요.
봇나무 2006-04-23 06:57:02
여송님의 열성팬입니다.
언제봐도 여송님의 글
일품입니다.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시입니다.
특송 2006-04-26 01:24:50
눈이 오는 연변의 봄을 자랑하였구만.
고향을 그리워하는 분들 더 사무치게 오고싶어 하시면 어쩌실려고?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