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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민족 교육을 이어가려면
2005년 07월 07일 00시 00분  조회:3219  추천:63  작성자: 차대형

최근 우리 민족의 교육 위기를 말하는 사람이 많다.
동포의 본 고장인 연변자치주와 동북 3성에 있는 수많은 동포 소학교들이 학생 수가 줄어들어 문닫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변조선족교육과학연구원에서 조사한 통계를 보면 최근 몇해 사이 전국의 동포 소학교가 두 배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이런 위기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 대도시로 향하는 동포들이 늘어나고 교육비 등의 부담 때문에 한 자녀 이상을 낳지 않으려는 경향까지 겹쳐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편, 조사 결과 학생 수가 그만큼 크게 줄어든 것만은 아니라는 통계도 나왔다. 농촌에서는 학교가 없어져 학생 수가 줄어드는 반면 도시는 그 반대로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전엔 농촌 마을이 많은 흑룡강성의 동포 소학교와 학생 수가 도시가 많은 요녕성보다 두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서로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도시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육도 이전의 방식과는 다른 방법을 도입하거나 개발하는 등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를테면 통학 개념이 없어지고 학교 울타리 안에서 24시간 생활하며 공부하는 기숙학교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시설과 설비를 갖추는 일이 요구된다. 아울러 학생들의 생활과 학업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교수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초기 이런 변화가 따라가지 못하자 일부 동포들은 할 수 없이 자녀를 한족 학교로 보내는가 하면, 이 기회에 중국 주류 사회로 나가기 위한 발판으로 한어를 좀더 잘 구사하기 위해 스스로 한족 학교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아 민족 교육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6~17일 길림성 길림시 길림조선족중학교과 소학교에서 동포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있는 모임이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의 동포 학교 교장 및 주임선생 400여명이 함께 모여 ‘전국 조선족 중소학 창신 교육 현장회’를 열었다.
대회를 위해 길림시정부는 조선족중학교와 소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하고 70여만위안을 들여 각종 시설과 설비를 갖추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경철 길림조선족중학교 교장은 시범학교다운 최신 시설이나 뛰어난 자질의 교사, 학생들의 자부심 등을 시디를 통해 설명했다. 다음날엔 장세일 연변조선족교육과학연구원 주임이 선생님의 잣대로만 가르치던 학교 교육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치는 방안 즉 창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신 교육 공개수업 발표회는 중학교와 소학교에서 각각 이뤄졌다.
이들 시범학교와 같은 조건을 갖추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간다면 살아있는 우리 민족 교육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보았다.
민족 교육의 요체는 다른 그 무엇보다 동포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성을 키우고 다듬어가는 일일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교육관련 기관이나 단체의 관계자도 참석하거나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도움 또한 일시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수방법의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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