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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들어가 더불어 지내기
2005년 07월 07일 00시 00분  조회:3194  추천:45  작성자: 차대형

프랑스 파리엔 모든 사람이 한번쯤 올라가보고 싶어하는 에펠탑이 우뚝 솟아 있다.
1889년 ‘프랑스 대혁명 100돌 기념 파리 만국박람회’를 맞아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해 세운 에펠탑은 3개 층, 높이 320m의 대형 철제 탑으로 파리 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다 야간에 조명을 받은 모습이 환상적이어서 해마다 1억5천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세계 최고 관광지로 꼽힌다.
당시 프랑스는 만국박람회를 통해 자국의 기술 수준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에펠탑을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당시 예술가들의 심한 반대에 부닥쳤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 오만하고 흉물스런 철제 탑을 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파상, 에밀 졸라, 뒤마 등 파리의 지식인 및 예술가 300여명이 탄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반대가 격렬했다.
이에 따라 에펠탑은 애초 건축 20년 뒤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무선통신이 생겨나 무선탑으로, 텔레비전 방송이 나오면서 텔레비전 송신탑으로 이용돼 철거 위기를 넘기고 오늘의 에펠탑으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인 폴 베를렌은 에펠탑을 볼 수 없는 길 양쪽에 건물이 꽉 들어찬 거리만 다녔고, 프랑스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는 모파상도 아예 두문불출하거나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을 찾다 결국 에펠탑 속으로 들어가 1층 식당에서 늘 사람들을 만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고 한다. 그러다 사람들이 물으면 ‘그 괴물 속으로 들어가야 괴물이 안보일 것 아닙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그는 정말 에펠탑을 싫어했을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그의 대답은 작가적인 티를 내는 것일 뿐 실은 그도 에펠탑의 식당을 이용하면서 단골이 될 정도로 그만큼 에펠탑을 좋아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중국 안 한겨레 사회를 살펴보면 중국 동포. 한국 동포 모두 에펠탑 건축 당시 파리의 지식인 및 예술가 같은 태도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때가 많은 것 같다. 같은 민족임에도 민족적인 동질성보다는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환경과 문화의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면 우리도 모파상처럼 서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들어가 더불어 지내보자. 마치 모파상이 에펠탑 안 식당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 것처럼 더이상 밖에서 바라보며 비난하거나 헐뜯지 말고 서로의 삶 속에 뛰어들어 함께 지내면서 점차 좋아하게 되기를 바란다.
사실 중국의 한겨레 사회는 에펠탑과 같은 엄청난 매력을 가진 민족공동체다. 민족의 미래를 위해 그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 꽃피울 수 있는 날을 하루 빨리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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