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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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김희관)
2011년 05월 06일 09시 42분  조회:4119  추천:50  작성자: 김희관


진달래꽃


                                                                                김희관


붉은 5월을 맞아서인가 해마다 이때면 야산에는 진달래꽃이 울긋불긋 피여나서 봄소식을 알린다. 겨울잠에서 성급히 깨여나 새파란 새옷도 떨쳐입지 못한채 봄소식을 알리는 진달래꽃이 심히 고맙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새파란 새옷을 떨쳐입고 자신도 봄꽃이느라고 우쭐대는 철쭉을 볼것이니 그래도 진달래가 더욱 사랑스럽구나.

진달래는 식물학적으로 진달래과(Ericaceae)에 속하는 락엽활엽관목이다. 중국, 조선반도, 일본,  몽골, 시베리아,  우수리 등지에 분포되여있다.  진달래꽃은 꽃색갈이 붉은것이 두견새가 밤새 울면서 피를 토했다는 전설때문에 두견화라고도 부른다. 진달래는 새파란 잎이 없이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지면 잎이 돋아난다. 역시 진달래과에 속하는 철쭉은 꽃과 나무잎이 함께 피여난다.

진달래꽃은 먹을수도 있고 약에도 쓰기에 참꽃이라고도 부른다.  옛날풍속에 따르면 삼월 삼짇날무렵에 화전을 만들어 먹거나 진달래술(두견주)을 담그기도 했다. 한방에서는 진달래꽃잎이 부인병과 해소, 고혈압 등 증상에 유효하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꽃잎을 꿀에 재워 천식에 먹는다.

진달래꽃이 피면 생각나는 사연이 많다. 우선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생각난다.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녕변에 약산/진달래꽃/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가시는 걸음걸음/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몇년전 북대하 외국어대학에서 교학을 할 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번역해보라고 숙제를 냈다. 처음에 학생들은 “가시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몰랐다. 몇번의 랑독과 강의를 거쳐서야 드디여 “가시는” 사람이 님이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한 녀학생의 번역문이 괜찮아서 그 번역문을 랑독하고 자신의 리해를 얘기하게 했다.  반에 대부분이 녀학생들이라 머리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하면서도 중국고전에서는 거의 찾아볼수 없는, 님을 보내면서도 진달래꽃을 아름드리 따다가 가시는 길에 뿌려주어 즈려밟고 가시게 하는 한 녀인의 리별에 대해 리해할수 없다는 표정이였다. 백의동포 녀인들이 떠나가는 님에 대한 산화공덕(散花功德)의 미덕과 정한을 다 알리 만무하기때문일것이다.

진달래꽃이 피면 혁명선렬들이 생각난다. 요즘 야산에는 울긋불긋 진달래꽃이 피여서 우리들을 대신해 이 강산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렬들의 충혼을 위로하고있다. 일전에 연변력사연구소 원 소장 권립교수에게 청을 들어 1992년 길림성민정청에서 통계한 연변의 혁명렬사통계표를 받았다. 항일투쟁시기 연변의 항일렬사는 도합 3125명이고 그중 조선족 항일렬사는 3026명이며 녀성렬사는 338명인데 그중 조선족 녀성렬사가 336명이다. 해방전쟁시기 혁명렬사는 도합 4313명이고 그중 조선족렬사는 3713명이며 녀성렬사 24명중 조선족 녀성렬사가 22명이다. 그래서 국가문화부 부장이며 저명한 시인인 하경지선생이 우리에게 “산마다 진달래요 촌마다 렬사비라”는 시를 남겨주셨다.

1992년 봄, 연변TV방송국에서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40돐을 경축하기 위해 처음으로 연변조선족 150년 력사를 담은 TV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필자가 권립교수에게 씨나리오를 부탁했더니 권립교수는 “선렬들의 피와 땀으로 가꾼 대지—연변”이라는 씨나리오를 심혈들여 집필해줬다. 우리의 150년 력사는 이때부터 영상으로 제작되기 시작하여 TV다큐멘터리 “연변아리랑” 등으로 이어졌다.

진달래꽃이 피면 자치주 주화가 생각난다. 20여년전부터 진달래꽃이 자치주의 꽃으로 지정되면서 진달래꽃은 우리와 더 가까와졌다.  엄동설한이라도 진달래광장을 거닐 때면 진달래꽃이 우리 마음속의 꽃이라는것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진달래꽃이 피면 “진달래꽃축제”가 생각난다. 《연변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화룡시에서는 진달래군락지의 훼손을 막고 진달래축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2004년부터 진달래기지건설에 착수하였다. 진달래자원,  자연환경,  교통조건 등 종합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서성진 소재지에서 서북쪽으로 3킬로메터 떨어진 부대골에 진달래동산을 개발하여 해마다 진달래 2만그루씩 심었다. 또한 훈춘시로부터 3만 5000그루의 진달래묘목을 인입하였다. 진달래동산의 진달래는 단일한 지방품종으로부터 지금은 “영홍”,   “두견” 등 5종의 우량품종으로 늘어났다. 그 와중에 진달래기지건설에 이미 근 100만원을 투입하였다.  몇년간 화룡시의 진달래축제는 민족민속축제문화를 잘 전파하고있다.

앞으로 전 주 각지에서도 야산의 진달래군락지를 보호하고 개발하는것이 필요하다.봄이면 “진달래꽃축제”를 열어 진달래꽃이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인내성, 새파란 잎사귀도 없이 봄을 먼저 알리는 선구자의 자세, 혼신의 색채을 다 피워 선혈들의 충혼을 위로하는 정성 그리고 소박한 미소 등 고귀한 품성을 선양하면서 축제의 진수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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