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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명상방법
걷기명상법은 우리나라의 참선이나 남방불교의 위빠사나에서도
행선(行禪) 또는 보행명상(步行溟想)이라 하여 중요한 선법(禪法)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형식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수행방법은 동일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참선은 간화선(看話禪)이라 하여 화두를 정해 놓고 혹독하게 수련하면서도 걷거나 누워 잘 때도 참선을 계속할 수 있게끔 행선(行禪)과 와선(臥禪)을 권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365일 24시간 명상에서 떠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겠지요.걷기명상은 정적(靜的)인 좌선에 비해 중량감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오히려 집중력 강화 측면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자들도 전형적인 ‘걷기 명상파’들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자들과 함께 학원내의 나무 사이를 걸으면서 연구하고 가르쳤다고 해서 ‘소요학파(逍遙學派, 페리파토스학파)’로 불렸고, 칸트도 매일 오후 정확한 시간에 같은 곳을 걸었습니다.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철학자의 길’에서는 대문호인 괴테와 당대 최고의 철학자 헤겔, 야스퍼스 등 위대한 인물들이 깊은 사색에 잠겨 걸었구요.
그만큼 걷기명상은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 아이디어와 기획력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걷기 명상을 하면 뇌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서 뇌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두 시간 머리를 짜내는 것보다 30분의 걷기명상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얘기지요.
이렇게 걷기 명상은 얻는 효과에 비하면 실제로 매우 간단하게 익힐 수 있습니다. 걷기명상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자세를 곧 바로 세우고 가슴을 폅니다. 시선은 5미터 전방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두 손은 깍지를 낀 채 배꼽부위에 살짝 올려 놓습니다. 걷는 요령은 춘향이가 이도령을 의식하듯 예쁘고 우아하게 걷습니다. 특히 산길을 걸을 때 필요 없이 나무뿌리나 바위를 잡는 다거나 자세가 흩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가능하면 ‘춘향이 보법’으로 천천히 예쁘게 걸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이완입니다. 가슴을 펴고 자세를 곧추 세우면 온 몸이 굳어지기 마련인데 반드시 이완을 해야 합니다.
자, 이제 걷기 시작합니다. 명심할 것은 걸을 때 내딛는 발걸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왼발을 내밀 때는 왼발의 움직임을 인식해야 하고 오른발을 내밀 때는 오른발의 움직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걸을 때에는 우선 발을 들었다가 앞으로 내밀고, 앞으로 내밀었다가 내립니다. 발을 들고, 앞으로 가고, 밑으로 놓는 동작을 그대로 인식하고 자각해야 합니다.
초보자는 1시간 단위로 시작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20분 정도는 왼발과 오른 발에 집중합니다. ‘왼발’ 하면서 왼발을 들어서 놓고, ‘오른발’ 하면서 오른발을 들어서 놓습니다. 이렇게 20분 동안 계속합니다.
이때 잡념이 생기면 가볍게 그냥 흘려 보내 버리면서 걷기명상을 계속합니다. 반복적이고 떨칠 수 없는 잡념이 나면 잠시 멈춰 서서 그 생각들을 하단전으로 끌어내려 말끔히 태워 없애버립니다. 하단전에는 잡념을 태워 없애는 강력한 용광로가 존재한다는 의념을 갖습니다.
나머지 40분은 마음 속으로 ‘발을 들고, 발이 가고, 발을 놓고’의 인식를 반복합니다. 실세로 이 3단계 동작은 빨리 이루어 지기 때문에 ‘들고, 가고, 놓고’의 의념이 동작과 함께 이어지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만약 30분 단위로 할 경우에는 10분은 왼발, 오른 발을 하고 나머지는 들고, 가고, 놓고를 하면 됩니다.
조금 진전되어 집중이 되면 1시간 단위로 10분은 왼발, 오른발을, 20분은 들고, 가고, 놓고를 하고 나머지 30분은 의도를 챙기면서 합니다. 들 때 그냥 드는 것이 아니라 들려고 한 번 하고 들고, 가려고 한 번 하고 가고, 놓으려고 한 번하고 놓는 3단계를 반드시 챙깁니다. 핵심은 동작 하나 하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의념과 행동이 일치되어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동작에 대한 자각과 집중이 강력해지고 항상 계속됩니다. 마음이 각 동작과 행동에 깊게 집중하게 되고 자신이 관찰한 행동과 동작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걷기 명상은 물론 실내나 평지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숲 속, 특히 숲이 많은 산 속을 걷는 것입니다.
숲은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이며 고향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요. 사람의 유전자 속에는 우리의 선조들이 산과 숲에서 수렵채취생활을 하던 옛날 모습이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숲이 우거진 산 속으로 들어가 고요하고 편안한 상태로 걷기명상에 빠진다면 명상은 명상대로 깊어지고 자연의 신선한 생명력과 그 속에 담긴 신비한 에너지까지 흡수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명상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앞으로 산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걷기명상은 시쳇말로 ‘강추’의 대상이라 아니 할 수 없겠습니다. 나홀로 산행을 하면서 걷기명상에 빠져 고요와 평화를 얻게 될 때의 행복감이란 그 무엇에 비기겠습니까? 순간적이나마 깨달음의 열반에 드는 기분일 것이요, 천상의 정원을 배회하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충만한 행복감 속에 한 없이 걷고 싶을 때가 바로 이렇듯 걷기 명상에 깊이 잠입하는 순간입니다. 아마도 나 혼자 독차지한 게 죄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로 그윽한 행복감을 맛 볼 수 있지 않을 가 싶어집니다
출처: 명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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