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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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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님앞에 무너지며 댓글:  조회:1617  추천:0  2015-06-14
  밝고 화안한 얼굴 탐스러이 피여나는 눈동자 차분히 젖어드는 내 마음 엇저녁 포근히 내린 송이 큰 함박눈 때문일가 사랑나무에는 햇솜같이 부드런 눈송이 호함지게 열린다 마당앞 배나무에도 구름이 가득 무너진다    
108    선과 악 댓글:  조회:1450  추천:0  2015-06-14
우화   선과  악          림금산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다. 한고을에 악한 사람과 착한 사람이 살았다 헌데 언젠가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보고 술한잔 하자고 청을 들었다. 착한 사람은 너무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착하기 때문에 가주었다. 그런데 술상에 가보니 숱한 악한 사람들이 가득 자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너무나 두려웠던 착한 사람은 근심이 태산같았다 이 악한 사람들이 오늘은 또 어떤 악한 일을 저지를지… 헌데 풍악이 연주되고 아가씨들이 줄지어 술상에 끼이여 아주 풍성한 주연히 서서히 흘러갔다. 모두다 악한 사람천지라 더럭 겁먹은 착한 사람은 빨리 깨끗이 결산해 드리고 자리를 뜨려 하는데 악한치들은 아예 착한 사람더러 돈 1전 한푼도 못내게 하고 집까지 가마를 태워 모셔다 주는게다 그래서 착한 사람은 그후부터 악한 사람을 그냥 악한 사람으로 보지 않게 되였다 차츰 착한 사람은 악한 사람도 절친한 친구로 친하게 되였다. 헌데 착한 사람의 어머님이 사망하게 되자 평소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소위 착하다는 사람들은 이일 저일 핑게로 단 한사람도 오지않았는데 악한 사람들 무리가 20여명이나 찾아와서 착한 사람 로모의 장레식을 깨끗이 치러주고 깍뜻이 많은 부조까지 하고 떠났다. 그제서야 착한 사람은 란 말을 가슴깊이 새기게 되였다. 
107    황소를 드는 아이 댓글:  조회:1888  추천:0  2015-06-13
  우화                               황소를 드는 아이                                                                                                               림금산  옛날 옛적 한 시골에 힘장수라 소문난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글쎄 그 아이가 어른들도 엄두를 못내는 황소를 건뜩건뜩 들어올렸다. 모두들 너무도 신기하여 그애를 특수한 애로 보았다. 헌데 사실의 자초지종을 알아본 사람들은 무릎을 탁 치면서 “아하, 그럼 그렇겠지, 그럴수 있구말구, 참 장한 애로구나!”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원래 이 아이는 자기집에서 송아지가 어미소의 배에서 태여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였단다. 너무도 신기하고 또 갓난 송아지가 너무 귀여워 안깐힘을 다해 안아보았다. 그후부터 그애는 이렇게 귀여운 송아지를 매일매일 한번씩 안아서는 들어올렸다. 허나 송아지는 매일매일 무럭무럭 커갔고 아이는 점점 힘에 부쳤다. 그애는 마치도 송아지와 경쟁이라도 하는듯 “허, 어제께 내가 너를 들어올렸는데 오늘은 왜 못 들어올릴담”하면서 안아올리기를 계속하다보니 꽤 큰 송아지를 쉽게 들어올리군 했다. 한해두해가 흘거가면서 송아지는 너무도 빨리 자랐고 그 아이는 점점 힘에 부쳤다. 그래서 그 애도 아버지를 따라 산에 가서 나무도 하고 들에가서 약초도 캐면서 자기의 체력도 팍팍 올려 몸을 탄탄하게 하였다. 더불어 매일 매일 송아지를 들어올리는 일을 단 한번도 빼먹지 않았다. 결국 송아지는 자라서 황소가 되였고 다부지게 몸을 굳힌 그애도 애숭이로부터 소년이 되였다. 헌데 송아지가 황소로 되였어도 그 아이는 계속하여 송아지를 건뜩건뜩 들어올리는 힘장수가 되였다.
106    우화 두 서생 댓글:  조회:1974  추천:0  2015-06-07
우화                        두 서생                                                                     림금산   옛적에 한 고을에 이름높은 서생 두분이 살았다. 헌데 이 두 분은 누구도 상대방의 재능이 자신을 초과할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여 그들은 평소 서로 만나도 자존심때문에 상대방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 두 분은 각기 고을밖에 흐르는 큰 강을 건너 야외로 산책을 나가게 되였다. 헌데 원쑤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둘이 한배를 타게 되였다.         배사공은 학식이 많은 이 두분을 배에 싣고 서서히 강복판에 이르렀다. 헌데 차츰 강바람이 세지더니 파도가 일기 시작했다. 두 서생은 저으기 근심에 싸이던 차 서로 안정을 취하느라 짐짓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여보게 만약에 말이야, 배가 번져지면 당신은 헤여나올수 있겠나?” “허, 그것두 말이라구 하는가? 난 개발헤염같은건 5섯살때부터 알았지…이젠 파도가 심할때도 곧게 서서 헤염칠수 있다네…”       “어허, 참 대단하이, 헌데 말이야 나는 서서 치는 헤염도 6살쯤엔 벌써 알았지, 지금쯤은 말이야, 개구리헤염도 잘 치고 파도가 세찰때도 태연하게 누워서 헤염칠수 있는 차원이라니깐…” 그들은 네한마디 내한마디 주고받으면서도 배전을 심하게 두드리는 파도에 겁이 나서 얼굴색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배사공은 그들의 거동을 보고 너무도 우스워 하늘만 바라보며 태연하게 배만 저어갔다… 헌데 불시에 소나기가 더욱 거세차지면서 파도는 한길씩이나 오르내리더니 그만 배를 강한가운데 엎질러 놓고 말았다. 세상의 헤염은 다 안다고 장담하던 두 서생은 물에 빠진채 헤염동작도 제대로 못하고 마구 두 팔을 휘젓더니 결국 모두 물귀신이 되고말았다. 유독 아무말도 없던 배사공만이 개발도 치고 서서치는 헤염도 치고 맥이 진하니 누워서도 헤염치면서 종내는 살아남았다. 언덕에 나온 배사공은 두 서생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고개들어 무심한 하늘만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105    노래는 계절의 변두리에서 (외5수) 댓글:  조회:1265  추천:0  2015-06-05
노래는 계절의 변두리에서 (외5수) 림금산 노래는 계절의 변두리에서 흘러나온다 봄은 아직 재넘어에 숨어있고 아직도 겨울이 머무는 창가에 노래마저 얼어있다 흐드러진 봄을 길어올리려고 화사한 님의 모습 밝히니 겨울은 절반쯤 물러나고 언덕엔 꽃향기 춤사위 법석이다 사르르 갈마드는 님의 향 찰라에 화음이 터쳐나와 육신과 혼령이 꽃보라로 만발하고 수천의 나비떼가 겨울하늘 가르며 노래의 근본을 다시 정립한다   차집의 고요 차잎이 사르르 선률에 젖는다 마음이 차분히 호수에 갈앉는다 들뜬 기분 살며시 밀고 맑은 찻잔에 살풋이 노을이 감돈다 반공중에 서리는 향이 구름을 부른다 이때라 마음밭에 펼쳐지는 평화- 평화- 어디선가 달이 둥그는 소리 귀에 은은하고 별이 스쳐가는 소리 빛으로 조로록 곬을 친다 아지마다에 실실히 드리운 아늑한 서정    창가   밝은 달이 조용히 선다 님께서 조용히 다가온다 달덩이 그 얼굴 살풋이 어깨에 기대인다 마음에도 달이 뜬다 가벼이 흔들리는 아지아지 창살에 고웁게 비끼는 풍경 마당가 은빛 너울쓴 백장미 은은한 향을 심히 토한다…   님속에 젖어들어요   환한 그 얼굴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평화가 깃든 미소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맑진 그 마음속에 쪽배를 저어 찰박찰박 들어갑니다 젖은 그 눈동자속에 이 마음 헹궈봅니다 들어만 가고 헤여나지 못하는게 참으로 이상합니다 젖어만 들고 솟아나지 못하는게 참으로 신비합니다 아예 그대속에 푹- 빠져버릴게요 그대 품에 꿈의 푸른 동산 화아악 펼쳐볼게요   당신이 곁에 있어   보름달 피여나는 포근한 이 저녁 당신이 곁에 있어 이 마음 반공중에 둥그렇게 부풀리네요 밤은 깊어 달은 흐르고 당신이 곁에 있어 이 마음 별밭에 세차게 활랑거려요 파두(波涛)높은 물굽이에 당신이 있어 두려움들이 서서히 부서지고 꿈이 익어가는 고즈넉한 이 저녁 당신의 미소가 달빛에 반사되여 산과 들을 차분히 적셔줍니다   님의 목소리   사각사각 사과씹는 소리입니다 싹둑싹둑 깍두기 씹는 소리도 곁들었네요 봄바람에 헹궈낸 소리 호수에 씻어낸 맑진 울림 은은한 커피향에 우려낸 향 짙은 음성 그래서 이 저녁 달이 저렇게 고울가요 그래서 이 밤 도글도글 별이 저렇게 익을가요                     2015년 1월 29일. 2015년 4기에서
104    순간의 소중함 댓글:  조회:1599  추천:0  2015-03-08
네 정서의 순간순간에 내비치는 그 숨결들이 푸른 잎 설레이며 이 겨울 한복판에 빛으로 보인다 창아래 웃어주는 붉은 장미의 함함히 머금은 언약이 어쩌면 너의 타오르는 정열인듯 나도 함께 불타오른다 언제면 너와 나 가장 섬세한 눈길을 부딪칠가 언제면 나와 너 서로서로의 사랑시 시어를 들여다 보며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갈가 지금 창밖에 새쪼끼를 껴입은 흰가슴의 까치가 붉게 익는 저 노을을 쪼아먹고 있다                        2015년 2월
103    동주의《부끄러움》 댓글:  조회:1764  추천:1  2015-02-13
이 세상 가장 《부끄러움》다운 《부끄러움》은 님께서만 아십니다 이 세상 가장 소중한 그 자태는 님만의 전매특허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저희는 그 어떤 《부끄러움》도 믿기지 않습니다 《부끄러움》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부끄러움》의 흉내를 내는게 진짜 싫어졌습니다 부끄러움의 깊이와 넓이를 제대로 재지 못하는것은 님한테 루가 될 일이옵기에 그저 머언- 먼 하늘만 바라볼뿐입니다.   님의 《부끄러움》은 바다도 아니고 호수도 결코 아닙니다. 바다라면 너무 갈개고 너무 소품칩니다 호수라면 너무 고요하고 너무 여립니다 님의 《부끄러움》은 바다와 호수,  바로 그 사이에 있습니다. 님의 《부끄러움》은 이 세상 그 누구도 해석할수 없는 님만의 《부끄러움》입니다.   그 《부끄러움》속에 구름이 타래쳐 흐르고 새가 날고 꽃이 피여납니다 그 《부끄러움》속에 종소리가 들리고 하까다만 바다가 내려앉고 쇠살창이 휘여들고 붉은 피가 아침노을을 곱게 물들입니다…                         2015년 1월 21일    
102    옥중생활 댓글:  조회:1961  추천:0  2015-02-01
규수 후꼬오까시 서신정 108번지 앞에는 하까다만 바다가 퍼렇게 드러누운 여기 축축한 감방 여기엔 푸른 하늘 맑은 구름도 없었다 달빛 별빛과 평화로운 해빛도 없었다 여기엔 오직 고독과 적막, 울분과 비탄밖에 없었다   매일 매일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지 않으면 안되였던 푸른 죄수복을 입은 시인 홀로 감방에서 조용히 고독을 마시며 옥중생활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꼭 해야하는 그 힘든 복역 그래야 한공기의 음식이라도 먹을수 있는 조건부 니 놈들이 무슨 일을 시킨것일가   를 시켰을가? 를 시켰을가? 알수가 없는 그 일 그 일로 자기를 먹여살리며 출옥의 희망을 품었던 북간도 사나이   오직 살아남아야 저항의 필끝을 계속 벼릴수 있었으니 몸은 여위고 살은 빠져도 오직 저항의 시편으로 민족의 홰불을 태워들기 위하여…   헌데 1945년 2월 16일 새벽 3시 36분, 옥중에서의 19개월 2일만에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절명하였다…   허나 그의 휘지않은 혼령만은 저 높고높은 별을 넘어 서서히 하늘에 올랐다   이제금 차가운 이 북국의 한겨울 꽃잎처럼 하얗게 내리는 시구(诗句)들 이 땅에 한가득 쌓여 우리와 마주한다 새벽까지 하얗게 을 이야기 한다…                                     2014년 12월 창작                                      2015년 2월 16일 추모문집 에서
101    연변근작시 일별 댓글:  조회:1665  추천:3  2015-01-27
      -6기의 연변작가협회 시분과 특집을 중심으로   강-안녕하세요? 문학살롱에서 인사드리는 강국란입니다. 당나라 시와 시인들, 송나라 시와 시인들까지 소개하면서 너무 멀리 온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여서 이번시간에는 잠시 송나라시들을 접고 우리 연변시단의 요즘 시들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져볼가 합니다. 오늘은 먼저 최근에 나온 잡지 6기에 실린 연변작가협회 시분과 특집에서 몇수 선택해서 감상하도록 하겠는데요 오늘도 연변시가 학회 부회장 림금산 시인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림-네 수고합니다. 강-네 감사합니다. 이번에 지에 모두 몇명의 몇편 시들을 소개했나요? 림-네 연변시인들 모두 20명의 걸 특집으로 실었는데요 어떤 시인들건 5수 4수 3수 2수 지어 한수만 실은 시인도 있구요 하여튼 시작품 도합 70수를 실었는데요 아마도 소설이나 수필을 위주로 하던 지에서 연변시인들 시만 한기에 이렇게 많이 실은건 처음인것 같아요. 오늘 소개할 시는 그중 제가 나름대로 선택한 10수의 시들을 살펴볼가 합니다. 강-네 참 어떤 시들인지? 궁금하고 또 기대되네요 그럼 아래 구체시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우리 연변시단의 생신한 근작시들을 맛보도록 하죠 먼저 감상할 시는 김일량시인의 시 입니다.      감자가 익는 냄새            김일량   나를 맛있게 먹는 방식을 당신은 끝내 찾아냈군요 당신이 지핀 불씨는 내가 맛있게 익기에 너무나 알맞습니다   언젠가는 누구에게 꼭 먹히여야 하는것이 나의 숙명인것을   당신의 기특한 솜씨에 나는 행복하게 익으며 당신의 그 혀끝으로 꿀처럼 감겨들어 뼈까지 주물러 주려고 하얀 속살을 번져가며 원시적인 날것을 향기로 익혀갑니다   강-김일량 시인은 농민시인으로 정지용문학상 등 많은 상들을 탄걸로 알고있는데요 그리고 58년도 생이구요 안도현 량병태에 살고있죠? 림-네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프로필은 시간상관계로 략하고 그의 시들을 살펴봅시다 이 시는 나의 순수와 당신의 나를 다스리는 솜씨, 그 기특함을 쓰고있습니다. 나는 숙명적으로 당신한테 먹히일 존재입니다. 또 먹히우길 원합니다. 더욱 향기롭게 당신한테 먹히우길 바랍니다. 솔직하고 순수한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 나를 솜씨있게 다루고 나를 맛있게 먹을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고 원시적인 순한 거칠은 착한 나를 즉 날것을 향기로 익혀갑니다. 날것—생것 가공을 거치지 않은것. 여기서 당신은 나를 먹는 사람을 말하고 나는 결국 불에 익혀지는 감자인데 감자를 의인화하여 결국 먹히움을 당하는 측을 말합니다. 부부간의 조화로움을 말했다고도 할수 있고 어떤 남녀지간의 사랑의 이치를 말한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읽는 이에 따라 그 해석이 조금씩 다르겠죠. 참 읽기에 재미다분한 그런 시입니다.   강-다음은 연길시 티비방송국에서 피디로 근무하고 있는 녀류시인 김영춘시인의 시 을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상편집          김영춘   보이는 아름다움과 숨어있는 쓸쓸함 적절하게 버무려 보기좋게 편집한다   해석하고 싶은대로 음악을 깔고 보고싶은대로 화면을 고른다   초벌화면과 완성된 화면은 녀자가 화장하기전 ,후만큼 다르다   우리의 삶 또한 편집이다   강-김영춘 시인도 많은 시를 써냈고 또 지금도 계속 다기차게 시창작을 하고 있는줄로 알고있습니다. 이 시를 해석 주시죠 림-네 이 시는 …시인 자신이 매일같이 하는 일에서 감을 찾은건데요 아주 자연스럽게 일상을 살아가는 철리를 말해주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저도 모르게 또 이렇게 저렇게 자기를 분식하지 않을수가 없음을 말해줍니다. 화면을 고르거나 음악을 깔거나 나름대로 자기의 취향에 따를때가 많죠 마치도 녀자가 화장하기 전과 후만큼 분식하기 전과 후는 확연히 다른거죠. 하지만 어쩔수가 없는게 또한 현실입니다. 편집과정을 쓰면서 나중에는 라고 합니다. 결국 우리의 삶도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합니다. 이것이 철리적으로 현실사회속의 인간을 말하고 있는겁니다.   강-다음은 소설, 아동문학, 수필, 등 여러가지 쟝르의 문학작품들을 많이도 창작하고 있는 녀류시인 전춘식의 시 “라목”을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목      전춘식   자기를 너무 알아버린 너 때가 되면 왕관도 금빛 도포도 미련없이 벗어 날리우고 지지리 못난 구석구석까지 바람앞에 솔곳이 드러낸다 그 행실에 감복한 하늘이 목화꽃 사랑을 고백하는가 라목에도 오늘은 솜옷이 두터웁네   강-라목을 통해 뭔가 말해주고 있는듯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림-어떻게 보면 인생의 시작은 누구도 자기로 자기를 모르고 살게 됩니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더욱 그러하죠. 하지만 시에서 처럼 일단 가을이 되면 나무는 자기를 알아버립니다. 인간도 지긋한 나이로 되면 자기를 알아버리죠. 그래서 쓸데없는 화려함이나 욕심같은걸 별로 추구하지 않습니다. 두손에 꼭 쥐였던걸 활활 놓아버립니다. 마치도 라목처럼 가을이 되면 왕관도 도포도 미련없이 벗어서는 날려버립니다. 영예도 사치도 장식이나 분식도 다가 자기를 속이는 부질없는 것임으 깨칩니다. 자연의 순리에 맡깁니다. 그것이 하늘도 감복하여 하얀 눈을 내려주고 사랑을 고백하면서 라목에도 솜옷-즉 하얀 눈솜으로 만든 솜옷을 두텁게 하사합니다. 인생의 참 도리를 아주 형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강-다음은 , 등 여러 신문 잡지사에 근무하시다가 지금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택시인의 시 을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벽이 없는 차간(车间)           김택   현장감독으로 서있는 목련나무도 발을 동동 구르는 엄동설한 제품 꺼낼때마다 차간안으로부터 뜨거운 공기 춤추며 묻어나오는데 뻘그럭 뻘그럭 언 비닐의 신음은 돌아가는 임팩에 감겨 언녕 죽고 옷도 못입은 못박는 총이 추위에 얼어 말을 더듬는다 시원한 바같에서 냉수를 길어 마시며 가슴으로 녹여 포장해놓은 차거운 제품들의 따뜻한 웃음에 선선한 세멘트바닥에 그대로 서서 일하고 앉아 쉬면서 줄줄 흐르는 땀으로 차간벽을 세운다 세운다   강-참으로 생활냄새가 짙게 풍겨나는 시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떻습니까? 림-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의 고된 로무생활을 쓴것 같은데요 ….지금 시인은 집안이 아닌 밖에서 겨울에 제품을 포장하는 일을 합니다. 헌데 일이 너무 힘에 부쳐 땀물이 나기에 추운줄도 모르는겁니다. 즉 로동의 중하를 말하죠. 그래서 벽도 없는 소위 차간에서 지금 세멘트바닥에 그래로 서서 또는 앉아서 쉬기도 하면서 담배한대 피고는 또 땀흘려 로동합니다. 그래서 줄줄 흐르는 땀으로 차간벽을 세운다고 했습니다. 너무 일하여 땀이 나고 또 그래서 추워도 추운줄 모르는 로동의 간고함을 잘 말해 주었는데요 중국조선족의 한국로무일에서의 쉽지않은 고생스런걸 잘 파헤쳤습니다. 어딘가 읽는 이로 하여금 찡-하게 만듭니다. 또 생활의 심층에서 고투하는 생활맛이 아주 다분한 시라고 생각합니다. 고된 로동속에서의 삶을 위한 고투를 써냈다는데서 뭔가 시사해주는 시라고 생각됨   강-다음은 다년간 주당위 재무처에 근무하면서 많은 시들을 창작했고 또 많은 상들을 수상한적 있는 녀류시인 심예란의 시 를 함께 감상해 보겠습니다.   주산알 튕기며        심예란   눈알아 파도야 내 가슴으로 오라 악어의 이발과 기린의 목과 내 등높은 발가락을 매정한 네 혀바닥에 숨겨다오 너를 구워먹어 아픈 내 머리를 잘라내고 시든 꽃향기 맡듯 저문 사랑의 자취를 맡고 싶어라 너의 내장을 꺼내 헹구면 살인은 너무 비싸 차라리 강한 망각에 복종할 일이고 보석은 공포만 끌고 다녀 차라리 구멍뚫린 양말에 키스할일이다 더는 죽음이 아니되게 감로수를 먹일 일이다 너의 회전이 가속될수록 돈은 돈이 아니고 내것은 내것이 아니고 나는 내가 아니다   강-여기서 주산알은 돈을 상징하는것 같은데요. 이 시를 해설해 주시죠 림-네 이 시는 …여기서 주산알을 튕기는건 결국 돈을 계산하는 것이고 돈은 돈만으로 의미가 있지 인생이나 삶과는 별개의 문제로 나서고 있습니다. 오희려 돈이 참인생의 참삶과는 정 반대작용을 놀고있음을 말해주지요. 그래서 시의 마지막부분에 돈은 돈이 아니고 내것은 내것이 아니고 나는 내가 아니다고 웨칩니다. 결국 돈은 나의 삶의 본질이 아니고 전부는 더구나 아니고 나의 생의 본질이 돈의 지배를 받음으로해서 심히 외곡되고 파괴됨을 쓰고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금전만능을 추구하고 저도 모르게 금전의 노예가 되여 원래는 가치있는 존엄을 돈때문에 가치를 잃어버리게 하는 페단들이 비일비재이지요. 이 면에서 이 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강-다음은 주필을 맡고 있으면서 많은 시들을 창작하고 있는 김영건시인의 시 를 함께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꽃나무        김영건   흰 달이 동천에 올라서면 달속에 계수나무 하얀 뱀 두마리 쪼각배는 구름에 실려 도꾜를 향한다 목마른 섬나라에 눈처럼 흰 사쿠라꽃 피고 그리움의 꽃잎 눈부신 은하강 내려 두만강 별빛으로 젖어흐른다 멀리 저 멀리에서 흘러가는 고운 버선발 둘 선한 눈망울 둘 하늘호수 흰 달 허물며 두 줄기 그리움 맑게 길어 계수나무 붉은 열매로 무르익었다.   강- 이 시에는 뱀 두마리, 버선발 둘 등이 있는데요 무엇을 말할가요? 림-네 이 시는 …시인의 사랑하는 안해와 사랑하는 따님은 지금 모두 일본에 갔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그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들에 대한 환영과 그리움이 또 두만강기슭에 전해옵니다. 여기서 사쿠라꽃은 일본을 상징하고 두만강은 연변 즉 고향을 상징한다고 할수있죠. 고운 버선발 둘이나 선한 눈망울 둘 등은 모두 착하고 수집고 아직 오염도 안되고 순수한 나의 안해 나의 딸의 성품을 잘 그렸습니다. 이런 그들이 국제적인 대도시에서 구경 어떻게 그 복잡다단한 일상을 헤쳐나갈가? 시인은 지금 그게 궁굼하고 그게 근심되는겁니다. 여기서 두 줄기의 그리움은 두 눈길을 말할수도 있고 안해한테 대한 그리움과 따님한테 대한 그리움을 말할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시인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나중에 는 구절로 안위를 얻고저 합니다. 언어표현이나 이미지나 심히 아름답게 된 시입니다.   강-다음은 다년간 도문시 세무국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수필, 시들을 창작하고 있는 녀류시인 김경희의 시 를 함께 감상하고 그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김경희   하늘과 땅사이 그 넓은 폭일지라도 사이사이 주름잡아 꼭 쥐여짜면 무엇이 남을가   산과 산의 릉선사이로 흐르는 부드러움의 운치가 가슴의 후미진 구석구석 비집고 들어온다   부드러움이 샘으로 우리의 혈관속 흐를때 해빛은 얼마나 화사하고 별빛은 또 얼마나 차분할가   파도는 그냥 파도이지 않듯이 파도를 이루는 물이 또 얼마나 유연한것인지   천지를 진감하는 폭우의 저 먼 발치에 지긋이 우릴향해 서있는 무지개의 미소 아련하다   해면속에 마지막까지 들어있는것은 물이였다 다문 한방울이라도 그의 이름을 해면이게 한것은 물의 존재였다   하늘땅 사이를 세상이라 불리게 한것은 그 사이를 흐르고있는 물의 순수였다   강-이 시를 보면 물의 작용이 아주 큰것 같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가요? 림-네 그렇습니다. 물은 참 이상하리만치 신비로운 물건입니다. 지구상에 70프로가 물이랍니다. 그리고 사림의 인체에서도 70프로가 물이라고 합니다. 물은 또 얼면 아무리 무거워도 물우에서만은 뜹니다. 다른 물건은 무거우면 물에 깔앉는데 말입니다. 돌멩이도 물에 갈앉는데 돌멩이보다 엄청 더 무거운 얼음덩이도 물우에서는 뜹니다. 시에서 구체적으로 본다면 산도 물이 있어 즉 수분이 있어 숲도 펼쳐지고 산다운 생명있는 싱싱한 산이 되고 사람의 생명도 물때문에 싱그럽고 파도는 그렇게 날카롭고 거세차지만 파도가 만들어진는것은 물입니다. 또 해면을 해면으로 부드럽게 만든것도 물입니다. 나중에는 하늘과 땅을 이어놓은것도 물입니다. 비로 혹은 눈으로 하늘과 땅을 이어놓지요 그리고 시에서는 마지막에 또 물의 신비성만을 썩 더 초과하여 물의 순수함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물을 아름답게 써낸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다음은 림금산 시인의 시 을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림금산   눈물을 버리지 말아라 놋대야에 잘 담아뒀다 화분에 주어라 그러면 눈물을 먹고 꽃은 피여난다 그 꽃에서 풍기는 향기는 눈물냄새가 나리라   아픔을 버리지 말고 하얀 손수건에 잘 싸두어라 그랬다가 가슴에 번열이 날때 꺼내보면 가슴에 봄이 내려앉는다 그 봄이파리에는 고름이 탐스럽게 열릴것이다   강-눈물도 버리지 말고 아픔도 버리지 말라고 했는데요 왜서죠? 림-네 사실 살아간다는것은 어찌보면 하나하나의 아픔의 련속이라고 할수도 있고 눈물의 련속이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어느 아름다운 사랑에 눈물이 동반되지 않은것이 있고 아픔이 동반되지 않은것이 있습니까? 또 반대로 눈물 한방울 없는 사랑과 아픔 한쪼각 없는 사랑이면 남들도 감동시키지 못하고 사랑을 깊이하고있는 장본인들도 감동받지 못할수 있죠…물론 여기서는 극적인 사랑이나 문학적인 사랑을 말한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습니다. 사랑다운 사랑을 한번 뻐근히 해보자면 눈물과 아픔이 이렇게 저렇게 동반될수도 있겠죠. 그래서 눈물은 아까운 거고 아픔도 또한 소중한거라 생각됩니다. 이 시는 아마 그런 눈물과 그런 아픔을 쓰려고 한것 같아요.   강-마지막으로 연길시 방송국에서 편집사업을 하면서 시창작도 하고 번역도 많이 하고 있는 김견시인의 시 “게”를 함께 감상하고 그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            김견   천지 창조 6일째 바닷가에서 유유히 게 낚시를 즐기고 있는 신, 낚시에 걸린 큰 놈, 작은놈, 검둥이, 민둥이, 털복숭이…게들이 육속 구럭에 담겨지고…허리를 넘쳐 배부를법도 하건만, 아직 성차지 않는지 하늘향해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게구럭, 지나가다 구럭속을 들여다보고 갸우뚱하고 지껄이는 갈매기, “꽤 많이 낚으셨네요 근데 왜 뚜껑을 다지, 저러다 다 기여나와 도망가겠어요” “허허, 걱정없다, 한놈도 빠져나가지 못할것이니” 여유만만 부표만 지켜보는 신의 옆얼굴을 쳐다보다 말고 다시금 구럭속을 한참 갸웃거리다 이윽고 신의 말씀을 알만하다는듯 까르륵 웃음을 터뜨리며 날아오르는 갈매기, 하늘 가득 하얗게 울려퍼지는 갈매기의 웃음소리…구럭속에서는 밀고, 당기고, 물고, 늘어지는 동생공사의 사투가 한창이다.   림-해설: 지금 조물주가 천지를 창조할때 제6일째 각종 동물과 새와 물고기 등을 만들었다고 자료에 나옵니다. 아마 그래서 6일째라는 말을 꺼낸것 같습니다. 시인은 성경의 창세기부분을 읽은것 같습니다. 그런데 관건은 신이 잡아내는 게들이 아무리 도망치자고 해도 도망칠수가 없다고 신은 믿고 있습니다. 왜? 게들은 구럭안에서 저들끼리, 밀고 당기고 물고 늘어지는 동생공사의 사투를 벌리는데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동생공사-함께 살다가 같이 죽는, 사투-죽고사는 싸움. 이 부분이 이 시에서는 관건이고 핵이고 문제의 고리입니다. 즉 구럭속은 결국 속세의 인간들을 말합니다. 누가 올라가면 긁어내리고 누가 더 먹으면 질투 시기하고 결국 너도 못먹고 나도 못먹어야 말이 없습니다. 앞집에서 잘사면 뒤집에서 배아파 하고 누가 잘되면 배아파 견디지 못하는 …그러다가 결국은 너도 못되고 나도 못되는 국면을 초래하고 마는 요즘 욕념이 맣고 시기 질투가 많은 인간들의 병적인 심태를 날카롭게 꼬집었습니다. 이 면에서 이 시는 그 의미가 있겠죠   강- 네 도라지지에 나간 연변시인들의 근작시들 가운데서 10수의 시들을 선택해서 감상하고 해설도 들어보았는데요 어딘가 재래의 시들보다 생활맛이 더욱 짙고 우리 주위의 생활과 많이 가까워진 감이 드는데요 오늘 감상한 시들에 대해서 총적 평가를 내린다면 어떻게 말할수 있을가요? 정리해 주시죠? 림-네 네 참 옳은 말입니다. 여기서 시간상 관계로 10수만 감상했는데 그외의 시들도 많은 시들이 생활냄새가 아주 짙게 풍겨났습니다. 지난 한시기의 시들과 이 면에서 확연히 다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감상한 시들가운데도 거의 대부분이 생활속에서 우려낸 시들입니다. 여기 김택의 차간벽을 세운다는 시라든가, 김영건의 일본에 간 두 여인을 그리는 시라든가, 심예란의 주산알을 튕기는 가운데서 흘러나오는 시라든가, 김일량의 감자를 구워먹으면서 자기가 감자가 돼가지고 감자역을 하면서 쓴 시라든가, 김영춘의 편집사업하는데서 흘러나온 삶에 철리시라든가, 림금산의 사랑속에서의 아픔과 눈물을 반죽한 시라든가 김견의 게낚시질하는 시라든가…모두가 생활속에 발을 깊이 묻고 그속에서 무언가 빛을 뿌리는 걸 뽑아내여 읊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냄새가 다분해도 그저 실생활을 피상적으로 체험하고 써낸 시들이 절대 아니고 실생활을 탁마가공하고 예술적으로 나의 숨결로 만들어서 시적으로 일정한 깊이를 파면서 재창조했다는게 참 기껍습니다. 김견의 게를 쓴것같은건 오묘하게 이야식으로 엮으면서 그속에 뭔가 빛뿌리는걸 박아넣었는가 하면 김영춘시인의 편집생활에서 흰트받은 시는 일상적인 편집생활로부터 인생철리적인걸 도출해낸것이라든가….이 면에서 이번의 시특집이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고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또한 좋은 성과라고 할수있겠죠…   강- 네 연변시인들의 근작시 10수를 감상하다보니 어느덧 약속된 시간도 다 되였네요 오늘은 연변의 20명시인들의 시작품 70수가운데서 림선생님께서 임의로 선택한 시 열수를 감상하면서 우리 시단의 그 어떤 변화같은것을 어느정도 엿볼수 있지않았나 생각됩니다. 참 좋은 시간이 되였다고 생각되네요 앞으로도 연변문학, 장백산 연변일보 등 신문, 잡지들에 실리는 근작시들을 가끔씩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가 합니다. 오늘도 림선생님 수고많았습니다. 림-네 수고하셨습니다. 강-네 그럼 이것으로 오늘 문학살롱프로 여기서 이만 줄입니다. 이 시간 프로 편집에 김철운이였습니다.  
100    생가의 겨울 댓글:  조회:1761  추천:0  2015-01-25
여기 생가에 칼바람이 부는 리유는 바로 동주의 날이선 코마루선이 북국에 매서운 기운 몰아와 후꾸오카의 겨울을 후려치기 때문이다   여기 생가에 맑은 겨울해가 활보하는 리유는 바로 해살의 아지마다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동주의 뜨거운 속심이 올올히 묻어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숨죽이고 바라보아라 여기 기슭마다 풀잎마다에 터쳐오르는 오리오리 향수는 동주의 눈빛에서 고여낸 고향의 익은 이슬이다   조용히 옷깃을 여며라 가슴가슴에서 괴여오르는 설음과 아쉬움이 생가에 숙연히 모여 별의 비밀을 하나, 둘 밝혀간다   그리고 머리들어 창공을 바라보아라 생가의 상공에 가득 떠오른 동주의 시향이 지금쯤 륙도하를 포근히 덮어 또하나 크고도 호함진, 솟아오르는 새봄을 잉태하고 있다                      2014년 12월 20일.      
99    인간의 한계 댓글:  조회:1856  추천:1  2015-01-24
          요즘 중국시단에서 인기를 한몸에 받고있는 락영시인(원명:황노파)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게 되였다 참 탄복이 가는 시인이였다. 그가 어린 시절, 부대에서 군관으로 근무하던 그의 아버지가 퇴대하면서 조직의 분배에 잘 복종하지 않았다 하여 3년판결을 받는다 아버지는 화김에 약을 먹고 자결한다 란주로부터 녕하 은천으로 이사하여 고독한 동년을 보내던 락영시인은 중국서남의 편벽한 곳에서 고등학교시험을 치는데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대학인 북경대학에 입학한다. 1998년에 그는 또 중국구라파국제공상학원을 졸업하고EMBA학위를 획득한다.             더구나 그후에는 중앙선전부에 배치받는다. 더 후에는 또 중국시장협회 회장조리(中国市长协会会长助理)로도 사업한다. 이만하면 어느정도 학자타입이고 또 권력기관의 정치물도 어지간히 맛보았다고 할수있을것이다. 하지만 그한테는 이것도 썩 마음에 내키지 않은가 보다 후에 그는 또 북경중곤투자집단동사장(北京中坤投资集团董事长)으로 있으며 유람풍경구를 개발하면서 처음으로 중국제4대상업모식을 창도하여 기업계에도 엄청난 센세이숀을 일으켰다. 물론 돈도 많이 벌었다.           헌데 그가 창업초기부터 아니, 중앙선전부에 있을때부터 절친하게 지냈던 그의 동아리들이 그를 배신할줄이야. 그들은 락영의 밑에서 일하면서 그의 회사돈 3천만원이나 움직여 락영 몰래 회사하나를 더 꾸렸던 것이다. 일시에 전신에 배신감이 몰려들면서 피가 거꾸로 솟았다. 인간의 욕심과 허영심은 오랜 옛정까지 여지없이 짓뭉개버리고 돈의 회오리바람에 휘청인것이다. 그는 강한 정신적인 공허감을 느꼈고 고독의 심연속에 깊숙히 빠져 허우적이였다. 3천만원이 그한테는 별로 큰돈은 아니였지만 정수리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인간의 비탈아진 량심은 더는 눈뜨고 볼수가 없었다. 그는 시를 썼다. 고독과 방황, 인간에 대한 절망과 우정에 대한 불신임, 그는 그래서 아마 시에 그렇게도 많이 비탄과 우수를 담아낸것은 아닌지? 그런 시들이 차츰 축적되면서 중국시단을 놀래웠다. 하여 그는 중국시가학회 리사로, 북경대학신시연구소 부소장으로 발탁되기도 한다. 그는 근년래 시단에서 크게 각광을 받으면서 시집 “다시는 나를 사랑하지 말라”, “우수를 거절한다”, “락영집”, “도시류랑집”, “7+2등산일기” 등 시집과 중편소설 “푸른 태양”등을 써냈다.         몇몇 기업가들이 그한테 도대체 얼마만큼한 돈이 있을가고 서로 맞춰보기까지 했다는데 나중에는 그가 어지간히 큰 섬(岛)을 살수있는 돈까지 있다고 짚고 있는걸 봐선 그는 돈에서도 자유를 얻은 시인이였다. 하다면 이제 그한테 무엇이 더 필요할가?        헌데 그는 이에 만족함이 없다. 그는 크게 배신당한 일이 있고 인간의 존엄과 량심에 한대 얼얼하게 얻어맞은 일이 속에서 내려가지 않았을것이다. 요즘 그는 세계적으로 폭팔성적인 소식을 또다시 터쳐내 세인을 놀래우고 있다 그는 기업을 경영하고 시를 쓰는 와중에도 등산을 꾸준히 견지하면서 인간의 극한에 도전하고 있었는데 이미 전 세계의 가장 높은 봉우리 즉 7대봉우리를 다 독파하고 남극주와 북극에도 다녀왔단다 지금까지 7+2를 성사한 분은 전 세계적으로 15명밖에 없다는데 그가운데의 한사람이 바로 락영시인이다. 하여 그는 세계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시를 쓰는 시인으로 되였다.            그의 시는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되였다. 그의 특이한 경력으로 하여 그의 시 또한 아주 특이하고 개성적이였다 헌데 거기서도 제일 주목되는건 그의 시에는 한결같이 랑만이 없다는것이다 시편마다 쓸쓸하고 비참하고 지어 랭혹한 그늘까지 비껴있는게 독특하다. 그가 해발 5,895m의 세계 7대륙 최고봉중 하나이자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산을 독파하고 돌아올 무렵 북경대학에서는 그의 시집 “7+2등산일기”에 대한 출간기념회로 한창 열기를 띠고 있는 참이였다 그가 금방 인간의 극한에 도전하면서 생명의 위협속에서 살아나와 인간속세에 내려와서 자기의 시집 출간회 분위기에 들어설때 그의 감수는 과연 어떠했을가? 절대로 기쁘지만은 않았을것이다.             그한테는 지위나 권력이나 돈도 다가 만족을 줄수없다. 그가 지금 제일 관심하는 일은 바로 인간의 본능적 약점에 대한 투시(透视)와 인간의 극한(极限)에 대한 도전과 그런 도전으로부터 오는 짜릿한 시적인 그 어떤 감수일것이다 그는 자기를 포함한 인간을 항상 이 세상의 제일 끝머리의 한계점에 세워놓고 그 심태와 느낌을 새김질하면서 인생을 다루고 인간을 사색하고 있는것이다. 그는 일단 이런 소재로 시를 쓸때면 비애와 그리움과 동경속에 푹 젖어 밤잠도 설칠때가 많단다               참으로 우리 속세인간들로서는 리해하기 힘든 그런 경지에 매달려 자기를 저울질해보고 자기를 반추하고 인간의 심령깊이를 자대로 재보면서 세상의 풍전등화를 눈여겨 보고있는것이다. 인간의 삶의 시작은 구경 어디서부터이고 인간은 구경 어디로 가야하는가? 돈이란 무엇이며 지위란 무엇이며 권력이란 무엇이며 인간덕성의 최고경지와 최저경지는 또 어떤것인가? 락영시인앞에서 우리는 그 어마어마한 마음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물(物)보다 령(灵)을 속속들이 참빛질하는 그 예리함에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수가 없는것이다. 락영시인은 바로 이런 속세인간들이 엄두도 못내고 있는 그 인간심해의 바다에서 티끌과 진주를 가려내며 인간이 아직 닿지 못하고 있는 극한에 우뚝 서서 찬서리가 뽀얗게 낀 짜릿한 느낌을 혼자만 맛보며 세상을 웃고있는게 아닌가?  추구란 무엇이며 성공이란 또 어떤 것일가? 이런 숙제앞에 락영시인이 엄숙한 모습으로 또 현란한 빛으로 지금 우리앞에 걸어가고 있는것이다…     
98    동주의 넋 댓글:  조회:1554  추천:0  2015-01-24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은 하얀 넋, 심히 부드러운 눈매에 조금은 날카로운 코마루가 추모의 물결타고 가슴가슴들에 흘러넘칩니다 현애탄을 날아넘어 도지샤정원에도 한강기슭 연전 뜨락과 대동강가 숭실학교 상공에도 그리고 여기 광명학원 옛터에도 혼불은 그냥 타끓습니다   《십자가에 모가지를 드리우고 어두운 하늘아래 조용히 흘린 피》 지금 그 피를 마시고 숱한 수풀과 령(灵)이 깊숙히 자라올라 산림을 이루었습니다 그 숲속에서 날아오르는 새떼들 명동의 하늘에 가득 떠 올랐다가 님의 숨결을 세상만방에 휘휘 날굽니다  
97    생가 4 댓글:  조회:1856  추천:1  2015-01-21
          -우물   들여다 보면 파아란 하늘이 있습니다 파아란 하늘의 하얀 구름도 보입니다 밤이면 또 밤하늘의 별도 그안에 떠있어 그 별들을 다 세일듯 합니다 바람도 그속에서 노래합니다 아침이면 님의 동심이 몽-몽 솟아오릅니다 우물가에 가득 서리는 물안개는 님의 숨결로 지금 물그물을 가득 만들었습니다   아- 오- 우물에 대고 동주네 처럼 소리쳐 불러보면 아- 오- 그네들의 그때 그 소리 그대로 울려나와 우리의 귀에 따갑습니다                    2014년 12월 1일. 
96    생가 3 댓글:  조회:1658  추천:1  2015-01-18
  해마다 륙도하 기슭에 파르스름 봄이 깃들면 그네들은 이 마을에서 제일 큰 집인 동주네 집에 모여 봄향기를 휘휘 저으며 또랑또랑한 눈빛을 파랗게 물들였다   마당에 있는 자두나무를 에돌아 지붕 얹은 큰 대문을 나서서 터밭과 타작마당에서 몽규랑 뒹굴어 놀았다     언덕중턱에 보이는 은근한 교회당 고목나무 우에 올려진 종각에서 푸른 종소리 물결쳐 내달아 오면 밝고 맑진 눈 더욱 빛내이며 건너편 동남쪽에 글소리도 랑랑한 큰 학교건물과 주일학교 건물들도 얇은 미소속에 바라보았다   북쪽 울밖에 있는 살구와 자두의 과원에서 또래끼리 뽕나무 오디를 따먹기도 하면서 동쪽 쪽대문밖 우물도 길어 마시며 서울에서 오는 어린이 잡지도 네먼저 내먼저 읽었다                                2014년 12월.
95    윤동주 생가 댓글:  조회:1813  추천:2  2015-01-15
생가 1   지금 님께서 막 달려나와 반가이 마중해 줍니다 그 부드러운 미소가 피부에 따갑게 닿아옵니다 그 수집음 타는 얼굴빛이 눈앞에 사랑으로 펼쳐집니다 온 몸에서 풍겨나는 향기로운 시향 생가의 구석구석에 랑자합니다 물난 두리상, 태우다만 등잔불 굽이굽이 그리움을 가득 피워올립니다 뒤마당에 가득 자란 모기태쑥을 할아버지와 함께 그득 안아오는 그 모습이 이 저녁에 자꾸자꾸 눈앞에서 어른거립니다…   생  가  2   볕에 잘 구워진 회색기와 옛향기는 몰-몰 피여오르고 연새는 날듯 하늘에 깃을 치는데 노란 벼짚으로 하나, 둘 꽁-꽁 동여맨 메주덩이 구수한 내음을 뜨락 가득 풍긴다   동주랑 몽규랑 뒹굴어 놀며 ㄱㄴㄷㄹ…익혀가던 젖내나는 우리 말 그 음절들이 지금도 찰랑찰랑 한마당 넘친다
94    나와 새 댓글:  조회:1603  추천:0  2014-10-18
한마리 하얀 깃을 가진 이름모를 새가  반가이도 나의 가지에 앉았다 순간 마음은 설레인다 손끝이 떨린다 숨결이 거칠어 진다 나는 숨을 죽이며 마치도 화가가 매화앞에서 조심스레 붓을 쥐듯이 마음을 다잡는다 나는 새의 몸에 그림을 그려준다 새는 지친듯 까딱않는다 나는 새의 날개에 바람을 넣어준다 새는 날개를 조금씩 움직여 본다 나는 새의 눈동자에 별을 띄워준다 새는 망망한 하늘을 바라본다 결국 새는 한잠 푹 자더니 하얀 깃을 다듬는다 새한테 아침은 날기를 원하는 시각일가? 새는 나한테 뭔가를 바라는듯 오래동안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나는 새의 뜻을 읽을수가 없다 새는 가벼이 난다 기우뚱 몸을 휘청이면서도 난다 멀리로 갈수록 작아지는 한점 새가 다시 나한테 돌아올지? 아님 저 끝간데 없이 펼쳐진 하늘속을 날다날다 어느 이름없는 수림속에 내려 둥지를 틀고 새끼들한테 나의 이야기를 쑤알일지…                             2014년 9월 24일작                         2015년 1월 에 발표
93    저물녘 댓글:  조회:1719  추천:0  2014-09-20
             한옥광 작,  림금산 옮김   그는 나한테 묻는다 시란 어떤 물건인가요? 가을저녁의 어둠은 빨리도 온다 나는 손을 들어 그한테 가리켰다 저어기 돌걸상에 앉아 계시는 한 눈먼 로인을 그의 하얀 적삼엔 지금 노오란 나비가 내려앉았다 저렇게 서로 리해할수없는 두 마음이 저녁의 락조속에 서로 깊이 숨기고 터놓지 않고있다 이 무렵 그 어떤 언어로도 로인의 심사를 알아내지 못한다 만물에 대한 리해는 강요해선 안되는 것이다. 나는 대답한다 7백여년전 나의 한고향 친구 원호도 정이란 어떤 물건인가고 물었었다. 가을의 사과는 방불히 다시 꽃피는 계절로 돌아온듯 싶다 헌데 나는 또다시 옛적의 울바자가 생겨날가 두려운 감이 나서 손을 움추렸다 날은 이젠 정말 어두워 졌다 나는 눈주어 다시 바라보았다 저 멀리 돌걸상우에는 한마리의 개똥벌레가 고요히 앉아 깜박이고 있었다.                   ( 제6기에서)         (에 수록됨)-2014년--작가출판사
92    부리 고운 새 댓글:  조회:1636  추천:1  2014-09-14
               어느날 나의 메일에 새 한마리 날아들었다 부리 고운 새 흘리는 울음마저 은방울 굴리는듯 고운 소리… 하지만 울음의 내용은 곱지만은 않았다. 압력이 느껴졌고 쨍-하니 아픈 사연…   순간, 메일의 글줄들은 줄줄히 온갖 울음으로 장식되였다 눈물향이 진동하는 눈물잔치였다 지어 싸이트 자체가 처량한 눈물속에 휘청이였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안아본 게세찬 울림이였다 지구천정이 흔들리는 느낌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 소리가 가까이 느껴질수록 달리고 넘어지고 다시 또 내닫는 소리 거치른 소리…땅-하고 울리는 총성!   가슴속 밑창까지 짜릿하게 흘러드는 끈쩍끈쩍한, 비릿한 그러나 또한 담담하면서 눈앞이 뿌잇한 피가 넘어지는 소리였다 피가 다시 일어서는 소리였다 피가 또 허겁지겁 달려가는 소리였다…   피는 마구 강에 뛰여들어 물결과 함게 잔파도가 되였다 거침없이 일어나는 거품이 되였다 피의 머리칼이 솟았다 갈앉았다 아짜아짜한 장면의 반복…   아침노을이 강을 잠에서 일으키는 순간 파도는 다리미질 한듯 반듯하고 반듯한 수면우로 피는 무리지어 솟구치며 다시금 대지를 굽어 마지막 눈물 짜던지고 어디론가 멀-리 줄지어 날아갔다…   어느날 나의 메일에 갑자기 또 새 한마리 날아들었다 부리 고운 새, 흘리는 노래마저 은방울 굴리는듯…                           2014년 9월 10일 저녁 8시 15분.                           (에 발표)
91    댓글:  조회:1776  추천:1  2014-08-31
  풀들은 지금 비가 그립다 언제면 올가 한결같이 하늘을 우러른다 헌데 하늘이 멀리로 달아난후 와야할 비가 꼬리도 안보이게 아득히 멀다 그 피같은 한방울이 그리워 잠에서 소스라친다. 이게 어느 땐가, 21세기도 한창 무르녹는 이때 세상은 저만치 멀리 가버린 지금 나의 풀들은 아직도 말할줄 모르고 또 말할수 있는 분위기도 못 찾은채 그저 안타까운 몸만 구슬프게 휘젓는다 구름을 잘 에워오던 하늘신은 어디갔을가? 속세가 만들어낸 대포라도 쏴야 할가? 추운 겨울엔 미치도록 그립던 볕이 이 삼복염천엔 울고싶도록 싫다 저 높고 높은 별을 넘어 구름의 고향에서 폭포가 터져 올 날이 있을가? 장대같은 비줄기가 갈라터진 이 땅을 북처럼 두둘겨줄 날이 과연 달려올가? 한 닷새, 아니 한 열흘 줄창 끝기지 않고 저 언덕을 시원히 적셔줄 나의 신이 그립다…                                (2014년 에 발표)
90    가을과 고독의 시인 김현승 댓글:  조회:2072  추천:2  2014-08-31
신금철--가을, 하면 떠오르는 시인은 바로 김현승이라고 들었는데요 가을과 고독의 시인으로 불렸던 다형(茶兄) 김현승(1913∼1975) 시인. 김현승은 유독 가을과 고독에 관한 시를 많이 남겼다지요. 또한 그 시들이 유독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요. 대충 짚어 봐도 , , , , , , , , 등등. 가을에 대한 시와 고독에 대한 시가 너무나 많은것 같습니다. 그럼 먼저 가을과 고독의 시인 김현승의 생평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림—김현승시인의 생평소개 김현승은 전남 광주에서 출생하여, 부친의 사역지를 따라 제주에서 잠시 성장하다가 7세 때부터 다시 광주로 이주해 성장했다. 호는 차를 좋아해서 다형이라고 달았단다. 부친 김창국(金昶國)은 평양에서 신학을 공부한 지식인이었다. 이러한 혈연적 전통은 김현승의 시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광주 소재 숭일학교 초등과를 졸업하고 숭실전문대학(숭실대학교)을 졸업했다. 대학 재학중이었던 1934년에 모교의 교수였던 양주동의 추천으로 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1951년 고향 광주에 있는 조선대학교 교수로 취임하였고, 조선전쟁 와중에서도 을 창간 자칫 단절될번 했던 광주 문학사의 맥을 이어주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조선대 재직 시절 지역을 근거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문병란, 이성부, 오규원, 문순태, 이근배, 김종해 등 40여 명을 에 추천하여 후진을 양성했다. 1960년 모교의 후신인 숭실대학교 교수로 취임하여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다가  1975년 4월 고혈압으로 쓰러져 타계했다. 최근에는 탄생 100주년 앞두고 그의 문학적 고향인 광주에서 그의 문학사적 족적과 시 정신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을 활발히 해나가고 있다. 제자들을 중심으로 다형 김현승 시인 기념사업회가 발족되어 다양한 문학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신—그럼 먼저 김현승시인의 대표작의 한수인 “견고한 고독”을 함게 감상하시죠 견고한 고독              김현승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 그늘에 빚지지 않고 어느 햇볕에도 기대지 않는 단 하나의 손발 모든 신들의 거대한 정의 앞엔 이 가느다란 창끝으로 거슬리고 생각하는 사람들 굶주려 돌아오면 이 마른 떡을 하룻밤 네 살과 같이 떼어주며 결정된 빛의 눈물 그 이슬과 사랑에도 녹슬지 않는 견고한 칼날 발 딛지 않는 피와 살 뜨거운 햇빛 오랜 시간의 회유에도 더 휘지 않는 마를 대로 마른 목관악기의 가을 그 높은 언덕에 떨어지는 굳은 열매 씁쓸한 자양 에 스며드는 네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 신—림선생님께서 해석을 하겠습니다. 림—해설 김현승의 고독 시리즈는 관념적인 부분이 있어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을에 이 시를 읽을 때는 가슴 한복판으로 시어들이 밀려들어올 때가 있다. 시의 모든 사물들은 고독을 향해 수렴되어 있다. 얼굴, 손발, 창끝, 떡, 칼날 등의 시어가 내 모습과 함께 중첩되고 이것은 다시 고독의 공간으로 수렴된다. 세파에 찌든 우리들의 모습은 “껍질을 더 벗길 수도 없이/ 단단하게 마른/ 흰 얼굴”과 다름 아니다. 그곳에서 가녀린 창끝을 의지해 살아가지만 굶주린 삶의 고난함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고고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다. 고독한 시간들 속에서도, 영어(囹圄)와 같은 삶의 시간들 속에서도 고독한 영혼을 보듬어 안으면, “마른 떡을 하룻밤/ 네 살과 같이 떼어”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 무상한 삶의 내력들이 충만한 생명력을 가지게 될 수 있는 힘이 된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삶을 자학하고 훼손해 왔는가. ‘생명의 마지막 남은 맛’을 느끼기 위해 우리의 영혼은 얼마나 노력했는가. 고독을 느끼는 가을의 시간. 고독을 통해 우리 영혼의 소중함을 단 하루만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충만한 시간들을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신—다음은 역시 김현승시인의 대표적 작품 “플라타너스”를 함께 감상하고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이제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오늘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플라타너스 나는 너를 지켜 오직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 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신—여기서 플라타너스란 가로수의 일종을 말하는것 같은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해설해 주시죠   림—해설    가로수, 플라타너스의 모습에서 꿈과 헌신적 사랑, 그리고 삶 속에서 만나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반자의 정을 느끼고 그와 마음을 주고받고 싶어 합니다. 아름다운 꿈과 사랑을 지닌 고마운 동반자에게 영혼을 불어넣어 주고 싶지만, 그러나 그것은 신(神)만이 할 수 있는 영역.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 같이 흙으로 돌아가는 그 때까지 서로 함께 동행 하며 이웃으로 영원히 남고 싶다는 마음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김현승님은 일제 식민 치하에서 강인한 의지와 민족적 낭만주의 경향의 시를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나 일제말기 타협을 거부하고 절필하였다가 해방 후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시는 1953년 ‘문예’지에 발표한 시로, 완숙한 서정성과 사물의 본질을 깊이 보려한 김현승 제2기의 작품입니다.   이 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과의 상관관계 속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서로의 고독한 영혼을 달래며 겸허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꿈과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를 읽으며 외롭고 고달픈 오늘의 삶을 자연과 잘 어울려 아름답고 평온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신—다음은 역시 김현승 시인의 대표적 작품 “눈물”을 함게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눈물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신—해설을 부탁드립니다.   림--해설     주제 : 순결한 삶의 추구와 생명의 심화. 제재 : 눈물의 의미. 성격 : 상징적, 종교적, 명상적. 어조 : 간절한 기원과 염원의 어조. 분위기 : 경건한 분위기. 심상 제시 방법 : 비유적 심상. 단락 구성 :     제1연 ㅡ 순결한 생명에 대한 염원.     제2연 ㅡ 순수 결정체로서의 눈물.     제3,4연 ㅡ 절대적 가치로서의 눈물.     제5,6연 ㅡ 순결한 생명으로서의 부활과 눈물의 의미. 출전 : (1957.) 시어 및 구절 풀이 더러는 /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ㅡ 우리는 때묻은 세상의 일상적 죄악과 불순에 젖어 살고 있지만, 풍요로운 땅에 떨어지는 부활의 씨앗이 되고 싶다는 염원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참된 신앙의 고백으로, ‘눈물’을 순결한 생명에 대한 염원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제5연의 ‘열매’을 염두에 둔 복선적 역할도 갖고 있는 구절이다.  참고 : 이 구절은 ‘마태복음’ 13 :3 ~ 8에 있는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혹 백 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와 연관이 있다. 흠도 티도, / 금 가지 않은 ㅡ ‘눈물’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눈물에는 일체의 비순수(非純粹)가 존재하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ㅡ ‘눈물’은 시적 자아에게 있어 가장 순수한 결정체로서의 생명의 가치임을 단정적으로 말한다. 더욱 값진 것으로 / 드리라 하올 제 ㅡ 시적 자아가 지닌 가치 가운데 ‘눈물’보다 더 순수하고 깨끗한 가치를 내놓으라는 신(神)의 요구를 가정법으로 설정한 구절이다.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ㅡ ‘눈물’은 시적 자아가 지닌 가장 순수한 절대적 가치의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종’은 ‘나중’의 시적 허용의 표현이다.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ㅡ ‘꽃’이 현상적•외면적•일시적인 데 비해 ‘열매’는 본원적•내면적•항구적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꽃’이 시들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신의 섭리이고 자연의 법칙이다. 이와 같이 만상을 주관(主管)하는 절대자가 자기 아들을 데려간 것도 신의 뜻이 담겨 있다는 암시가 들어 있다.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ㅡ ‘웃음’은 세상적인 즐거움과 삶의 기쁨을 뜻한다.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ㅡ ‘눈물’은 ‘열매’와 함께 순수한 생명성을 함축한 내면적 가치에 해당한다. 삶의 고뇌와 슬픔을 거쳐 도달한 결실의 세계가 ‘눈물’이라는 것을 깨달아 순결한 생명으로 부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적 자아는 이 점을 신의 은총으로 여겨 감사하고 있다. 따라서 제5,6연은 시적 대상인 ‘눈물’에 의미를 부여한 부분이 된다.   신—김현승시인의 대표적 작품 “가을의 기도”를 함께 감상하고 그 해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림금산 해설: 이 시는 김현승의 초기시로서 모든 것이 생명을 마치고 정리하는 ‘고독’과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하여 내적 충만을 갈망하는 시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먼저 가을하늘앞에 자기의 염원을 말한다. 그것은 가을앞에 경건한 자세로 생(生)의 참된 가치를 추구하여 순수한 심적 공간이 정신적 충만함으로 채워지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가페적 사랑으로 절대자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그것은 충실한 신앙의 ‘열매’로 결실맺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어는 ‘기도, 사랑, 고독’이다. 이 핵심어들은 각각 ‘모국어, 열매, 까마귀’로 형상화된다. 이 시에서 지배적 이미지가 형상화된 시어는 ‘까마귀’이다. 가장 순수한 새인 ‘까마귀’를 통해 시적 자아는 자기를 가장 순수한 절대 고독의 존재로 나타내고 있다.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면서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다. 시적 자아는 가을을 맞이하여 신앙의 결실과 완성을 이루기를 바라고 있다.   ‘~소서’는 간절한 기원과 염원을 바라는 뜻을 나타내는 ‘합쇼체’의 종결 어미이다.  “낙엽들이 지는 때”는 군더더기와 꾸민 것들은 다 없어지고 순수한 본질만이 남는 때를 말한다.   “겸허(謙虛)한”은 겸손하고 삼가는 태도로, 이 시에서 분위기가 노출된 유일한 시어이다.  “겸허(謙虛)한 모국어”는 제3연과 연관지어 볼 때 ‘영혼의 소리’를 뜻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나를 채우소서”에는 세속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들을 모두 없애고 난 순수한 상태의 빈 공간을. 우애나 지식에 대한 사랑으로 채울것을 말한다. 이 시에서의   “이 비옥(肥沃)한 / 시간”은 가을은 내면의 충실을 기하고 참된 염원을 완성할수 있 는 결실의 계절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앞의 ‘낙엽들이 지는 때’도 가을을 나타낸 표현이다. 기독교에서의 신앙은 예수를 매개로 하여 하나님과 단독자인 ‘나’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 시에서의 ‘고독(호올로)’은 이런 의미의 ‘고독’이다. ‘나의 영혼’을 원관념이라 할 때, ‘굽이치는 ~ 까마귀’가 보조 관념이 된다.  “굽이치는 바다”는 현실 세계의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은 얼룩진 삶을 뜻한다.  “백합(百合)의 골짜기”에서 ‘백합’은 성경에서 순결한 믿음이나 순수한 신앙을 가진 사람에 비유되어 왔다. 따라서 ‘백합의 골짜기’는 번뇌와 고난으로 얼룩진 삶을 거쳐 순결하고 영적인 삶의 세계에 다다른 상태를 뜻한다.  “마른 나뭇가지 위”는 순수한 본질만이 남는 내세(來世)를 의미한다. 김현승은 자기 시 해설에서 “나의 고독 중에는 구원을 바라며 신(神)에게 두 팔을 벌리는……마른 나뭇가지와 같은 고독도 있다.”라고 자기 고독의 성격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시에서 ‘까마귀’는 가장 순수한 절대 고독의 존재를 상징한다. 이것은 시적 자아의 참된 신앙심을 찾겠다는 비장한 결의이며 신앙에 대한 절대적 태도를 형상화한 것이다.   신—다음은 김현승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을 함게 감상하도록 하시죠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신----참으로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런 가슴이 뭉쿨해지는 시라고 생각되는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풀이해주시죠   림--해설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고백적, 서정적, 제재 - 아버지라는 존재 주제 - 아버지의 사랑, 희생 그리고 고독 이 시의 특징   1 가족간의   사랑과 희생이라는 평범한 삶의 진실을 평이한 시어를 통하여 표현함으로써 친근감을 느끼게 함. ② 반복법과 열거법을 사용하여 아버지의 사랑과 고독을 깊이 있게 추구함. ③ 어버이의 사랑과 희생을 노래한 우리 시가들이 대부분 어머니를 그 대상으로 한 데 반해서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함.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집과 같은 존재이다. 집이 있기에 우리는 그 곳에 주소를 두고, 이름을 그 아래에 적는다. 집은 언제나 한 곳에 우뚝 서서 자리를 지킨 채 말이 없다. 이렇게 집이 우리를 비바람 속에서 보호하듯 아버지는 말없이 사랑과 근심으로 자식을 돌보고 미래를 걱정한다. 그러기에 아버지는 고독한 존재이다. 식구들을 위한 매일의 수고와 삶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풀어야 하는 외로움으로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린다. 이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 곧 자식들의 올곧은 성장과 순수뿐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작품 활동을 한 지은이의 인생관을 내포하고 있는 이 시에는, 모든 인간들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서 인간 본연의 순수함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아버지의 사랑과 외로움을 담담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는 이 시는 가족 간의 사랑과 희생이라는 평범한 삶의 진실을 평이한 시어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어버이의 사랑과 희생을 노래하고 있는 우리 시가들이 대부분 어머니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는 데 비해 이 시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집과 같이 거룩한 존재이다. 집이 있기에 사람들은 그 곳에 주소를 두고, 이름을 적을 뿐 아니라, 가정이라는 보금자리를 이루어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집은 언제나 한 곳에 우뚝 서서 자리를 지킨 채 말이 없다. 집이 비바람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것처럼 아버지도 항상 말없이 사랑과 근심으로 자식들을 돌보고 앞날에 대해 걱정한다. 그러기에 아버지는 고독한 존재이다. 식구들을 위한 매일의 수고와 삶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풀어야 하는 외로움으로 인해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는 가족들 앞에서 겉으로는 태연해 하거나 자신만만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허무감과 자식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존재이다. 단순히 아버지로서의 권위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라, 가장으로서 모든 가족들의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아버지는 잠시도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힘겨운 삶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라는 사실 때문에 속으로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아버지의 깊은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 곧 자식들의 올곧은 성장과 순수뿐이다. 비록 세파에 시달리며 힘든 삶을 사는 아버지이지만, 자신의 소망대로 자식들이 순수하고 올바르게 자라나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 모든 고독과 노고를 깨끗이 보상받게 되는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작품 활동을 한 시인의 인생관을 내포하고 있는 이 시는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고독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모든 인간들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서 인간 본연의 순수함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김현승은 남달리 고독의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이를 끈질기게 추구한 시인으로, 이 작품 역시 '아버지의 고독'이라는 제목을 붙여도 좋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신—다음은 시 “제목”을 살펴보겠습니다   제목             김현승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나아가 화목할 것인가/ 쫒김을 당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네게로 흐르는가/ 너를 거슬러 네게로 오르는가   두 손에 고삐를 잡을 것인가/ 품 안에 안길 것인가   허물을 지고 갈 것인가/ 허물을 물을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눈이 밝을 것인가/ 마음이 착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알아야 할 것인가/ 살고 볼 것인가   필 것인가/ 빛을 뿌릴 것인가   간직할 것인가/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하나인가/ 그 중의 하나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뛰어 들 것인가/ 뛰어 넘을 것인가   파도가 될 것인가/ 가라앉아 진주의 눈이 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끝장을 볼 것인가/ 죽을 때 죽을 것인가   무덤에 들 것인가/ 무덤 밖에서 뒹굴 것인가 림--해설                                                      이 시는 28개의 질문으로 되어 있지만, 첫째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둘째 두 손에 고삐를 잡고 명령할 것인가, 사랑할 것인가. 셋째 파도가 될 것인가, 가라앉아 진주의 눈이 될 것인가 등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결국 이 시는 신과의 계속적인 화목이냐, 아니면 단절이냐의 절박한 갈등상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깊은 갈등은 그 자신의 말대로 절대 고독에 이르지 않을 수 없었다. 김현승은 '나의 고독과 나의 시'에서 "그것은 한마디로 신을 잃은 고독이다. 내가 지금까지 의지해 왔던 거대한 믿음이 무너졌을 때에 허공에서 느끼는 고독이었다. (중략) 나의 고독은 구원에 이르는 고독이 아니라 구원을 잃어버리는, 구원을 포기하는 고독이다. 수단으로서의 고독이 아니라, 나의 고독은 순수한 고독 자체일 뿐이다. 그러므로 나의 고독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진정한 고독이다."라고 말했다. 신---다음은 시 “절대고독”입니다. 역시 고독을 다룬 김현승시인님의 대표작의 한수이지요 절대고독            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면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눈을 비비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영원의 별들은 흩어져 빛들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내게로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뜻한 체온을 새로이 느낀다. 이 체온으로 나는 내게서 끝나는 나의 영원을 외로이 내 가슴에 품어 준다.   그리고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내 손끝에서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내고 만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아름다운 영혼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도 없는 나의 손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나의 시와 함께                                                림---이 시는 '견고한 도독', '고독의 끝'과 함께 고독의 3부작이라 할 수 있다. 신을 잃어버린 그의 내면세계는 고독하다. 신의 영원성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데서 오는 고독을 외로이 가슴에 품는다. 윤리적으로 현실적으로 신을 부정할 수 있으면서도 안에서 활동하고 명령하고 있는 양심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나의 문학 백서'에서 "나는 신과 기독교에 대한 회의를 일으키게 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동정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다. 인간의 현실에 살면서도 너무 인간이라는 것을 선험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관심은 점차 천국에서 지상으로, 신에서 인간으로, 갈등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 현실의 부조리와 정치적인 혼란의 대한 신의 무응답은 인간 중심의 견고한 고독으로 그를 몰아 넣었다.     신---그렇다면 김현승시인의 시인적 삶을 총적으로 귀납해본다면 어떻게 말할수 있습니까? 림-- 김현승은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부끄럼 없는 인격의 소유자였고 철저한 교인이었다. 하지만 변하는 시대상황과 세계에 시정신이 일관할 수는 없었다. 41년의 시인 생활에서 창작된 300여 편의 시는 주제의식의 변모 양상에 따라 세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제1기의 시는 일제강점기의 '불행한 현실', '고초의 현실'이었기 때문에 국토에서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연 뿐이었다. 자연을 통해서 민족의 염원과 역사의 미래상을 형상화했다. 제2기는 신앙과 양심과 도덕을 곧이곧대로 믿고 지키려는 그의 인간적인 순수한 삶과 그렇지 못한 사회 현실과의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는데서 오는 체념과 고독을 형상화했고, 제3기는 그의 고혈압으로 위험했던 생명이 계기가 되어 그동안 단절하고 부정했던 하늘과의 관계 회복을 형상화했다   신—어느덧 약속된 시간이 다 되여가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가을과 고독의 시인 김현승님의 생평과 더불어 그의 일부 대표적 작품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시단의 큰획을 그어간 김현승시인에 대해서 얼마간 료해가 있었으리라 믿고싶습니다. 림선생님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림—네 수고하셨습니다. 신—그럼 이것으로 오늘 문학살롱프로 여기에서 마칩니다 이 시간 프로편집에 김철운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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