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으로 중국 최고위직 지내… 조카가 청주 고향에 사비로 건립
한ㆍ중 수교 과정에서 산파역을 맡았던 조남기(87)전 중국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흉상(사진)이 그의 고향에 섰다.
19일 청주시에 따르면 조 전 부주석 흉상 제막식이 지난 10일 그의 생가인 청주시 강내면 태성리에서 친척,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흉상은 그의 조부인 독립운동가 조동식 선생 동상 옆에 세워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덩샤오핑 전 중국 중앙군사위 주석, 김대중 대통령 등과 함께 찍은 사진 등 조 전 부주석의 활동 사진 20여점도 전시됐다.
조 전 부주석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절친한 중국 정계의 실력자로 1992년 한ㆍ중 수교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중국 전체 소수민족 가운데 최고직위에 올라 조선족의 우상으로 통한다.
1927년 옛 청원군 강내면 태성리에서 태어난 그는 열두 살 때 조부인 조동식(1873~1949년)선생을 따라 중국으로 망명했다. 조동식 선생은 3.1운동 당시 강내면에서 횃불시위를 이끌다 3년간 옥고를 치른 항일 투사이다. 조 전 부주석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 3차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으로 뽑혔고, 1988년 중국 통일전선조직인 정치협상회의 제9기 전국위원회에서 군부 대표로 부주석에 선출됐다. 2000년 4월 김대중 대통령 초대로, 2004년 6월에는 노무현 대통령 초대로 한국을 방문, 생가를 찾기도 했다. 현재 그는 베이징 자택에서 아들 내외와 함께 살면서 중국 정계의 원로로서 자문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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