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허련순작가-"우린 이방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07년3월12일 23시02분    조회:686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 정체성 문제 다룬 소설 주로 써
이방인 아닌 주체로 사는게 동포들 꿈
1년에 두차례 방문…뉴스 모두 챙겨봐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지난 9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조선족 여성 소설가 허련순(52)씨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조선족 인구 감소로 자치주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조선족은 한국 등지로 많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한족이 메우고 있다. 연용도는 연변, 용정, 도문의 머리글자를 따서 합친 것이다. 길림성 정부의 5개년 계획 가운데 하나로 들어 있다.”

그의 얘기를 듣노라면 연변 자치주 인구 감소와 지위 하락은 돌이킬 길이 없어 보인다. 그곳 조선족의 한국행은 돈을 벌겠다는 경제적 이유에서만 감행되는 게 결코 아니다. 조상들의 기억이 서린 모국 회귀본능과 정체성 혼란 등도 끝없이 그들을 한국으로 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허 작가 자신이 1년에 적어도 두어번 정도는 온다. “한 번 올 때마다 3개월 비자로 오는데, 이번 여행은 한 달 남짓으로 줄여잡았다.” 한국문학 번역 등 일이 있지만 꼭 무슨 일이 있어서만 오는 게 아니다. “가서 석달쯤만 지나면 다시 여기 오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올 때는 꼭 한국이 초행인 동료 작가를 한 명씩 데려온다. “나라 바깥에 나라가 있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자신처럼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도록 해 주고 싶어서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연변여(女)문인협회 회장인 그는 국가 1급 작가다. 1급 작가면 우리돈으로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중국내 조선족 작가 670여명 가운데 중국작가협회 회원은 50여명, 1급 작가도 50명 정도다. 그는 올해 조선족단체(사단법인)가 제정한 ‘김학철 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을까〉. 최근 그를 연변에 가서 만나고 이날 한겨레신문사도 함께 방문한 서경식 교수에 따르면, 이 작품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한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조선족 동포들의 실패한 도항 얘기다. 연변 조선족의 아이덴티티 문제가 주제라고 허 작가는 말했다.

“우리는 중국 국적자고 중국어와 중국문화 속에 살지만 영원히 한족이 될 순 없는 존재다. 소수민족 우대정책이란 것 자체가 실은 완전히 중국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역설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늘 소수자의 외로움, 고독을 느낀다. 우리 문학은 중국 문학과 정서가 다르다. 우리 문학을 우리말로 써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실은 그게 슬픔이다. 차라리 중국인으로 태어나거나 한국인으로 태어났어야지. 난 뭔가? 중국 주류도 한국 주류도 될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 문학작품들을 더 많이 읽고 문화유적지도 더 많이 찾고 한국 뉴스는 빼지 않고 꼼꼼히 챙겨 본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보다 두루 더 많이 알 것이라고 장담했다. 투표권을 주기만 하면 “좋은 대통령 뽑는 것도 자신 있다”는 그의 얘기에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등 어려운 말이 툭툭 튀어나왔다. 1996년에 낸 〈바람꽃〉도 조선족 동포 정체성 찾기를 다뤘다.

1918년 회령에 살던 그의 할아버지가 농사지으려 강을 건넌 뒤 가족 이주사가 시작됐다. 어릴 때 건너간 아버지는 여섯 형제였는데 삼촌 한 분은 문화혁명 때 맞아죽었다. 지금 남과 북에 한 분씩 삼촌이 살고 계시다.

“인정 많고 아기자기하고 서비스도 좋고 남자들이 너무도 친절한(중국에 비해) 한국은 천국”이라는 허 작가는 한국의 자유를 부러워하면서도 “정치는 되게 저질”이라며 덧붙였다. “더 크게 보고 좀더 멋있게 하지.”

한겨레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마상체조 선수로 활약하는 구연수(13) 군이 오는 8월 독일 아헨 햄에서 세계 20개국 8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국제승마대회에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22일 동포신문 겨레일보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마상체조단에서 선수로 활약하는 구 군은 지난 13-14일 체코의 브르...
  • 2006-05-23
  • [원제:동포인터뷰-산업포장 수상한 싱가폴 한인사업가 김광수 사장 ] 김광수 사장 포함 전세계 해외 한인기업인 중 2명 산업포장 수상 산업포장을 수상하는 김광수 (주)우삼 대표이사 싱가포르의 교민 기업가로서 지난 3월 15일 본국의 ‘제33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한 ‘주식회사 우삼(Woo Sam Pte Ltd...
  • 2006-05-23
  • 한국드라마 “대장금”은 한국문화산품의 출국전범임에 틀림없다. 그 작품은 중국 량안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션세이숀을 일으켰고 한국에서도 시청률최고를 기록하였다. 일전 서울의 대표적 건축물의 하나인 “63빌딩”지하 커피청에서 “대장금”의 감독 이병훈씨는 화구보기자의 인터뷰를 접수하고 한국 드라마가 출국열...
  • 2006-05-22
  • 연변가무단 연극배우 리옥회 최우수인기배우대상 연변조선족구연단 텔렌트 가수 장미옥 최우수배우대상 지난 3월17일 서울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5회 국제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연변가무단의 1급배우 리옥희씨가 최우수인기배우대상으로, 연길시조선족구연단의 텔렌트이자 가수인 장미옥씨가 최우수 배우대상으로...
  • 2006-05-22
  • ——— 백은석농민의 창업이야기 우리 주변에는 거듭되는 실패앞에서도 운명을 탓하지 않고 희망을 안고 굳건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해림시 해남조선족향 중흥촌의 백은석(37세)씨가 바로 이런 사람들가운데 한명이다. 백은석씨의 지나간 20년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이 동반된 인생행로였다. 20...
  • 2006-05-19
  • 5세 러시아동포 미하일 박을 만나러 파리몽마르트언덕에 위치해 있는 물랭호텔에 찾아가니 물랭지기 신근수 사장(전 서울신문기자)이 호탕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그의 주선으로 오늘 만나게 되는 5세 러시아동포 미하일 박은 물랭호텔 갤러리에서 그림작품전시회를 하게 되어 있었다. 신근수 사장의 소개로 만난 미하일 ...
  • 2006-05-19
  • 네살짜리 한인 소녀가 바이올린 연주에 천재성을 보여 화제다. 미국 주요 언론에서도 잇따라 보도하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사는 최우희(42.미해군연구소 연구원)씨와 피아니스트 정영은(40)씨의 딸 유경(미국명 엘리 최)양. 3살때인 지난해 7월 바이올린 연주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유경양은 1년...
  • 2006-05-19
  • [원제: 연변인민 김봉호를 잊지 않네] 《연변인민 모주석을 열애하네》의 작곡가 김봉호 귀향해 연변땅을 두루 돌아보다 우리 맘속의 붉은 태양 조국변강 비춰주니 장백천리 해란강반에 붉은기발 물결치네 ... 연변인민 한맘으로 모주석을 노래하네 1965년에 창작되고 60, 70년대 중국대지에 울려퍼졌던 노래 《연변인민 모...
  • 2006-05-19
  • [원제:在亞동포 간질치료약 연구로 박사학위 받아] 아르헨티나 국립 라 플라타대학 약학과 연구팀장인 문성진(39)씨가 간질병과 관련한 기존의 약을 보강, 적은 양을 투여해도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0년 이상 연구한 결과를 미국과 유럽에 국제 특허 신청을 냈다. 박...
  • 2006-05-19
  • [원제:국무원 중앙군위 김춘명에게 '뢰봉식소방전사'영예칭호 수여] 공안부: 최근 국무원, 중앙군사위원회는 료녕성공안소방총대 본계시지대 명산구대대 특별근무(特勤)중대1반 김춘명 반장에게 '뢰봉식소방전사'명예칭호를 수여했다. 김춘명(남,1977년생, 조선족)은 흑룡강성 상지 사람이며 당원이다. 그는 1995년 12월에...
  • 2006-05-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