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허련순작가-"우린 이방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07년3월12일 23시02분    조회:683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 정체성 문제 다룬 소설 주로 써
이방인 아닌 주체로 사는게 동포들 꿈
1년에 두차례 방문…뉴스 모두 챙겨봐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연변이 ‘연용도’라는 시로 바뀐다고 한다.” 

지난 9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조선족 여성 소설가 허련순(52)씨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조선족 인구 감소로 자치주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조선족은 한국 등지로 많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한족이 메우고 있다. 연용도는 연변, 용정, 도문의 머리글자를 따서 합친 것이다. 길림성 정부의 5개년 계획 가운데 하나로 들어 있다.”

그의 얘기를 듣노라면 연변 자치주 인구 감소와 지위 하락은 돌이킬 길이 없어 보인다. 그곳 조선족의 한국행은 돈을 벌겠다는 경제적 이유에서만 감행되는 게 결코 아니다. 조상들의 기억이 서린 모국 회귀본능과 정체성 혼란 등도 끝없이 그들을 한국으로 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허 작가 자신이 1년에 적어도 두어번 정도는 온다. “한 번 올 때마다 3개월 비자로 오는데, 이번 여행은 한 달 남짓으로 줄여잡았다.” 한국문학 번역 등 일이 있지만 꼭 무슨 일이 있어서만 오는 게 아니다. “가서 석달쯤만 지나면 다시 여기 오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올 때는 꼭 한국이 초행인 동료 작가를 한 명씩 데려온다. “나라 바깥에 나라가 있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자신처럼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도록 해 주고 싶어서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연변여(女)문인협회 회장인 그는 국가 1급 작가다. 1급 작가면 우리돈으로 2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중국내 조선족 작가 670여명 가운데 중국작가협회 회원은 50여명, 1급 작가도 50명 정도다. 그는 올해 조선족단체(사단법인)가 제정한 ‘김학철 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다. 수상작은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을까〉. 최근 그를 연변에 가서 만나고 이날 한겨레신문사도 함께 방문한 서경식 교수에 따르면, 이 작품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한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조선족 동포들의 실패한 도항 얘기다. 연변 조선족의 아이덴티티 문제가 주제라고 허 작가는 말했다.

“우리는 중국 국적자고 중국어와 중국문화 속에 살지만 영원히 한족이 될 순 없는 존재다. 소수민족 우대정책이란 것 자체가 실은 완전히 중국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역설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늘 소수자의 외로움, 고독을 느낀다. 우리 문학은 중국 문학과 정서가 다르다. 우리 문학을 우리말로 써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실은 그게 슬픔이다. 차라리 중국인으로 태어나거나 한국인으로 태어났어야지. 난 뭔가? 중국 주류도 한국 주류도 될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 문학작품들을 더 많이 읽고 문화유적지도 더 많이 찾고 한국 뉴스는 빼지 않고 꼼꼼히 챙겨 본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보다 두루 더 많이 알 것이라고 장담했다. 투표권을 주기만 하면 “좋은 대통령 뽑는 것도 자신 있다”는 그의 얘기에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등 어려운 말이 툭툭 튀어나왔다. 1996년에 낸 〈바람꽃〉도 조선족 동포 정체성 찾기를 다뤘다.

1918년 회령에 살던 그의 할아버지가 농사지으려 강을 건넌 뒤 가족 이주사가 시작됐다. 어릴 때 건너간 아버지는 여섯 형제였는데 삼촌 한 분은 문화혁명 때 맞아죽었다. 지금 남과 북에 한 분씩 삼촌이 살고 계시다.

“인정 많고 아기자기하고 서비스도 좋고 남자들이 너무도 친절한(중국에 비해) 한국은 천국”이라는 허 작가는 한국의 자유를 부러워하면서도 “정치는 되게 저질”이라며 덧붙였다. “더 크게 보고 좀더 멋있게 하지.”

한겨레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주말 또는 휴식일이면 경상적으로 변방파출소에 찾아가 청소도 해주고 옷도 빨아주고  맛나는 음식도 해주는 그녀를 두고 변방경찰들은 우리 누이, 우리 아주머니라고 다정하게 부르고 있다. 그가 바로 훈춘변방대대 영안변방파출소 소장 윤창길의 안해 리화씨이다. 경찰의 안해가 힘들다면 변방경찰의 안해는 더욱 힘...
  • 2007-08-01
  • '민족적 사명감으로 나섰습니다." 단마디로 이렇게 서두를 뗀 할빈경공림펌프유한회사 박성공리사장은 후리후리한 키꼴에 깎은 바위같은 인상을 주는 나젊은 조선족기업가였다. 동북조선족축구련의회 부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성공씨는 이번 제5회전국조선족중소학생축구운동회에 거금을 협찬했다. "조선족축구...
  • 2007-07-31
  • 7월 27일, 제4회 윤동주컵 장사씨름경기대회가 펼쳐진 룡정시지신진 명동촌에 위치한 윤동주생가 씨름터에서 한국의 유명한 씨름선수이며 천하장사인 리준희(51세)씨와 만나게 되였다. 현재 한국씨름협회 민속씨름위원회 경기위원장직을 맡고있는 리준희씨는 이번까지 두번째로 연변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올까지 4회째 열리...
  • 2007-07-30
  • 지난 7월 중순,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중국전통 약석발마사지 샵 ․ 학원’이 개업을 시작하였다. 넓은 홀과 아늑한 마사지실 ․ 학원에 개업축하 화분들이 놓여있다. 약석발마사지 전문가 이상규씨가 중국동포 최초로 한국에 투자 ․ 운영하는, 발반사요법으로 각종 병환까지 치료를 겸해 발 관...
  • 2007-07-27
  • 20여년간을 부동한 사업터에서 당사업을 해온 한 《평범》한 당사업일군이 있어 당지에서 존경을 받고있다. 바로 단동시석유공사 금산만석유저장고 당지부서기 배월명(53)씨다.고향이 관전현 하로하조선족향 통강촌인 배월명씨는 일찍 1972년 군부대에 입대해 선후하여 3등공 2차를 따냈고 1980년에 윁남자위반격전에...
  • 2007-07-25
  • ㅡ한국 전통음악학회 서한범회장을 만나 일전2007년 중한전통음악교류회차로 연변대학예술학원을 찾은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회장 일행은 연변대학예술학원 음악학부의 사생들과 더불어 전통음악예술교류의 한마당을 성대히 펼치면서 우리의 선률과 가락으로 한민족의 정서와 정을 통합하는 대단원을 이루었다. 이 행사의...
  • 2007-07-24
  • 오성촌 림상록씨 《 5000무 마을토지를  되찾아 최대 농장주가 되는것이 꿈》 류하현 강가점조선족향 오성촌의 림상록(42세)은 일본에서 벌어온 돈으로 지난해 농촌에다 식당을 꾸린데 이어 올해부터는 600여무의 벼농사를 지으면서 고향땅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있다. 오성촌은 518호에 2238명의 인구, 6000무의 논...
  • 2007-07-21
  • 2006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06년도 세계로봇경연에서 특수공헌상을 수여받은데 이어 올해 금방(7월 1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2007년도 세계로봇경연에서 1등상을 수여받은 할빈시문화소학교 로봇서클소조가 최근 국내외 매체들에 집중 보도되였다. 그중 두번 모두 최년소 소조성원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큰 ...
  • 2007-07-19
  • 《최고는 아니여도 최선을 다한다.》 이는 연길애득백화유한회사 안마원 최정옥경리의 경영리념이다. 2004년, 오래동안 정부기관에서 사업하던 그녀가 이 안마원 경리로 초빙받았을 때는말그대로 안마란 안자도 모를 때였다. 하다보니 이튿날 9명의 직원이 다른데로 가겠다고 선언했고 몇십명의 직원들은 아예 그녀의 말을 ...
  • 2007-07-18
  • 《우아한 환경,알뜰한 서비스,고객이 만족하는 식단으로 승부를 걸었지요.》 연길애득백화유한회사 한식관의 남청설(38세)경리는 이 한식관이 연길시의 명소로 자리잡게 된 리유를 이렇게 몇마디로 개괄하였다. 2003년 11월,이 한식관의 경리로 초빙받은 그녀는 한식은 비싸서  서민들의 발길을 잡지 못한다는 시장정세...
  • 2007-07-1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