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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2)- 누런 휴지에 쓴 시
조글로미디어(ZOGLO) 2005년10월19일 09시58분    조회: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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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휴지에 쓴시(詩)-'동틀무렵'

중국동포 시인(詩人)-김철(金哲).

[원제:중국작가협회중앙위원 김철 그는 누구인가] (2)누런 휴지에 쓴 시 그를 지난 7월 중순, 서울의 어느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짙은 눈썹, 잘 정돈된 외모. '정중도(靜中動)'의 사내였다. '동토(凍土)에서 살아 남은자'의 고뇌가 비쳤다.

"문화혁명은 '자본주의 성향의 세력 타도'였죠. 성장(省長)으로부터 농촌 말단의 생산대장(이장)까지 모조리 끌려가 '사상 검증'을 받았습니다. '장(長)의 수난시대'였죠. 저도, 체포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죄과가 없으니까, 저의 시를 샅샅이 뒤졌던 겁니다."

유년기, 할머니 등에 업혀 "태향을 따달라 했다'는 표현과 강철 생산을 사실적으로 묘사한'태양을 녹여서 강철이 흘러내린"는, 시의 구절이 문제가 됐다.'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였다.

"저는, 시 구절로 인해, 반동분자가 돼버린 거죠. 저의 집안도 '반동 가정'이 됐고요. 아내가 근무하던, 우편국 검사과의 벽에는, '잡귀신의 아내 방채봉을 축출하자'는 대자보가 걸렸고요. 해마다 모법으로 칭송 받던 아내가, 졸지에 반동분자 의 아내로 전락한 겁니다."

그의 큰아들 '훈'도 '반동의 자식'으로 몰렸다. '훈'도 소년선봉대 대대장이었다. 현실은 과거를 무참히 난도질했다. 이 언저리. 그를 따르던 젊은 문학도가 그의 집을 찾았다. 반동분자를 찾아 온 것만도 대단한 용기였다.

"집에 있는 책을 없애십시오."

자식처럼 아꼈던 책들은 태웠다. '최서해 선집',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등이 한줌의 재가 돼버렸다.

그 며칠 후 홍위병들이 그의 집에 몰려왔다.

"책장이 왜 이리 비었어?"

"돈이 없어 책을 못 샀소."

"뭐, 거짓말 마. 네가 원고료도 제일 많이 받고 부자라던데."

열 몇 살짜리, 홍위병들이 그에게 거침없이 반말을 해댔다.

"이 건 뭐야?"

어느 홍위병이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갈'을 꺼내 들고 묻는다. "거기 써 있지 않소?"

"'고요한 돈강'이라. 그렇지, 고요하다는게 뭐야. 혁명을 하는 데 조용할 수가 있나? 이건 틀림없이 수정주의야."

"수정주의가 아니라.."

"잔말 마. 수정주의라면 주정주의지. 고요하거나 아름다운 것, 꽃이나 향기 나는것은 모두 수정주의야."

그들이 난장질을 끝내고 돌아 간 뒤, 그는 나머지 책도 몽땅 꺼내 리어카에 실어다 페지 수집상에게 넘겨 버렸다. 그는 뒤에 잠깐 문화대혁명의 피해자로 취급됐다. 그러나 한 달이 채 못돼 그는 다시 '조선 특무''외국 내통''국제간첩'이란 죄명으로 특별심사를 받는다. 수갑을 찬 채 지프에 실려 공안국으로 갔다. 감방에 던져졌다. 철창밖엔 까마귀 한 마리가 울며 지나갔다. 날마다 반동죄악 사실을 써내가 했다. 쓸 게 없었다. 감방에선 똥통에 대소변을 보게 했다. 다음날 그 걸 들고 나가 공동변소에 버리게 했다.

손바닥만한 누런 휴지가 주어졌다. 그는 그걸 절반으로 찢어 거기다 깨알같은 글씨를 박아 썼다. 그 종이 쪽지는 옷섶이나 이불 귀퉁이에 숨겼다. 그러던 어느 날. 감방 검사 때 그것이 발각돼 죽지 않을 만큼 얻어맞았다. '누런 종이 반쪽에 깨알같이 박은'게 첫 장편 서사시 '동틀무렵'이다. 연변일대에서 투쟁하던 반일 투사의 얘기다. 1978년에야 출간됐다. 너무 억울하고 괴로워 볓 번인가 자살하려 했다. 이불보를 찢어 밧줄을 만들어 유리항에 목을 매려했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다. 마음을 돌려 먹었다.

"자살하면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는 데 생각이 미쳤죠. 변절자로 취급돼 한평생 누명을 벗을 수도 없고요. 살아 남기로 작심했던 겁니다."

(계속) OKTIMES 200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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