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철(2)- 누런 휴지에 쓴 시
조글로미디어(ZOGLO) 2005년10월19일 09시58분    조회:1202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누런 휴지에 쓴시(詩)-'동틀무렵'

중국동포 시인(詩人)-김철(金哲).

[원제:중국작가협회중앙위원 김철 그는 누구인가] (2)누런 휴지에 쓴 시 그를 지난 7월 중순, 서울의 어느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짙은 눈썹, 잘 정돈된 외모. '정중도(靜中動)'의 사내였다. '동토(凍土)에서 살아 남은자'의 고뇌가 비쳤다.

"문화혁명은 '자본주의 성향의 세력 타도'였죠. 성장(省長)으로부터 농촌 말단의 생산대장(이장)까지 모조리 끌려가 '사상 검증'을 받았습니다. '장(長)의 수난시대'였죠. 저도, 체포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죄과가 없으니까, 저의 시를 샅샅이 뒤졌던 겁니다."

유년기, 할머니 등에 업혀 "태향을 따달라 했다'는 표현과 강철 생산을 사실적으로 묘사한'태양을 녹여서 강철이 흘러내린"는, 시의 구절이 문제가 됐다.'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였다.

"저는, 시 구절로 인해, 반동분자가 돼버린 거죠. 저의 집안도 '반동 가정'이 됐고요. 아내가 근무하던, 우편국 검사과의 벽에는, '잡귀신의 아내 방채봉을 축출하자'는 대자보가 걸렸고요. 해마다 모법으로 칭송 받던 아내가, 졸지에 반동분자 의 아내로 전락한 겁니다."

그의 큰아들 '훈'도 '반동의 자식'으로 몰렸다. '훈'도 소년선봉대 대대장이었다. 현실은 과거를 무참히 난도질했다. 이 언저리. 그를 따르던 젊은 문학도가 그의 집을 찾았다. 반동분자를 찾아 온 것만도 대단한 용기였다.

"집에 있는 책을 없애십시오."

자식처럼 아꼈던 책들은 태웠다. '최서해 선집',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등이 한줌의 재가 돼버렸다.

그 며칠 후 홍위병들이 그의 집에 몰려왔다.

"책장이 왜 이리 비었어?"

"돈이 없어 책을 못 샀소."

"뭐, 거짓말 마. 네가 원고료도 제일 많이 받고 부자라던데."

열 몇 살짜리, 홍위병들이 그에게 거침없이 반말을 해댔다.

"이 건 뭐야?"

어느 홍위병이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갈'을 꺼내 들고 묻는다. "거기 써 있지 않소?"

"'고요한 돈강'이라. 그렇지, 고요하다는게 뭐야. 혁명을 하는 데 조용할 수가 있나? 이건 틀림없이 수정주의야."

"수정주의가 아니라.."

"잔말 마. 수정주의라면 주정주의지. 고요하거나 아름다운 것, 꽃이나 향기 나는것은 모두 수정주의야."

그들이 난장질을 끝내고 돌아 간 뒤, 그는 나머지 책도 몽땅 꺼내 리어카에 실어다 페지 수집상에게 넘겨 버렸다. 그는 뒤에 잠깐 문화대혁명의 피해자로 취급됐다. 그러나 한 달이 채 못돼 그는 다시 '조선 특무''외국 내통''국제간첩'이란 죄명으로 특별심사를 받는다. 수갑을 찬 채 지프에 실려 공안국으로 갔다. 감방에 던져졌다. 철창밖엔 까마귀 한 마리가 울며 지나갔다. 날마다 반동죄악 사실을 써내가 했다. 쓸 게 없었다. 감방에선 똥통에 대소변을 보게 했다. 다음날 그 걸 들고 나가 공동변소에 버리게 했다.

손바닥만한 누런 휴지가 주어졌다. 그는 그걸 절반으로 찢어 거기다 깨알같은 글씨를 박아 썼다. 그 종이 쪽지는 옷섶이나 이불 귀퉁이에 숨겼다. 그러던 어느 날. 감방 검사 때 그것이 발각돼 죽지 않을 만큼 얻어맞았다. '누런 종이 반쪽에 깨알같이 박은'게 첫 장편 서사시 '동틀무렵'이다. 연변일대에서 투쟁하던 반일 투사의 얘기다. 1978년에야 출간됐다. 너무 억울하고 괴로워 볓 번인가 자살하려 했다. 이불보를 찢어 밧줄을 만들어 유리항에 목을 매려했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다. 마음을 돌려 먹었다.

"자살하면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는 데 생각이 미쳤죠. 변절자로 취급돼 한평생 누명을 벗을 수도 없고요. 살아 남기로 작심했던 겁니다."

(계속) OKTIMES 2005년 9월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잡지 《좋은 아침》 조선족인물렬전 코너의 장식때문에 많은 조선족 유명인사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과학기술분야에서 성공한 민족의 과학자들이 그렇게 많은 분야에 골고루 많음에 실로 긍지를 가지게 된다. 특히 기업인들은 개혁 개방의 무드를 타고 짧은 시일에 부를 이루고 그를 바탕으로 사회에 공헌을 한 유명인들이라...
  • 2007-12-12
  • 년초 약속대로 6꼴을 뽑아 다소 마음의 안위가 된다는 문호일. 올해 팀이 뽑은 16꼴(페널티킥 3꼴 포함)에서 14껨 출전으로 6꼴을 뽑으며 250만원의 몸값으로 자리 지킴을 하고있는 문호일을 일전에 만났다. 언제봐도 소탈하고 꾸밈이 없는 그는 외지생활의 힘들었던 에피소드들을 말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우리 말이 통...
  • 2007-12-11
  • 해남성 삼아시 동쪽으로 약 15킬로미터 상거한 '전원몽과수농장'은 산기슭을 따라 주위 어디를 둘러보나 한폭의 거대한 수묵화를 방불케하는 록색의 바다이다. 과수가지에  매달린 무수한 열매들은 수확의 계절이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준다. 1998년 관광팀을 따라 해남의 삼아에 왔던 김용선씨는 1주일 체류기...
  • 2007-12-11
  • 지난 11월 27일 저녁 여섯시 20분경, 중앙인민방송국 조선말방송에서는《고향소식》프로가 라지오전파를 타고 흘러나오고있었다. 《신빈현정부에서는 새농촌건설에서 향진간부들의 봉사성역할을 향상시켜 착실하게 새농촌건설을 추진하고있습니다…》 이런 변화발전하는 고향소식을 육성으로 지구촌에 전한 주인공이 ...
  • 2007-12-06
  • "고객 한명의 뒤에는 10명, 100명, 1000명 지어 거대한 시장이 있을수 있습니다. 한명의 고객을 잃으면 하나의 시장을 잃는셈이지요." 정리실업이후 생활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창업에 나서 1000여만원의 자산을 이루어낸 룡정시삼신전자업종 김인길경리의 경영리념이다. 1980년, 부대에서 제대한 김인길씨는 룡...
  • 2007-12-05
  • —연변무용가협회 최은희비서장의 조직행보  제6회 전국무용“련꽃상”,  “대지의 춤”컵민족민간무용콩클의 16명 회원평심위원중 유일한 조선족평심위원이 있었다. 귀주위성TV를 통해 생방송되는 콩클공연에서 평심을 당당하게 소화해낸 이가 바로 중국무용가협회 리사이며 연변무용가...
  • 2007-11-30
  • 김경훈씨에 "한민족 정체성 확립 노력" 인정(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중국 연변대학교 조선언어문학학부 김경훈(47.조선족)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민족청년회의가 주는 제5회 한민족청년상을 받았다.한민족청년회의 김정기 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김 교수는 한민족 후대양성과 민...
  • 2007-11-27
  • 올시즌 연변팀서 가장 무서운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다. 1989년 8월 21일생, 신장 174센치, 포지션: 미드필드. 연변팀서 가장 나어린 선수다. 년초 고훈감독이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선수는 천부적인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극찬하던 장담이 시즌을 경과하며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어린 나이에 비해 경기를 ...
  • 2007-11-26
  • 축구라면 발벗고 나서서 돕는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연길남해목욕쎈터 리호산경리다. 다년간 직업적으로 사우나를 경영해온 연길남해목욕쎈터 리호산경리는 축구선수들한테 매우 필요한 목욕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해 호평이 자자하다. 특히 연변에서 그 수준이 정평이 나있는 조기축구팀인 연길앞으로축구팀은 리호산경리에 ...
  • 2007-11-26
  • 연길시 하남소학교에서 학습하고 있는 리규한 학생, 이번 사단법인 한국기원 초청으로 한국행을 하게 된 또 한명의 행운아다. 리규한 학생 역시 2006년 3월 연길시 천재바둑도장에 입학, 7월 7일부터 김광재 원장한테서 바둑재능을 익히면서 올해까지 1년 푼한 기간 주와 시 및 길림성 바둑경기에서 수차나 상을 받아안은 바...
  • 2007-11-2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