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 신생프로야구팀 지명...2005년 한국땅 밟은 조선족
조선족 출신 고교 야구선수인 청주고교 간판 투수 주권(19·사진)이 코리안 드림을 이뤄냈다.
9일 신생 프로야구팀 KT 위즈가 내년에 졸업하는 전국 고교, 대학 야구선수 가운데 우선 지명 선수로 주권을 선택했다. 계약금만 3억원으로 청주고 선수 중에서는 최고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황영국이 한화로 지명돼 2억5천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1995년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태어난 주권은 2005년 어머니와 함께 한국 땅을 밟을 때까지 축구밖에 몰랐던 소년이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건 이듬해 한국 국적을 획득하고, 청주 우암초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다.
당시 초등학생치곤 큰 키(160㎝)와 뛰어난 운동신경을 눈여겨본 체육교사의 권유로 얼떨결에 야구를 시작했다.
한국말을 몰라 기본적인 야구 용어조차 잘 알아듣지도 못했지만 차츰 그에게 야구는 삶이 돼 갔다. 불편한 몸으로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 했다.
팀 연습이 끝난 뒤에도 매일 운동장에 남아 개인 운동을 하면서 기량을 끌어 올린 주권은 청주중 시절 에이스이면서 타격에서도 4, 5번을 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청주고에 진학한 뒤에는 1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프로팀 스카우트들에게 ‘쓸 만한 투수’로 눈도장을 받아뒀다. 주권은 이듬해 한화 이글스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한 장정순 현 청주고 감독을 만나면서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성장했다.
주 무기인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이 더 예리해졌고, 140㎞ 안팎이던 구속도 4~5㎞ 더 빨라졌다. 올해 6월 초까지 7경기에 나서 4승 방어율 1.08을 기록하고 있다.
우완 정통파인 주권의 성장으로 청주고는 지난해 한화 1차 지명을 받은 좌완 황영국과 함께 좌우 쌍두마차를 앞세워 전국대회 준우승 2번을 포함해 4강에 3번이나 진출하는 성적을 냈다.
그를 지도한 장 감독은 주권의 최대 장점으로 성실성과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을 꼽았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부상과 수술 경험이 없다는 점도 매력으로 들었다.
주권은 “저 하나 때문에 중국에서 건너와 지금까지 힘들게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에게 보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저를 선택해준 KT 위즈와 야구를 가르쳐 준 지도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야구에만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충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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