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갑
http://www.zoglo.net/blog/zhengrenjia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한국에 한 번 더 간절히 충고해 본다
2013년 04월 27일 18시 19분  조회:15122  추천:13  작성자: 정인갑

한국에 한 번 더 간절히 충고해 본다

정인갑


  최근 발표된 러시아 전문가 안드레이란고프의 문장은 우리겨레에게 큰 충격을 줄만한 문장이다. 그의 문장에 따르면 비록 조상, 선친의 고향이고 돈도 번 고장이지만 중국 조선족은 한국보다 중국에 더 친근감을 가지며 종국적으로 한국에 정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조선족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사이 조선족과 한국 간은 많은 껄끄러운 일이 있었다. 한국의 책임? 조선족의 책임? 양자 모두의 책임? 아니면 재외 동포와 모국간의 관계는 본래 이런 것?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해 왔다. ‘화교와 모국, 일교(日僑)와 모국, 유태인과 모국 간은 관계가 좋은데 우리는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란코프 교수는 그 책임을 한국에 돌렸다: ‘한국 정부가 이(조선족―필자의 주)를 반기지 않는다. 한국은 이스라엘처럼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조선족들이 고국인 한국에 몰려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조선족들도 한국에 남게 되면 “2등시민”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향에서는 한국에서 느끼게 되는 차별을 느끼지 않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제3자의 견해, 공정한 신판이므로 한국정부가 이 문제를 정시하여야 한다고 본다.

재한 조선족과 한국과의 밀원관계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잠깐 뿐이었다. 1987년 필자가 처음 한국에 갔을 때 환영을 받았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왔다’, ‘한 세기 간 이역 땅에 살며 우리의 말과 풍속을 지켜왔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앞으로 우리가 중국에 진출할 때 도와줄 사람이 바로 당신네들이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급전직하하였다.

  한국정부가 중국동포를 섭섭하게 한 일들을 아래의 몇 가지로 요약해 본다.

  1. 한국인의 중국동포에 대한 용역(傭役) 사기로 천과 만을 헤아리는 조선족이 피해를 보고 심지어 파산된 가정, 자살한 사람도 많지만 한국정부는 10여 년간 이를 방치하였다.

  2. 중국동포가 한국에 갈 수 있는 모든 길을 차단하고 유독 여자가 시집가는 길만 열어놓아 중국조선족공동체의 해체를 조장(助長)하였다.

  3. 방문취업제 자체는 괜찮지만 한국어시험이라는 액화 때문에 중국동포가 엄청난 손해를 보게 하였다. 또한 방문취업제를 퇴보한 기술교육으로 대체하였다.

  4. 이름 좋은 ‘기술교육’은 중국동포에게 비자장사를 하는 자들을 돕는 부정만 초래한다.

  5. 중국동포에게 이중 잣대를 쓴다. 외국인을 우대할 때는 동포라며 우대하지 않고(해마다 수천억의 자금을 외국인에게 쓰지만 50%를 차지하는 중국동포에게는 쓰지 않음), 비자문제에 부딪치면 외국인이라며 제한한다.


  물론 조선족의 잘못도 있다. ‘가짜’ 약 장사, 사기 결혼, 위명 여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조선족의 잘못은 한국 정부의 그릇된 정책이 유발한 것이며 그 책임은 주요로 강자인 한국 정부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란고프의 말이 천만 맞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한국인이 1등시민, 탈북자가 2등시민, 기타 외국인(필리핀, 몽고, 베트남 등)이 3등시민, 중국동포는 4등시민이다. 란고프의 중국동포 ‘2등시민’ 설은 한국에서의 중국동포의 지위를 좀 높게 보았다. 만약 사돈에 팔촌까지 얽으면 중국동포의 대부분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그들을 ‘4등시민’으로 취급하면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을 소냐?

  세계 각국에 널려 있는 유태인은 2천 년 전에 고국을 떠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1950~60년대의 이스라엘은 지금의 한국보다 훨씬 더 열악하였다. 그런데도 세계 각지에 널려 있는 유태인이 이스라엘로 찾아가면 다 너그럽게 받아주고 우대하였다. 란고프 교수는 바로 1950~60년대에 이스라엘로 찾아간 러시아 적 유태인과 비교하여 그런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불과 100년 전에 떠난 동포, 아직 한국에 많은 친인척이 있는 인간, 그것도 나라의 독립을 위해 피를 흘리고 목숨을 바친 후손을 이렇게 까지 냉대해서 되겠는가?

  태국 태족(泰族)과 중국 다이족(傣族)은 본래 같은 민족이다가 갈라졌으며 지금은 서로 낯선 사람 취급을 하며 만나도 그리 반가움을 못 느낀다. 중국동포는 이주 100여 간 완벽하게 민족성을 지켜왔으며 지난 날 중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워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 외면하는 변두리까지 왔다. 한국이 돈 벌 고장이 못되는 그날이 오면 200만 중국동포는 모국과 외면해 버리는 그 날이 올 듯하다. 반만년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우리민족은 세계 어디에 살던 헤어지지 않는 하나의 공동체로 남았으면 했는데 말이다. 너무나 안타깝다.

  이제라도 한국정부에서 중국동포를 진실로 화끈하게 우대하는 정책을 내놓아 그사이 생긴 알력을 미봉해보기 바란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이다. 약 10년쯤 지나면 이 기회도 없어진다. 필자는 20년 전부터 이런 글을 많이 썼지만 오늘 한 번 더 써본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64 ]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Total : 13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9 인구가 많으면 축재도 잘 된다 2014-06-23 1 8909
138 서울표준시 재검토 2014-05-14 3 8314
137 재한중국동포식당에게 하는 건의 2014-05-07 5 8400
136 ‘자유왕래’, 너무 늦었다 2014-03-13 7 10554
135 자식농사가 가장 중요한 농사 2014-02-04 1 7315
134 김치의 중국 이름 ‘辛奇’질의 2013-12-26 11 11037
133 복지와 함정 2013-11-18 6 7927
132 개천절과 중국의 하상주 단대공정 2013-11-13 0 7771
131 이름부터 바로 지어야 한다 2013-10-11 1 7329
130 구의사 종친회 2013-09-07 3 7696
129 순갑(順甲) 예찬(禮讚) 2013-07-14 3 9344
128 정묘, 병자호란과 중국조선족이민사 2013-06-26 2 9335
127 언론과 국민의 기질 2013-06-13 2 10397
126 다문화가족과 인종개량 2013-06-05 16 14518
125 한국에 한 번 더 간절히 충고해 본다 2013-04-27 13 15122
124 ‘오일재상’ 2013-02-13 2 7869
123 ‘세 번째 아이’의 의미 2013-01-18 6 7847
122 우리 겨레의 디아스포라 2012-12-30 6 11210
121 한국인과 중국인의 음주습관 차이 2012-12-20 8 12739
120 한국의 감옥 문화 2012-11-29 6 10905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