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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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47] 인프레(허동식)
2008년 07월 01일 23시 33분  조회:4192  추천:90  작성자: 허동식

[잡담47]

인프레



허동식


인프레는 산호랑이다. 동물원 쇠창살속에 갇힌 호랑이도 아니고 <종이범>도 아니라 크게 으르릉거리는 호랑이다. 헌데 산에서 내려와 행악질을 하려는 산호랑이는 누구를 먼저 잡아먹을가?

실험방법으로는 그 답안을 얻을수가 없다. 고운 사람을 먼저 잡아먹을지 살찐 자를 먼저 잡아먹을지는 실험으로는 알 일이 아니다. 숫호랑이는 녀자를 잡아먹을거고 암호랑이는 남자를 잡아먹을거고 하는 말은 술상에서 친구들끼리 지껄이는 우스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무튼 누군가 산호랑이 미식거리로 되여야 일은 풀린다.

산업경제가 빈약하고 농업이 뒤진 중국에서는 인프레가 오면  매번마다 농사군들이 제일 힘들다. 농업자료가격은 엄청나게 뛰여오르지만 농산물가격은 거의 앉은 자리에서 뱅뱅 돌림을 하고, 그렇다고 농사군들이 벌거벗고 살수는 없고 모든 생활소비를 농산물소비로 대체할수는 없고(례를 들면 알곡을 애들의 학비로 바치는 그런 일) 그저 그렇게 응응 하는 앓음소리를 내고는 이불짐을 들고 도시로 들어온다. 그래서 어떤 시골은 금방 건설하기 시작한 새농촌도 텅텅 비여야 한다.

농사군들이 시골에 들어온다고 도시사람과 동등하게 인프레의 성화를 받는것은 아니다. 작년인가 돼지고기가 갑자기 가격이 배로 오르면서 누구의 말을 들어보니 도시에서 돼지고기풍파에 제일 시달리는 사람들이 바로 <민공>이라 하였다. 도시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별로 즐기지않아 돼지고기풍파를 이길순 없어도 그럭저럭 피해다닐 여건은 되지만, 건춘장에서 고된 일을 하는 <민공>들은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로 생활개선을 해야하므로 고향의 돼지고기보다 엄청 비싼  돼지고기를 마음대로 사먹지는 못하고 입만 쩝쩝 다시고 있다나?

경제학에 恩格尔系数라는 명사가 있다. 생활필수품소비가 소비중에 차지하는 비률을 해명하는 명사로서 먹고 입고 하는데 소비가 많을수록 그 계수가 높아진다. 경제가 락후할수록 경제능력이 없을수록 인간의 恩格尔系数가 높다. 또 인프레중에서도 생활소비재의 인프레가 산호랑이중의 왕이므로 우리의 매번의 생활소비재 인프레는 우선 누구를 잡아먹는지 이야기할 필요성이 없는듯하다.

거리로 나가면 시골사람들이 엄청 많아졌음을 느낀다. 구두 닦는 아저씨하고 물어보면 몇푼지기 땅을 부치기보다는 그래도 2원씩 하는 구두닦기가 벌이가 좋다고 한다. 헌데 구두 한쪽도 완전히 닦지를 못했는데 쪽걸상을 들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도망을 한다. 그 구경을 몰라 < 그래도 구두 하나는 거의 완공이 됐으니 1원만 받으라 > 롱담 비슷한 소리를 지르는 중에 저쪽에 제복을 입고 푸르딩딩해서 오는 城管아저씨가 보여 구두닦던 아저씨가 부랴부랴 도망을 한 내막을 알고 하나는 번들거리고 하나는 어지러운 구두 신발을 내려다보면서 혼자서 실소를 금할수가 없다.

농사군들이 도시로 진입해서 무질서를 가져옴도 사실이다. 큰 거리든 골목이든 하고싶은 난전을 되는대로 벌리고 교통을 난잡하게 만들고 <문명도시건설>에 먹칠을 하고 <죄증>이 태산같다. 헌데 그들이 산호랑와 산업구조조절중에 제일 큰 대가를 지불한다는 생각이 들면 참으로 동정심을 죽일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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