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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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 그리고 기타
2007년 02월 28일 22시 03분  조회:2998  추천:122  작성자: 허동식

로신은 모주석 할아버지의 높은 평가를 받은 분이다. 문학가이고 사상가이고 혁명가이고 수두룩한 가의  칭호를 받았고 또 그 때문에 중국 현대사에서 거의 신으로 받들리는 정도에 이른 신화적인 인물로 되여있다.

헌데 누군가 만약 로신이 당대까지 생전이였더면 건국 뒤에 수많은 인테리들을 투쟁해버린 모택동이 <<욕을 잘 하>>는 로신을 가만 놔두었을가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로신은 중국 사람의 아픈 곳만 칼로 해부하는 사람으로서 또 인격적으로도 모주석 할아버지의 그릇된 점을 용서할 분이 절때 아니다. 한다면 로신이 건국뒤에도 생전이였다면 모주석 할아버지와 로신 사이에는 어떤 혈투라도 발생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론리적으로는 성립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중국인들의 재미있는 가설력에 감복도 한다.

20일전에 책 한박스를 들다가 허리를 크게 상했다.그래서 봉사님 의사들이 운영하는 맛싸지 집에 부지런히 다녔다. 다친 허리에 맛싸지를 받으면서야 소경들도 이렇게 부지런히 사는데 나도 일 잘 해서 잘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또 봉사님 의사들이 아주 고의적으로 내 아픈 허리의 근육을 힘차게 주물러주면 아파서 새된 소리를 지르고는  속으로는 이게 어디 맛싸진가? 이런 수준이면 치료가 아니라 나를 완전 병신으로 만들어주는게 아닐가 하는 의구심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아픈 곳에 맛싸지를 많이 받으니깐 많이 좋아진듯 하다.

생각을 해본다. 허리에 있는 근육도 그렇고 인간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아픈데는 힘차게 주물러야, 칼로 해부해서 고름을 제거해야 아픔이 낳아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모두가 불합리적이고 병태적인 일면이 있다. 현재 중국도 마찬가지다. 잘 살려면 우리도 로신처럼 아픈데만 건드리는 용맹한 의사들이 필요하다. 헌데 여러가지 원인으로 하여 아픈데만을 건드리는 의사들이 별로 많지는 못하다. 더러 있기는 하지만 누구나 알다싶이 어느 권력자에게 당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느 고용된 깡패무리에게 죽게 당하는 신문기자도 있다.

그래서 글을 쓴다든가 연구를 한다든가 하는 어떤 인테리들은 나는 사회적으로 현실적으로 문제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문화적으로 학리적으로 문제를 생각한다는 명안을 고안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마음 구석 어디엔가는 만약 문화대혁명 비슷한 운동이 또 오면 어떻게 살어? 하는 불안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정상적인 사유능력과 어느 정도의 사회경험을 가진 자는 그 누구나 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가 좋은 의사인줄을 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우리는 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들을 용납하고 지켜주고 키워줄 여건이 아주 부족하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다. 현실적인 원인도 있고 제도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나는 언감생심 중국은 먼 옛날부터 아픈데만을 건드리는 의사를 좋아하는 문화전통이 부족한 동네라는 생각을 해보고싶다.

먼 옛날 진시황 시기의 <<분서갱유>>도 사실은 제왕사상을 지배적인 사상으로 만들기 위하여 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들과 그런 의사들의 사상을 도살해버린 피비린 교훈이다. 그 뒤에도 간언을 하는 충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중앙집권과 제왕사상을 수호하는 이야기가 더 두툼하게 기록되여 있는 력사이다.

만일 중국의 문화전통에 이런 고질이 정말 존재하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도 그런 원죄를 벗어날수가 없다. 모택동 할아버지도 그렇고 평민들도 그러한 문화전통의 고질을 다소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잘 살려면 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새삼스레 느낀다.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런 분들이 필요함을 새삼스레 느껴보는 지금이 우리에게는 행운이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다.

그리고 아픈데만 건드리는 의사들이 술술 배태되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날이 하루 빨리 온다면 나의 이처럼 시시한 이야기는 아마 들어줄 사람이 하나라도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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