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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란 말 아시죠?
2021년 11월 08일 05시 27분  조회:2622  추천:1  작성자: 오기활
어제(10.31) 다사했던 10월의 달력막장을 넘기고나서 묵은자료를 정리하던 중에 필기첩두껑안에 그젯날 명심해 보관했던 편지한통을 발견하였다.
편지는33년전 도문시문화관 김원필선생이  한국의 조카(김영웅)한테서 받은 편지라며 오기자가 필요하면 갖고가라던 활자로인쇄한편지였다.
필자는 십수년전에 감명깊게  읽어본 편지를 오늘 재독하고서 (혼자만이 보기가 아쉽다)는 생각에서 편지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저 한자도가감없이 그대로 올린다
 
원필 삼촌께!
 
그동안 별고없이 가족들 모두가 평안하신지요?
이곳은 참으로 다사다산했지만 그래도 지난 98년을 아쉬움속에 보내고 언제나 그랬듯이 또다시 부푼 기대와 설레임으로 새해의 희망을 품고 오는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도문에서 참으로 형제와 핏줄의 정이 이런 것이나 하고 많은 것을 느끼고 왔습니다.  같은 핏줄이며 천척이라해도 초면에 너무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오니 너무나도 송구스럽고 또한 고맙기만합니다.
 이제서야 안부를 전하려니 죄송하기만 하군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막상 글로 전하려니 솔직히 말씀드려서 별로 쓸 말이 없군요 갑작스런 만남과 초면이기 때문이 아닌가는 생각을합니다마는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만남이란 말 아시죠? 그리고 인연이란 것도 아시겠죠?
이것만큼은 모두가 잊지않고 기억하면서 우리들 가슴속 깊이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불교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길을 가다 옷 깃을 스쳐도 5백생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평생을 함께 살아가는 부부가 되려면 천생의 인연이 되어야 하며 부모자식간이 되려면 3천생의 인연이 닿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형제, 일가친척이라해도 이 또한 무수한 인연이 없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것입니다. 일생을 50년만 계산하더라도 만남을 위해 얼마나 많은 긴 시간을 약속해야 했습니까? 불교에서는 다른 종교들처럼 모든 것이 우연히 이루어지거나 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인정을 안합니다. 뼈를 깍는 아픔이 없이 , 땀흘린 노력도 없이 우연히 공짜로 얻어지거나 기적이 생긴다면 그건 불미한것이며 허공에 뜬 구름을 잡으려는 것과 똑 같습니다. 세상사 모든 치는 자업자덕(自业自德),즉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받는 인과응보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도문의 삼촌들과 친척들 그리고 한국 인천에 사는 우리들 모두는 우연히 이뤄진 만남이 아니라 무수한 생을 지어 쌓은 인연공덕에 의해 이뤄진 만남이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해하시지는 마시고 마음 편히 하시기를 바라면서 감히 한가지 부탁을 드려봅니다.
 자세히는 모르겟지만 어쩌면 내가 잘 못 느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원철분가족들과 사촌들의 관계가 어디가 모르게 서먹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에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못난 사람들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잘난 사람은 못난이들을 위해주고 감싸주고 도와주면서 사는 것이 보람되고 생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과거의 집착을 털어버리고 보다 밝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누구나 과거에 머문다면 진정한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고 잠깐씩 여러나라를 다녀봤습니다만 어데를 가나 사람들 사는 곳은 모두 같더군요. 력사는 모두가 만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짧은 만남이였고 자주 만날 수 없지마는 우리가 생을 다해 사라진 먼훗날에라도 력사가 그치지 않고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쩌면 중요한 만남이 아니였는가? 하고 나는 생각합니다.
 나를 위해 극진히 대접을 해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면서 아쉬움 속에 다사다난했던 무인98년을 보내며 희망가득안 기묘년 새해에는 바라시는 모든 소망들이 꼭 이루어지시기를 이곳 한국에서 간절히 기원합니다.
끝으로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와 변화된 모습으로 힘차게 뛰여 봅시다.
《望 天 天 的 好 日!》
                  1999년 1월 1일 새아침
仁天에서 조카 英雄 올립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부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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