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그날, 또 다른 젊음을 보다
올해 93세인 “조선족 리시진”, “식물의 왕중왕”으로 불리우는 로학자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일전에 들뜬 가슴을 달래며 그분을 만나게 되였다. 그분이 바로 연변대학 농학원 퇴직교수 김수철교수님이다. 자애로운 미소로 반겨주던 그분을 흔히 우리 젊은이들이 상상할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지레짐작을 했었는데 놀랍게도 전혀 다른 90세 고령의 모습이였다. 돋보기도 끼지 않은채 책을 보았고 아무런 부축도 없이 이동이 자유로왔다. 하지만 옥에 티라면 교수님은 난청이여서 무등 안타까웠다.
“나이는 수자에 불과하다”고 그날 나는 교수님한테서 또 다른 젊음을 보았다.
젊음이란 무엇인가?
탄력 있는 피부, 건장한 체격, 곧은 허리, 튼튼한 두다리면 젊음인가?
하지만 이런것들이 꼭 젊음의 간판은 아니다. 깊고깊은 인생의 샘물속에 간직된 신선미ㅡ 강인한 의지, 시들지 않는 열정과 그에 따른 끈기와 의력이 곧 젊음이다. 또한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기백과 거친 땅을 일구어 옥답으로 만드는 힘이야말로 젊음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한결같이 김교수님은 오로지 “중국 길림성 식물도감”의 출판을 위하여 초심을 잃지 않고 꿋꿋이 앞만 보고 달린다.
누군가의 말처럼 성공은 자연연소의 결과가 아니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불을 지펴야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전부를 거는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
온몸을 던진 완전한 희생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결과라 할가, 김교수님은 일생을 통째로 장백산식물 연구사업에 바쳐왔다. 수십년 세월을 식물연구에 온갖 심혈을 기울이고 장백산맥 곳곳을 메주 밟듯 다니다보니 어떤 식물이 어떤 곳에 생장한다는 것을 손금 보듯 환히알고있다. 그리하여 후배 교수들이 어떤 식물이 어디에 생장하는지 몰라 문의해올 때마다 교수님응 “아무 산, 아무 언덕에 가면 있다.”고 가르쳐줄 정도이다. 식물에 대해서는 학자중의 으뜸, “식물의 왕중왕”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명조시기에는 유명한 의약학자 리시진이 있었다면 오늘날 우리 신변에는 “조선족 리시진”으로 김수철교수가 있다.
과연 김교수한테 있어서 식물(산촌초목)이란 무엇일가?
평생 산천초목과 같이 보냈다니 아마도 산천과 초목은 김교수의 초상화요 명함이요 인생이리라.
교수님은 불타는 사명감으로 93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장백산식물연구사업에 투신하고있다.
김교수는 그야말로 자학천재이다. 자학으로 영어, 라틴어, 로씨야어를 익혔다. 교수님의 학구열은 보기 드물게 뜨거웠다. 영어학습장만 해도 교수님 인생의 한 발취로서 인생의 한 갈피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수십년 세월이 흘러 이미 색바래지고 보풀이 일었건만 인쇄한듯이 반듯한 영어 필기책 한장한장에서는 그 노력의 흔적과 구슬땀이 밴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놀랍게도 어느 한 글자도흐트러집이 없이 빼곡히 또박또박 곱게 정연히 씌여져있었다.
어떠한 일을 하든지 마음가짐도 중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수많은 덕목중 하나가 바로 열정이다. 열정은 아무에게나 생기는 것이 아니다. 비로서 한곳에 치중하여 관심을 갖고 사랑을 갖고 시간을 투자할 때만이 열정이 돋아난다.
과거의 자학학습에서 충분한 분발과 끈기를 보여주었기에 오늘날 그 누구보다 발전하고 성장할수 있었다.
현재 집필중인 “중국 길림성 식물지”출판자료중에 김교수가 직접 그린 2600장의 장백산식세밀화(线條图)가 상자 가듣 담겨있었고 장백산맥 곳곳을 누비며 찍어둔 사진들이 또 다른 한 상자속에 수북히 쌓여있었다. 퇴직해서 32년간 장백산맥을 답사하며 식물표본을 채집하고 일일이 사진을 찍고 직접 하나하나 손으로 그렸다고 한다. 교수님처럼 식물표본을 그림으로 그리는 식물학자는 우리 나라에 거의 없다고 한다.
나도 5년간 가까이 그림을 배워온 사람이지만 교수님이 그린 그름을 보는 순간 그만 “와ㅡ”하고 터져나오는 감탄을 누를수 없었다. 갖가지 식물들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어찌나 필을 령활하고 섬세하게 다루었는지 그 한장한장의 식물들이 생생히 살아있는듯했다.
그림 그리기는 가느다란 선으로 시작하여 팔목을 360도로 돌려 여러가지 형태로 그려내는거라 가볍게 생각될지라도 실은 어마어마한 정력과 집중력, 관찰, 인내심이 필요된다. 세상에 이런 일에 나올수있는 90세 고령은 흔치 않다. 이런 김교수님을 보니 나는 문득 나뽈레옹의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란 명언이 떠 올랐다.
늙어갈수록 “예전에 비해 사는게 락이 없다.”고 신세를 한탄하는 추이다. 하지만 김교수님은 어떤 일이든지 그속에서 행복을 찾아낼수 있는 사람처럼 “내가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할수 있어 더 없이 행복하다.”고 얼굴에 담고있다. 인생은 나이로 늙어가는게 아니라 리상의 결여로 늙어가는게 아닐가싶다. 하여 남은 여생도 자기만의 취미로 이루고 저 하는 꿈으로 맛갈스레 제2의 인생을 즐기고있다.
그렇다. 젊음은 20대 소년에게만 있는게 아니라 90대 로년에게도 있다. 김은하 “로인세계” 2017년 제1기 (이달의 인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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