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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왜 이래?"
2024년 11월 26일 15시 47분  조회:279  추천:0  작성자: 오기활
속담에 "도적이 매를 든다"는 말이 있다. 사자성어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한다. 속담이 현실에서 재현되는 일, 말하자면 도적이 오히려 매를 든 일이다. 일은 한 시내버스에서 발생했다.
  한 로인이 버스에 올랐다가 소매치기군이 그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꾸짖었다. 그러자 소매치기꾼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면서 그와 한동아리인 청년과 함께 그 로인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척에서 지켜본 버스 안에 있던 승객들이 침묵을 지켰다. 도적이 매를 든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인데 숱한 사람이 힘을 합쳐 그 도적을 잡을 대신 그저 잠자코 보고만 있었다는 게 한심해도 보통 한심한 일이 아니다.
  더 한심한 일은 그 뒤에 있었다.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이 못 본 듯이 잠자코 있으니 그 로인은 하는 수 없이 도적에게 미안하다고 잘못을 빌었다. 매를 든 도적 앞에 잘못을 빈 그 로인의 눈에는 버스 안에 앉은 사람들이 뭐로 보였을까.
  꼬물만치도 인간다운 감정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에 "목석같은 인간"이란 말이 있다. 도적이 매를 드는 것을 보면서 잠자코 있은 사람들을 목석같은 사람이라고 하기보다는 미라 같은 사람, 말하자면 령혼이 떠나가고 모든 것이 그대로 말라버린 시체와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남이 위험에 처했을 때 또 구원을 바랄 때 외면해 버린 일이다. 3명의 중학교 학생이 강에서 수영하다가 그중 한 학생이 물결에 강심까지 밀려가 허우적거리며 구원을 바랐다.
  그 때 강에는 배 몇 척이 떠있었고 강 량안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두 학생이 물에 빠진 자기 친구를 구해달라고 한 사공에게 말하니 그 사공의 말이 돈 을 내야 된다고 했다. 먼저 사람을 구한 담에 돈을 주겠다고 하니 그 사공이 외상은 안 된다고 했다.
  두 학생이 다른 사공한테 가니 그 사공도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하는 수없이 두 학생이 옷을 벗어놓은 곳에 가서 돈을 가지고 사공한테 가니 그 땐 물에 빠진 친구는 이미 강물 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실로 천인공노할 일이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한사코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서 팔짱을 끼고 죽어 가는 사람을 보고만 있은 그 사공은 저주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법적 제재를 받아야 한다.
  많은 나라들에는 해당 법률이 이미 제정되여 있다. 일례로 프랑스 형법에는 누구든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고 고의적으로 구원행동을 포기한다면 5년 이하의 유기형에 처하고 50만 프랑을 벌금 시킨다고 규정되여 있다.
  법과 도덕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일치하다. 때문에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을 그저 도덕적인 측면에서 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법의 징벌을 받게 해야 하며 인간세상에서 매장시켜야 한다.
  도적이 오히려 매를 드는 것을 보고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나 돈을 보지 않으면 구원의 손길을 거두어버리는 그런 사람에 대해 인간사회는 물론 법이 침묵을 지켜서는 안될 것이다.
  침묵할 수 없는 한심하고도 한심한 일, 그 일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사색은 가벼운 사색이 아니다. 어쩌면 참담한 기분까지 곁들인 무거운 사색이다. 
   "세상이 왜 이래?" 나훈아 가수가 노래로 "소크라테스형"에게 절규하듯이 나도 한번 소리쳐 묻고 싶다. 왜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와 인간성의 "마지노선"인 도덕이 상실돼가고 있는지? 그 상실은 어디까지 갈 것이냐?

ㅡ 김훈

                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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