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속의 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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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천당에서 느낀것들...

천년고찰과 현대커피숍
2012년 10월 12일 12시 55분  조회:2614  추천:0  작성자: 悠悠玄冥

▲ (상) 령은사 스타벅스 체인점 ▲ (하) 령은사 정문

요즘 항주에서는 천년고찰 령은사와 미국 커피숍체인점인 스타벅스를 두고 여론들이다.

처음엔 “천년고찰 령은사에 스타벅스란 서방현대식 커피숍이 영업을 시작한다”는것으로 소문이 퍼뜨러졌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실은 령은사관광지 주차장 옆에 미국 커피숍체인점인 스타벅스가 령은사분점을 개업한것이였다. 몇년전에 북경 고궁안에 분점을 개업하였다가 사회여론때문에 부득불 문을 닫을수밖에 없었던 스타벅스가 이번엔 인간천당이라고 불리우는 항주의 유서깊은 천년고찰 령은사의 이름을 교묘하게 리용하여 사회여론을 통하여 무료로 “상업광고”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것이다.

령은사관광지에는 이미 언녕 령은사 산문 정면 50메터도 안되는 위치에 미국 닭튀김 체인점인 KFC가 개업을 하였으며 항주의 다른 유명한 식당들도 그 부근에 분점을 개업하고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 식당들에 비하면 이번에 개업한 스타벅스는 그 위치나 규모면에서 한창 불리하였는데 이번 사회여론으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그쪽으로 돌리게 될지도 모른다.

몇일전 궁금해서 새로 개업했다는 스타벅스도 구경할겸 겸사겸사 오랜만에 령은사주변을 슬슬 산책하면서 잠간 사색에 잠겼었다.

령은사가 비록 천년고찰이라 하지만 지금 사람들앞에 보여지는 사찰 모습은 기껏해야 150년전의것이고 대부분은 현대에 새롭게 세워진것들이다. 1600여년의 세월이 흘러오면서 령은사 사찰은 전란 또는 이런저런 원인으로 여러번이나 완전 파괴되였다가 다시 지어졌는데 지금하고 제일 가깝게는 문혁시기 홍위병들의 “破四舊”운동으로 대재앙을 당했었다. 그러다가 개혁개방이 시작되고 정부의 종교문화정책의 변화와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통신앙숭배 등등 원인으로 령은사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런 풍파를 거치면서도 령은사가 오늘같이 또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게된것은 령은사가 1600여년의 세월과 더불어 쌓아 온 무형의 정신적이고 靈적인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령은사 사찰을 처음으로 세운 인도의 혜리스님으로 시작해서 중국의 민간에 널리 알려진 제공스님, 그리고 침략지역을 잘 다스리기 위한 목적으로 령은사 비래봉에 수만은 불상들을 만들어 놓은 원나라의 몽고족황실과 령은사에 직접 편액까지 써준 청나라의 만주족건륭황제를 비롯해서 령은사에는 수많은 인물들에 그들과 엮인 일화들로 그 무게가 더 가는지도 모른다. 그런 전설들과 일화들을 증명해주는 혜리스님 사리탑과 제공스님 손자욱이 박힌 바위돌에 제공스님이 개고기를 삶아먹었다는 부엌돌과 비래봉 여기저기 또는 웅장하게 또는 정교하게 새겨진 마암석불상들을 구경할려고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밀려든다.



▲ (상) 령은사 KFC 체인점

잠간 이야기를 고향 연변으로 돌려 볼려 한다.

올 여름휴가를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서 지긋지긋하게 보냈다. 자치주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한다며 연길시전체를 새롭게 단장하고 있었는데 시내 주요도로 량옆 건물외벽을 유럽풍으로 조선민속풍으로 단장하고 있었으며 모아산기슭에는 어마어마한 투자를 들여(소문에는 수십억이라 하는데) 민속촌을 대대적으로 건설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연길시내나 룡정시내의 유서깊은 건물들은 언녕 지난 팔구십년대의 도시건설시기에 흔적없이 사리지고 이제와서 그 팔구십년대에 세워진 건물들 외벽에 또 확불면 날려갈 날라리 화학품으로 아무리 그럴듯하게 것단장을 한들 아무런 의미도 부여될리 없을건 당연한게 아닐가 생각한다. 연변이 중국에서 유일한 조선족자치주라 하지만 진정 연변 땅에서 지금까지 잘 보존된 조선민족의 유서깊은 건물이나 유적지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말못할 아쉬운 추억으로 남아있는 지난세기 팔십년대 중반의 룡정시 중심거리(그시절 우린 삼백화거리라 불렀다)건설장면이다. 조선전통의 팔간기와집들이 통째로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그자리에 들어서는 현대식 층집건물들이 그렇게 징그러울수가 없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나의 모든 추억을 깡그리 빼앗긴다는 분노의 감정만 살아날뿐이였다. 그후로 그 거리를 의식적으로 피해다녔으며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살다가 가끔씩 고향에 들르면서 지금 또 다시 점점 낡아빠져가는 그 “현대식건물”들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지금 중국 각지역 유명관광지로 소문나는 옜동네나 고풍골목들이 수없이 많다. 산서의 핑요나 강소 주장과 절강 오진 등등은 바로 온 동네와 골목 전체가 거의 완벽하게 옜날 모습을 잘 보존하여 온 그것때문으로 오히려 관광산업을 발전시킬수 있었던것이 아닌가? 우리가 아무리 말로만 유서깊고 전통이 잘 보존된 연변이라 하지만 오히려 시대가 바뀔때마다 그 누구보다 급급하게 상급의 지시정신을 높이 받들고 앞장서서 모든걸 새롭게 바꿀려고 애를 태웠던 연변이 아니였던가 생각해본다.

고향에 갓던김에 성수나고 구수한 연변민요와 타령들을 묶은 CD를 사서 운전중에 기분을 돋구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노래가사에 실성을 하고 말았다.

연변타령

작사/임효원 작곡/정진욱 노래/김순희

동풍이 불어 온다 세월이 좋을시구
도문강 칠백리에 경치도 좋지마는
쇠돌을 캐여내는 남포소리가 더 좋구나

총로선 눈부시다 세월이 좋을시구
장백산 밀림속에 산삼도 좋지마는
목재를 베여내는 전기톱 소리 더 좋구나

자동차 내달린다 속력도 좋을시구
해란강 넓은 벌에 안개도 좋지마는
제련소 하늘가에 검은 연기가 더 좋구나

아름다운 고향의 산천을 파괴하는 “남포소리、 전기톱소리、 제련소 검은연기”가 더 좋다고 노래까지 지어서 성수나게 불렀으니 더 할말이 없다.

지금의 항주는 천년고찰 령은사에 서방현대식 커피숍이 들어서는걸로 여론이지만 “유서깊고 전통깊은 연변”에선 시대의 발전에 너무나 잘 발걸음을 맞추어 왔으니 그런 여론들이 없어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江南行僧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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