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somu00 블로그홈 | 로그인
림금산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문학작품

달을 감상하는데는 말이 필요없다
2016년 04월 04일 02시 30분  조회:2498  추천:1  작성자: 림금산

 
1
 
미의 봉우리는 높디높다
향의 깊이는 깊디깊다
맑음의 길이와 밝음의 넓이는
인간이 만든 자로는 잴수가 없다
 
 
2
        
달님이여,
너의 해살같은 싱싱한 미소에
나는 고향 4층바위밑의 가장 맑고 찬 샘치물이
생각난다
 
달님이여!
너의 해면같은 부드럽고 하아얀 살결에
나의 모든 피로와 우수(忧愁)와 스트레스는 
3월의 대동강처럼 싹 다 풀렸다
 
달님이여!
너의 물같고 사과같고 옥같은
손길에 나의 시들어 주름진
이마와 메말라 죽어가던 수풀은 다시 활기차게 휘날린다
 
달님이여!!
차가울줄로만 알았던 너의 하얀 성품이
이렇게 내앞에 무르녹는 봄이 되여
나의 혼도 하얘질정도로 춤추며 흘러갈줄 몰랐다
지금 이 시각 종다리가 하늘속에 까불고
매미들이 일제히 귀청을 멍들게 하고
온갖 생명체들이 거창한 교향악에 설레인다
 
 
달님이여!!!
너는 모를것이다 너의 열찬 입김에
우주만물이 돌아눕고 강하가 허리굽혀
넘실거리고 어디선가 신령(神灵)한 기운이
파도처럼 나의 머리우에 떨어져 내리는것을
나의 시는 이미 다 익었다 익어서 저 아득한 창공을 향해 시원히 터진다…
 
 
3
 
오늘 저녁에도 나는
종이배를 접었다
나는 종이배에 달을 실어
강에 띄운다
종이배에 앉은 달은
사리사리 하얀 빛을 발하며
나한테 미소를 날리고는
물살에 몸을 실어
강따라 흘러흐른다
강아래 어느 마을에는
복사꽃이 만발하다지
그속에는 그녀가 살고있다지
해마다 복사꽃 만발한 저녁이면
그녀는 강가에 나와
조용히 꽃의 노래를 부른다지
달을 담아 띄워보낸
나의 종이배도 언젠가는 그녀의
발아래에 닿아 조용히
그녀의 밤노래에 파묻히겠지
그러면 복사꽃향기 그윽한 그녀의
노래속에 내가 보낸 달도
하얗게 미소하겠지…
 
 
4
 
달을 감상하는데는
말이 필요없다
그저 은은하고 신비스런 바이올린 곡이 흐를뿐
지금 내앞에는
부드런 달이 곱다란히 서있다
말이 없이 고요히 서있는다
달의 얼굴은 하염없이 평온하다
저 음악이 소리없이 흘러가듯이
달의 머리에선 지금 천천히 달빛이 부서진다
부서진 달빛이 어깨며 몸에 자연스레 흘러내려
달한테 안개같이 부드러운 흰눈같은 너울을 씌워준다
달은 조금 움직이는데 한손에는
하얀 꽃이 피여있다
꽃은 달의 미소보다 조금 더 크게 웃고있다
허나 요란하지는 않고 웃음이 햇살같다
달은 공손히 다른 손을 입가로 올려 손가락으로
살짝 입술을 누른다 “쉿!”
말이 필요없음을 다시 한번 암시한다
헌데 달의 눈빛만은 유난히 깊이 뿌리내린다
자신의 가슴깊은곳에도 나의 가습 깊은 곳에도…
 
천천히 음악이 흐름을 늦추고 여음으로 달의 향기를 고요히 잠재운다…
 
5
 
언제부터 내가 감히 저 하얀 달을 만졌던가?
달의 아지에 기여올라 감히 달의 얼굴을 만지다니
나한테 과연 그런 담량이 생기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달은 그래도 말없이
그저 담담한 미소만 휘뿌릴뿐 막지않는다
그게 나한테는 더구나 송구하고 죄스럽다
 
그 희디흰 살결을 내가 감히 건드리는게
어쩌면 부담스럽기까지 하지만
다치지 않으면 살수가 없는게 또한 현실이다
달의 얼굴엔 기미 하나 없다
구김살 하나 없다 그래서 나는 더구나 떨린다
가만히 쳐다만 봐도 가슴이 떨려오는데
그 희맑은 살결을 내가 입김으로 녹이다니
 
너무나 부드러워 나의 손가락이 썩는다
너무나 뽀오얀 색에 나의 눈이 찔린다
너무나 망클하여 나의 손목이 시리다
너무나 해면같아 나의 맘이 뭉클하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의 뜨거워나는 손가락을
찬물에 헹군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의 알알한 눈을
찬 얼음에 비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의 저려오는 손목을
끓는 물에 모시수건을 적셔 찜질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쪼개지는 나의 맘을
달아오른 60도술에 불군다……
 
 
 6
 
나는 지금 또다시 저 신비스런 달세상을 향해 강행군한다
언제 다달을지 모르는 저 요원한 고공(高空)
달의 중심을 찾아 가시밭길을 걸어
생을 걸고 강행군한다
나는 지금 달을 향해 걸으며 
마음의 배회도 끝이없다 
계속할가 멈출가 먼먼 길에 지치면 어떻할가?
달의 높이만큼은 다달을수 있을가?
달의 경지만큼 도(道)를 닦아낼수 있을가?
달의 깊이만큼 달의 밝음만큼 
그토록 맑고 밝게 사색할수가 있을가??
그래서 나는
지금 맘속에 천군만마를 동원해 군사를 일으켰다
이제 나의 군사는 앞으로 계속 행군하라 호령한다
시인아, 시인으로써
달을 사랑하지 않으면,
달의 모든것을 품어안지 않으면
하늘이 너를 가차없이
극형에 처할것이다 히말라야의
차디찬 얼음괴곡에 처넣을것이다
시인아, 시인으로써
달을 좋아하지 않으면,
달의 어리광에 미치지않으면
너희는 백발의 총살에 맞는다
억천만발의 화살에 맞는다
영영 이 세상에서 문드러져 먼지처럼 형체조차 없어진다
가치없는 저 허허벌판의 쑥대가 될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달을 베고 잔다
달을 안고 잔다 달의 겨드랑이를 핥는다
달의 꿈속을 쑤신다 달의 눈동자에 빠진다
빠지다 빠지다 기진맥진하여 거품을 물고 쓰러진다
래일의 태양이 새싹처럼 돋아오르면 나는
또다시 코피를 씻고 넓은 광야
양떼가 흐르는 저 푸른 초원우에 말을 달릴것이다
달을 찾아 천만리 아득한 탐험의 고개길에 …..
 
                                                              2016년 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1 슬픔은 이곳의 것이자 또한 나의 것이다 2015-12-12 0 1689
110 님을 만났습니다 2015-09-16 2 1945
109 물오른 시 (외3수) 2015-09-11 2 2321
108 달 21--25 2015-09-07 0 1855
107 달 16--20 2015-08-25 0 1781
106 우물 (외 4수) 2015-08-23 0 1612
105 달 11--15 2015-08-17 0 2233
104 (실화) 그녀가 가꾸는 백년의 향기 2015-08-15 0 1599
103 달 9 2015-08-13 0 1837
102 달 7 2015-08-07 0 1750
101 (조시) 달노래 2 2015-07-31 0 1881
100 (조시) 달노래 2015-07-24 0 1952
99 우화 닭과 매 2015-07-03 2 1860
98 사과배가 익을때 2015-06-28 0 1952
97 살기 힘든 세상 2015-06-28 0 1893
96 천하제일 2015-06-22 0 1869
95 초목지심(草木之心) 2015-06-21 0 1592
94 조백하의 락일 2015-06-21 0 1476
93 우화 얼럭개 까치흉 2015-06-14 0 1573
92 님앞에 무너지며 2015-06-14 0 1633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