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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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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달노래
2015년 07월 24일 23시 11분  조회:1944  추천:0  작성자: 림금산
 
 달노래
 
1,
 
달이 동그랗게 내앞에 떴다 순식간에
큰 달 작은 달 도도히 내앞에서 강으로 흐른다
큰 달이 웃으니 작은 달은 춤을 춘다
작은 달이 춤을 추니
큰 달은 수많은 달을 이끌어낸다
웃음이 그대로 달의 부스러기된다
달의 부스러기들이 내몸을 감싼다
나중에 달부스러기들은 수풀이 된다
나를 묻어버린다 순간,
꽃밭이 무진장하게 펼쳐진다
꽃나비들이 무리지어 춤추며 도도리 한다
꽃속에 숨이 막힌다 향기속에 취해 넘어진다
달, 달, 볶이운다 … …
 
 
2,
 
달이 내눈동자에 들어온다
한둘이 아닌 수많은 달이 내 눈에 들어온다
눈에서 나갈땐 수천의 달들이 쏟아져 나온다
쏟아진 달들은 한 대야에 꼴똑 차넘친다
달이 달을 낳는가?
한 대야의 달이 열대야의 달이 된다
열대야의 달이 백천만 수천만 수천억만의 달이 되여
온 하늘을 꽈악 메워준다
나의 눈엔 달이 차넘쳐 더러는 지상으로 흘러내린다
내려서는 온통 달조각들로 강하를 이룬다
나는 그 강에 빠져 허우적이다 그만 꿈속으로 들어간다
꿈속에서 나는 달을 먹고 달을 토하고 달속에 헤염치고
달속에 춤추고 달속에 영생을 얻는다 …
 
 
3,
 
어느날 달이 나한테 놀러왔다
나와 함께 소핑가잔다
시장거리엔 온통 달이다
달이 달을 고른다
달이 달을 돈주고 산다
달은 달을 입는다
달은 달을 벗는다
벗었단 입고 입었단 벗으며
하루해 달속에서 달과 함께 세월을 누빈다
달이 많은 날은 좋은 날
세상에 이렇게 좋은 날도 다 있다
달을 안고 업고 지고 돌아온다
달이 가는 길에 달무리가 쭉- 깔린다
달이 집에 들어서니 집도 달이 된다
둥-둥- 북치며 달집은 하늘로 뜬다
하늘이 그대로 크나 큰 달덩이가 된다
온 천지가 그대로 환히 밝아진다
달은 울기 시작한다
넘 좋아 울가? 넘 서러워 울가?
울고 있는 달앞에서 하늘기둥이 흔들린다
언젠가 우뢰가 울고 벼락이 치는 날
달집은 결국 무너진다
온 천하가 달부스러기로 한마당 태질하고 넘어져 있다…
 
 
4,
 
어느날 달들이 잔치를 벌인다
잔치 한복판에는 달이 곱다란히 서있다
달의 머리에도 달의 가슴에도
달의 팔다리에도 모두가 달이 매달려 있다
달은 달을 쥐여뿌리기도 하고
달은 달을 삼키기도 하고
달은 숱한 달을 막 뜯어다 입속에 넣는다
달이 가슴에 흘러들어 가슴가득 달이 피여있다
넘쳐나는 달은 고운 입으로 다시 뿜겨져 나온다
토해진 달은 가슴으로 가서 가슴이 되고
팔다리로 가서 잎이 되고
머리칼에 가서 머리칼속의 하얀 서기로 된다
달이 오리오리 머리칼을 센다
오리오리 머리칼이 달을 휘감는다
지금 저어기서 달이 긴- 행렬을 지어 걸어온다
달의 행렬속엔 내가 서있다
나의 팔과 다리엔, 머리와 눈섶과 귀와 입엔
온통 달이 피여난다
나는 달속에서 달의 꿈을 꾼다 달들한테 키스를 날린다
수천억번 키스를 날려도 달의 키스는 순결하기만 하다
나중엔 그 많은 키스가 하나로 되여
나의 가슴을 쭉—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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