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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고운 새
2014년 09월 14일 09시 49분
조회:1649
추천:1
작성자: 림금산
어느날 나의 메일에
새 한마리 날아들었다
부리 고운 새
흘리는 울음마저
은방울 굴리는듯 고운 소리…
하지만 울음의 내용은
곱지만은 않았다. 압력이 느껴졌고
쨍-하니 아픈 사연…
순간, 메일의 글줄들은 줄줄히
온갖 울음으로 장식되였다
눈물향이 진동하는 눈물잔치였다
지어 싸이트 자체가
처량한 눈물속에 휘청이였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안아본
게세찬 울림이였다
지구천정이 흔들리는 느낌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 소리가 가까이 느껴질수록
달리고 넘어지고 다시 또 내닫는 소리
거치른 소리…땅-하고 울리는 총성!
가슴속 밑창까지 짜릿하게
흘러드는 끈쩍끈쩍한,
비릿한 그러나 또한
담담하면서 눈앞이 뿌잇한
피가 넘어지는 소리였다
피가 다시 일어서는 소리였다
피가 또 허겁지겁 달려가는 소리였다…
피는 마구 강에 뛰여들어
물결과 함게 잔파도가 되였다
거침없이 일어나는 거품이 되였다
피의 머리칼이 솟았다 갈앉았다
아짜아짜한 장면의 반복…
아침노을이 강을 잠에서 일으키는 순간
파도는 다리미질 한듯 반듯하고
반듯한 수면우로
피는 무리지어 솟구치며
다시금 대지를 굽어 마지막
눈물 짜던지고
어디론가 멀-리 줄지어 날아갔다…
어느날 나의 메일에
갑자기 또 새 한마리 날아들었다
부리 고운 새,
흘리는 노래마저 은방울 굴리는듯…
2014년 9월 10일 저녁 8시 15분.
(<<동포세계신문>>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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