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공부 101] - 16...
2020년 02월 25일 23시 43분  조회:2959  추천:0  작성자: 죽림

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

조선의 기녀들에게 시조는 연애편지?

 

 

분야 고전 시가

교과 연계표

교과 연계표
구분 교과 단원

중학교

 

작품 창작

고등학교

국어Ⅰ

작가의 개성 이해와 작품 감상

조선 시대 기생들은 뛰어난 시조를 많이 남겼다는데 그들의 시조는 사대부 남성들의 시조와 어떻게 달랐을지 궁금해요.

조선의 기녀들에게 시조는 연애편지?

정신이 아닌 마음을 노래하다

시조는 본래 사대부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정서보다는 유교의 관념을 전달하고자 했지요. 그런 까닭에 사대부들의 시조는 인간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정서를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조의 성격을 뒤바꾼 사람들은 다름 아닌 기녀들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기녀들은 예능에 탁월한 재주를 지닌 이들이었습니다. 시와 글씨, 그림, 악기 연주와 노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주를 뽐냈지요. 그러던 중 기녀들은 사대부들이 즐기던 시조까지 짓기에 이르렀지요.

그런데 기녀들의 시조는 양반 사대부의 것과는 그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기녀들은 남녀 간의 애정 및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는 데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또한 한문투를 벗어나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이 표현된 작품들을 창작했습니다.

이들에 의해서 시조는 사대부의 문학에서 벗어나 조선 후기에는 중인 계층의 전문 가객들이 즐겨 짓는 문학 장르가 되었고 그 후에는 일반 백성들까지 즐기게 되었습니다. 기녀들의 시조는 시조가 ‘국민 문학’으로 발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의 손에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이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홍랑의 시조

이 시조는 기생 홍랑이 지었습니다. 산에 있는 버들가지를 골라 꺾어 임의 손에 보내면, 임께서 그 가지를 창밖에 심어 두고 보다가 새 잎이 나면 그것을 자신으로 알아봐 달라는 간곡한 심정이 나타나 있습니다. 아마도 시적 화자가 사랑하는 임과 이별하며 자신을 잊지 말라는 정표로 버들가지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물망초의 꽃말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네요.

자, 어떤가요? 사대부의 시조처럼 유교적 이념이 담겨 있나요? 오히려 여러분 머릿속에는 고려 가요 「가시리」라든가 「서경별곡」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이처럼 기녀들의 시조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는 데에 전혀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조선 최고 기녀의 문학적 상상력

조선에서 가장 유명한 기녀는 누가 뭐래도 황진이일 것입니다. 그녀는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었는지 기록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얼굴이 아름답고 시를 잘 지었으며 글씨도 뛰어났고 음악에도 재주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그녀는 서경덕, 임제를 비롯하여 당대에 뛰어난 문인, 유학자 들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합니다.

그녀가 남긴 작품은 시조 6수와 한시 4수밖에 없지만 창의적인 발상이 뛰어나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작품은 대개 남녀 간의 사랑을 소재로 삼았는데 그리움, 애달픔, 아쉬움, 후회 등의 정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 임 오신 날 밤이면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의 시조

일단 이 작품에서 “어론 임”이라는 표현은 ‘사랑하는 임’이라는 말입니다. ‘얼다’는 ‘물이 언다’는 의미 이외에 ‘남녀가 사랑을 나눈다’는 의미도 있지요.

자,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 낸다고 되어 있네요. 밤을 어떻게 베어 낼 수 있을까요? 밤은 추상적인 대상이기 때문에 아무리 베려 해도 베어 낼 수 없는 것인데 말입니다. 황진이는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밤과 같은 추상적인 시간을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대상으로 바꿔 놓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그 많은 밤 중에 동짓달 밤을 잘라 냈을까요? 이는 우리나라 절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우리나라 절기 중에서 밤이 가장 긴 절기가 동지입니다. 따라서 동짓달 밤을 잘라서 이불 아래 넣어 두었다가 펴면 그 어떤 날보다도 밤이 길게 흐르겠지요. 그러면 시적 화자는 사랑하는 임과 그 어떤 밤보다도 오랫동안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황진이의 표현이 기발하지 않습니까? 이 밖에도 서리서리, 굽이굽이처럼 의태어를 사용한 것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황진이가 잘 살렸다는 근거이지요.

이 외에도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와 같은 시조에도 황진이의 문학적 진가가 발휘되고 있습니다. ‘벽계수’는 푸른 시냇물을 가리키는 말인 동시에 왕족인 ‘벽계수’를 가리키는 말이며, ‘명월’은 밝은 달을 가리키는 동시에 ‘황진이’ 자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황진이의 기생 이름이 명월이었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이 시조는 왕족 벽계수에게 인생은 덧없는 것이니 자신과 함께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자고 권유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중의적인 표현을 통해 상대를 유혹하는 기지가 잘 나타난 작품이지요.

뜬금있는 질문

황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시조도 있다던데요?

네. 바로 임제가 지은 시조입니다. 다음 시조를 감상하기 바랍니다.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느냐 누웠느냐
홍안을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으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임제의 시조

‘청초’, 즉 푸른 풀잎이 우거진 골짜기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황진이입니다. ‘홍안’은 붉은 얼굴로 아름다운 용모를 뜻하지요. ‘백골’은 죽음을 의미하겠지요. 잔을 잡아도 권할 사람이 없다는 데에서 황진이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시적 화자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작품을 지은 임제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소설 「수성지」, 「원생몽유록」 등을 지은 당대의 뛰어난 문인이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조선의 기녀들에게 시조는 연애편지? (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530 토템시/ 사슴= 남영전, 해설= 현춘산(7) 2020-10-10 0 2705
1529 토템시/ 물= 남영전, 해설= 현춘산(6) 2020-10-10 0 2489
1528 토템시/ 흙= 남영전, 해설= 현춘산(5) 2020-10-10 0 2590
1527 시=흥취 2020-10-09 0 2521
1526 조선족문단 우화시 개척자 - 허두남 2020-09-08 0 2737
1525 토템시/ 백학= 남영전, 해설= 현춘산(4) 2020-09-08 0 2585
1524 토템시/ 신단수= 남영전, 해설= 현춘산(3) 2020-09-08 0 2533
1523 토템시/ 곰= 남영전, 해설= 현춘산(2) 2020-09-08 0 2426
1522 토템시/ 달= 남영전, 해설= 현춘산(1) 2020-09-08 0 2531
1521 토템과 남영전시인 11 2020-09-03 0 2905
1520 [그것이 알고싶다] - "조선어학회" 2020-09-03 0 4009
1519 우아하게 삽시다 / 우상렬 2020-08-24 0 3169
1518 토템과 남영전 시인 10 2020-07-18 0 2986
1517 토템과 남영전 시인 9 2020-07-18 0 3243
1516 토템과 남영전 시인 8 2020-07-18 0 2987
1515 토템과 남영전 시인 7 2020-07-18 0 3547
1514 토템과 남영전 시인 6 2020-07-18 0 3410
1513 토템과 남영전 시인 5 2020-07-18 0 3300
1512 두만강은 알리라... 2020-07-17 0 3079
1511 작가들의 큰 박수를 받은 민족개념/ "길림신문"/ 김승종 2020-07-02 0 3359
1510 토템과 남영전 시인 2020-06-27 0 3628
1509 토템과 남영전 시인 2020-06-27 0 3277
1508 토템과 남영전 시인 2020-06-27 0 3585
1507 토템과 남영전 시인 2020-06-27 0 3366
1506 토템과 남영전 시인 2020-06-27 0 3433
1505 토템과 남영전 시인 4 2020-06-27 0 3077
1504 토템과 남영전 시인 3 2020-06-27 0 3409
1503 토템과 남영전 시인 2 2020-06-27 0 3250
1502 토템과 남영전 시인 1 2020-06-27 0 3254
1501 토템과 남영전 시인 2020-06-20 0 3461
1500 친족, 친척 = 토템 2020-06-20 0 3007
1499 [시공부 101] - 38... 2020-05-13 0 3124
1498 [시공부 101] - 37... 2020-05-13 0 3496
1497 [시공부 101] - 36... 2020-05-13 0 4771
1496 [잊혀진 민속] - 다듬이 2020-05-08 0 4981
1495 [그것이 알고싶다] - "토템"연구와 남영전 시인 2020-05-02 0 3495
1494 [그것이 알고싶다] - "단군신화" 2020-04-30 0 3298
1493 [시문학소사전] - 토테미즘 2020-04-30 0 4150
1492 [시공부 101] - 35... 2020-04-04 0 3108
1491 [시공부 101] - 33... 2020-04-04 0 376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