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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와 러시아 문호 뚜르게네프
2018년 03월 14일 00시 57분  조회:2490  추천:0  작성자: 죽림
뚜르게네프 산문시 

이 대 의 

이반 투르게네프는 러시아 문학이 낳은 수많은 작가들 가운데 섬세한 감각과 자유롭고 예리한 관찰력으로 불후의 작품을 남긴 문호이자 시인이다. 

그는 1818년 10월 28일 러시아 중부의 도시 오룔에서 부유한 지주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37년 페테르부르크 대학 언어학부를 마치고 베를린 대학으로 가서 하이네, 바이런을 비롯해 그리스 고전을 연구하고 헤겔 철학에 열중했다. 그 당시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준재들과 친교를 맺고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 서구파로 신념을 굳혔다. 
그 후 트르게네프는 생애의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냈다. 특히 프랑스는 그의 제 2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졸라, 프뢰벨, 같은 문인은 그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러나 그가 프랑스에 머물 
게 된 동기는 비아르도라는 여가수 때문이었다. 투르게네프가 그녀를 알게된 것은 음악 여행 도중 그녀가 페테르부르크에 들렀을 때부터였다. 그 후 죽을 때까지 무려 38년 동안이나 그의 짝사랑은 계속 
되었다. 비아르도는 남편과 함께 행복한 사랑의 보금자리를 이루고 있었는데, 투르게네프는 그 가정의친구로서 끝까지 깨끗한 교제를 계속하면서 일생 독신으로 마쳤다. 그가 끝내 못 이룬 사랑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 일생을 마칠 때까지의 애절한 고독감은 그의 편지 속에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아샤>, <파우스트> 같은 작품에서 더욱 뚜렷이 암시되어 있다. 
투르게네프의 처녀작은 25세 때 발표한 서사시 <팔라샤>이지만 그의 예술적 도정을 밟아 올라가기 위해서는 <사냥꾼 수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1847년 투르게네프는 파리에 도착하자 곧 
단편 <호리와 칼리느이치>를 발표했는데 바로 이 작품이 작가의 문학적 위치 내지는 진로를 결정해주는 초석이 되었다. 그는 계속해서 1851년 <사냥꾼의 수기>라는 이름으로 25편의 대작을 완성한다. 
이 작품이 당시 러시아 사회에 미친 영향을 큰 것이었다. 당시 러시아 농민은 다만 무지몽매하고 더러운 짐승처럼 간주되고 있어서 문학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러나 작가는 농촌의 민중 속에 숨어 있는 훌륭한 지혜와 재능, 상냥한 감정, 순박한 정신을 예술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투르게네프의 시인으로서의 날카로운 감각은 시시각각으로 변천해 가는 사회의 모습에 따라 동요하고, 새로 형성되어 가는 인간의 정신, 사상의 시대적인 움직임에도 민감했다. 
그의 소설 속에는 그 시대의 움직임을 대표하는 가지각색의 인간 형태가 훌륭히 묘사되고 있지만 어쨌든 <사냥꾼의 수기> 이후의 대표작이라고 불리는 여섯 편의 장편 소설 <루진>, <귀족의 둥지>, 
<전야>, <아버지와 아들>, <연기>, <처녀지>에는 그 시대에 따라 변천해 가는 러시아 사회의 대표자들이 불후의 영상을 남기고 있다. 

투르게네프의 예술적 특징은 먼저 그 유연한 어조와 우아한 필치에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어떤 뛰어난 선도, 어떤 강렬한 색채도 찾아볼 수 없다. 늦은 봄 어스름 달밤 속에서 자연을 보듯이 부드럽고 
윤택 있는 색조는 그지없이 우수에 잠겨 있는 중부 러시아의 하늘과 공기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작품에 묘사되는 여러 사실은 갑자기 우리 앞에 전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집단이 되어 그 깊은 음영과 함께 서서히 전개된다. 이 점에서 투르게네프는 보기 드문 문장가였다. 
투르게네프는 인간을 사랑했고 항상 엄숙한 리얼리스트였다. 또한 공평무사한 태도와 진실을 사랑하는 마음은 인간으로서의 그의 특성이기도 했다. 러시아 자연주의의 완성자로서 인생의 진리를 규명 
하려는 것이 그의 창작 목표였던 것이다. 
투르게네프는 만년에 82편의 산문시를 남기고, 1883년 8월에 파리 교외에서 66세를 일기로 세상을떠났다. 그의 유해는 10월 초 러시아로 옮겨져 유언에 따라 위대한 비평가 벨린스키가 잠든 페테르부 
르크 묘지에 안치되었다. 

서정적 마을에서 세상 엿보기 
- <투르게네프 산문시> 연구 

1. 들어가는 말 
투르게네프의 산문시를 읽다보면, 이것을 산문으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산문시로 보아야할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것이 산문시라 하면 산문과 산문시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게 한다. 
그의 산문시에는 우리가 통상 시적 장치라고 하는 상징, 이미지, 아이러니 등은 물론 응축된 서술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산문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 문장들을 살펴 
보면 마치 한 편의 수필과도 같은 혹은 꽁트와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글을 어떤 기법 혹은 어떤 의미로 해서 산문시로 보아야 하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산문과 산문시의 뜻을 살펴보고 산문시로 판단해야할 근거는 어떤 것인지 파악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산문의 반대개념은 시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산문시도 있고, 시적인 산문도 있으니 잘못된 생각이다. 
산문의 반대는 운문, 즉 정형의 율격을 판독할 수 있도록 조직된 글이다. 비시적, 비문학적인 글을 <산문적>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의 산문은 문학적, 시적 성질을 전혀 띠지 않은 산문을 말한다. 
산문시는 서정시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또는 모든 특징을 다 가지고 있되 산문의 형태로 인쇄된 시라고 보면 좋다. 산문시가 리듬의 단위를 행에 두지 않고 한 문장, 나아가서는 한 문단에다 두고 있 
음을 말한다. 자유시나 정형시는 행 단위의 리듬 구성으로 말미암아 읽기가 다소 늦어지나 산문시에서는 읽기가 거침없이 진행되어 다소 호흡이 가빠진다. 
이와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을 미루어, 그의 작품을 산문시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리듬의 단위가 행이나 전체 문단에다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특별한 독법 없이 거침없이 읽혀지고 
'다소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응축된 주제나 상징이 떠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의 문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산문적 관념에 머물지 않으면서 그의 삶 속에 내재해 있는 지적인 사상이나 철학을 시적인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의 산문시 작품을 중심으로 작품세계를 논의해 보겠다. 투르게네프의 산문시에는 그의 인생관, 조국애, 인도주의, 철학적인 사상이 집약되어 있다3)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그의 
산문시 작품세계를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2. 서정적 마을에서 풍경 그리기 
시에 있어서 풍경은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듯 아주 평범한 경치를 묘사하여 독자로 하여금 풍경을 감상하게끔 하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그 작품의 전반적인 배경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기쁨이나 슬픔 그리고 아픔 등을 대신 나타내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풍경은 작품 속에서 적절하게 포착하여 그려 
넣어서 작품을 한결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많이 사용한다. 
투르게네프의 산문시에는 그림을 그리는 듯한 풍경이 서정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마치 산수화 같은 풍경이다. 집들은 잘 보이지 않고 설령 집들이 있다해도 전원풍의 작은 집들을 그렸다. 거기에는 
작품의 주제 의식을 의식해서 그리는 경우가 아니고 단순히 작품 배경이 되는 풍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합일되어 살아가는 작품들이 많다. 

유월의 마지막 날, 천리 사방은 러시아 -- 그리운 고향. 
온통 파랗게 물든 하늘, 그 위에 외로이 떠 있는 구름 한 점, 흐르지도 않고 녹아내리지도 않는다. 바람 한 점 없는 따사로움 …… 대기는 갓 짜낸 우유만 같다! 
종다리는 지저귀고 비둘기는 가슴을 불룩이며 구구 울고, 제비는 소리도 없이 유유히 날고, 말은 콧바람을 불며 풀을 씹고, 개는 서서 정답게 꼬리만 흔들 뿐 짖지도않는다. 
- <마을> 중에서 

유월의 마지막, 고향 마을풍경이 너무도 서정적이다. 파란 하늘과 구름 한 점 그리고 바람 이 모든것들이 '갓 짜낸 우유만 같다'. 종다리, 비둘기가 울고 제비가 날아다니고 말은 풀을 씹고, 개는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드는 평화롭고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주변 풍경을 시청각적으로 보여준다. 

골짜기를 따라 한쪽에는 아담한 곳간과 문이 굳게 잠긴 조그만 헛간들이 늘어서고, 다른 한쪽에는 판자 지붕을 얹은 소나무 통나무집이 대여섯 채. 지붕마다 찌르레기의 새장이 달린 높다란 장대가 보이고 집집마다 문간 위에는 양철을 오려 만든 갈기를 곤두세운 작은 말이 서 있다. 면이 고르지 않은 유리창은 무지갯빛 반사를 던 
지고 덧문에는 꽃다발이 담긴 화병이 그려져 있다. 
- <마을> 중에서 

마치 영화의 장면처럼 카메라 앵글을 멀리에서 가까이 잡은 마을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골짜기 한쪽에 집들이 대여섯 채 있고 집집마다의 유리창에 햇빛이 비치는 풍경이 너무도 맑고 투명하다. 
그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평화로우며 맑고 깨끗하다. 

둥근 얼굴의 젊은 여인이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고는 젊은이들의 말 때문도 아니고건초 더미 속 애들의 장난 때문도 아닌 영문 모를 웃음을 짓고 있다. 
또 다른 젊은 여인은 굳센 두 팔로 물에 젖은 커다란 두레박을 우물에서 끌어올리고 있다……두레박은 밧줄 끝에서 후들후들 떨리고 흔들리며 햇빛에 반짝이는 길다란 물방울을 떨어뜨린다. 
내 앞에는 바둑 무늬 새 스커트에 새 가죽신을 신은 노파가 서있다. 
- <마을>중에서 

젊은이들이 말을 풀어놓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젊은 여인은 창문에 서서 그 젊은이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다. 우물가에는 또 다른 젊은 여인들이 물을 긷고 있다. 노파의 모습도 
정 많은 이웃집 노인 같은 평온함이 배어 있다. 

노파는 아직도 따스한 큰 빵 조각 하나를 왼손 손바닥 위에 얹어놓고 나에게 권한다. 「자, 어서 드시오, 길가는 손님, 몸을 위해서!」 
별안간 수탉이 꼬꼬댁 울어대며 부산스럽게 날개를 퍼득이기 시작한다. 거기에 답하여 외양간의 송아지가 <음메에>하고 길게 목청을 뺀다. 
「야아, 정말 멋진 귀리군!」나의 마부 소리가 들린다. 
오오, 자유로운 러시아 마을의 만족과 평온과 풍요함이여! 오오, 그 정적, 그 은총이여! 
- <마을> 중에서 

우리 유년의 마을을 연상케 하는 정경이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랬듯 노파가 손님에게 빵한 조각을 건네고, 거기에 수탉이 부산스럽게 퍼득이고 거기에 답하여 송아지가 운다. '자유로운 러시 
아 마을의 만족과 평온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마을의 풍경을 산수화 같이 그려주면서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풍경은 작품 곳곳에 나타나 있다. 

알프스의 정상…… 기암절벽의 연봉(連峰)……첩첩 산중의 한복판. 
태산 준령 위엔 맑게 갠 연록색의 말없는 하늘. 살을 에는 듯한 추위. 눈부시게 반짝이는 응고된 눈. 그 눈을 뚫고 우뚝 솟은 얼음에 덮이고 비바람에 그을은 준엄한 암괴(巖塊).지평선 양쪽에 우뚝 마주 솟은 두 거봉, 두 거인 - 융프라우와 힌스테라아르호른. 
- <대화> 중에서 

영원 무궁한 알프스의 기암절벽과 두 거봉의 정경이 그대로 와 닿는다. 너무도 커서 인간은 감히 범접하지 못하게 하는 느낌이 든다. '거대한 산들은 잠든다. 맑게 갠 푸른 하늘도 영원히 입을 다문 대지 위에 잠든다.'라고 하여 인간의 존재가 자연에 비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인식시키며 자연의 거대함을 나타내주고 있는가하면 

당신은 바닷가에서 늙은 잿빛 바위를 본 적이 있는가? 화창한 봄 날 만조 때, 세찬 파도가 사방에서 밀려들며 그 바위를 때리는 것을 - 밀려와선 때리고 희롱하며, 반짝이는 포말을 진주알처럼 흩뿌리며 이끼 낀 바위를 씻어내리는 것을. 
바위는 언제 보나 예전 그 바위 그대로 남아 있다 - 
- <바위> 중에서 

파도가 아무리 밀치고 때려도 바위는 변하지 않는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바위는 끄떡없다. 이러한 바위의 모습 혹은 풍경을 통해 흔들림 없는 삶을 나타내 주고 상대적으로 인간의 삶은 보잘 것 없 
음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와 같이 투르게네프의 시속에는 자연의 서정적 풍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가 하면 자연의 거대함을 통해 인간의 존재가 보잘 것 없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3. 격동기 시대의 세상 엿보기 
그의 유년기는 알렉산드르 1세 시대 말기에 해당하고, 그의 청년기는 러시아에서 가장 혹독한 탄압의 시기였던 니콜라이 1세 시대였으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던 장년기는 개혁의 희망과 혁명의 불 
안감이 공존하던 알렉산드르 2세대, 그리고 그의 말년은 강력한 반동 정책이 추진되던 알렉산드르 3세 시대에 해당한다. 결국 투르게네프는 유럽과 러시아의 격동기를 몸으로 겪으며 살았다. 그러한 삶 
의 배경 때문인지 몰라도 그의 작품을 보면 시대적인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이 배어 있다. 

개가 서서히 다가갔다. 그러자 별안간 가까운 나무에서 가슴 털이 검은 참새 한 마리가 개의 바로 콧등 앞에 돌멩이처럼 날아내렸다. 그러고는 온 몸의 털을 험악하게 곤두세우고 필사적이고 애처로운 목소리로 울어대면서, 허옇게 이빨을 드러내고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개의 입을 향해 두어 번 가량 깡충깡충 뛰어갔다. 
어미새는 새끼를 구하기 위해 돌진하는 것이다……그러나 그 조그만 몸뚱이는 온통 공포에 떨고 있었고, 그 가냘픈 목소리는 거칠다 못해 쉬어버렸다. 드디어 어미새는 실신하고 말았다. 자기 몸을 희생한 것이다! 
- <참새> 중에서 

사냥하고 돌아와 길을 걷다가 목격한 장면을 쓴 글이다. 참새가 자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개에게필사적으로 대항하다 실신해버린다. 그 가냘픈 몸뚱이로 거대하게 보이는 개에게 덤벼서 개가 뒷걸음질치게 만들어 새끼를 지켜내는 것을 통해 작가는 '사랑은 공포보다도 더 강하고, 바로 그 사랑에 의해서만 삶은 유지되고 영위되어 나가는 것이다.'고 정의해 버린다. 마지막에 결론을 내리듯 정의해 버려 시의 맛이 사라지긴 하지만 이 글 속에는 강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절대권력에 항거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윽고 새는 날개를 가다듬고, 매한테 쫓기는 비둘기처럼, 먼 곳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간다. 어디 푸르고 아늑한 은신처는 없을까? 잠시 동안이라도 좋으니, 어디 둥지를 틀 만한 곳은 없을까? 
- <둥지도 없이> 중에서 

은신처가 없는 새는 은신처를 찾아 끝없이 날아간다. 사막을 넘어 바다를 넘어가다 기력이 떨어져 결국 죽고 마는 새를 이야기하며 작가는 자신도 '나도 바다에 떨어질 때가 온 것 아닐까?' 두려워한다. 
여기서 매는 권력자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자유를 그리워하는 민중들은 그 권력을 피해 둥지를 찾다 
가 결국 죽음에 다다르는 시대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시골 농사꾼의 늙은 과부 집에서, 마을에서도 첫째가는 일꾼인 스무 살 난 외아들이 죽었다. 
그 마을의 여지주인 마나님은 노파의 슬픈 소식을 듣고 장례식 날에 과부의 집을 방문했다. 
노파는 집에 있었다. 
노파는 집 한복판 탁자 앞에 서서 오른손을 규칙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며(왼손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연기에 그슬린 항아리 바닥으로부터 건더기 없는 양배춧국을 떠서는 한 술 두 술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노파의 얼굴은 핼쑥하게 여위고 까맣게 죽어 있었다. 빨갛게 충혈된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으나……몸만은 교회에 간 것처럼 꼿꼿한 자세로 단정히 서 있었다. 
「어쩌면!」하고 마나님은 생각했다. 
「이 판국에 음식이 목으로 넘어가다니…… 저 사람들의 감정은 어쩌면 저렇게도 무딜까!」 
- <양배춧국> 중에서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는 과부가 '건더기도 없는 양배춧국을' 먹고 있는 모습이 가슴 저리게한다. 그 아픔이 '생매장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인 슬픔 속에서도 양배춧국을 먹는 것은 '그녀에게는 소금처럼 싼 것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끝 부분에 설명을 빼고 상황만 전달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이를 통해 당시의 경제적인 상황을 나타내주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힘겨운 삶을 보여주고 있다. 

「아니, 매 맞는 사람이 누구든 간에 무법적인 사형을 허용해선 안 돼. 자, 도와주러 나가세」 
「그러나 살인자를 때리고 있는 건 아니야」 
「살인자가 아니라고? 그럼 도둑인가? 어쨌든 마찬가지야, 가서 말리도록 해야지」 
「아니, 도둑도 아냐」 
「도둑도 아니라고? 그럼 회계산가? 철도 종업원? 군납업자? 러시아의 문예 보호자? 변호사? 온건주의 편집자? 사회 봉사가 나으리?……어쨌든 가서 도와주도록 하세!」 
「아니 그렇잖아…… 신문기자가 맞고 있군 그래」 
「신문기자? 그럼 우선 차나 마시고 보지」 
- <신문기자> 중에서 

두 친구가 차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일방적으로 매를 맞고 있고 있는 상황에서 '매 맞는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를 말려야 한다고 나가려 한다. 그가 도둑이건 살인자이건 혹은 회계사, 철도종 
업원, 군납업자, 러시아의 문예보호자, 변호사, 온건주의 편집자, 사회봉사가 나으리 등 누구든 도와주러 나가려다가 신문기자라고 하자 '그럼 우선 차나 마시고 보지' 하고 나가지 않는다. 이는 당시의 저널리즘에 대한 불만을 신문기자를 통해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너의 말도 역시 말이 안 되는 수수께끼란 말인가? 
그렇다면 너의 오이디푸스는 어디 있느냐? 
아아! 전 러시아의 스핑크스여! 농군 모자를 쓴다고 러시아의 오이디푸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스핑크스> 중에서 

'농민을 이해한답시고 곧잘 농민 복장을 하고 다닌 그 당시의 슬라브주의자들을 날카롭게 풍자한'작품이다. 이와 같이 위장된 관료나 혹은 지배자들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러시아의 조국애를 
나타내준 작품도 있다. 

의혹의 날에도, 조국의 운명을 생각하며 번민하던 날에도 - 그대 혼자만이 나의 지팡이요, 기둥이었노라. 오오, 위대하고도 힘차고 성실하고도 자유로운 러시아어여! 
만일 그대가 없었다면, 지금 조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을 보고 어찌 절망에 빠지지 않을 수 있으리오? 그러나 이러한 말이 위대한 국민에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믿을 수는 없지 않을까! 
- <러시아어> 전문 

러시아어를 짧은 시로 잘 나타낸 작품이다. '그대 혼자만이 나의 지팡이요, 기둥이었노라'고 러시아어가 있어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힘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또한 조국의 절망 속에서도 러시아어가 있 
어 조국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와 같이 격동기 시대를 풍자하거나 그 시대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주는 작품을 살펴보았다. 
물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시대적 상황이나 나름대로의 시대적 정의를 작가가 끼어 들어 부연 설명해주는 것이 있어 시의 맛을 덜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시대를 바라보는 것이 냉소적인 요소가 
있어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서사적인 구조를 통해 한 시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4. 휴머니즘의 마을에서 사람과 함께 하기 
투르게네프의 작품 (서정적이든 시대적 상황을 풍자하든) 속에 하나로 흐르는 것은 휴머니즘이다. 
그는 사람을 좋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단편집에 실린 <짝사랑>에 보면 '신기한 산이나, 바위, 폭포 같은 것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자연이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거나 방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얼굴, 산 사람의 얼굴, 사람들의 이야기, 움직임, 웃음, 바로 이런 것들이 내겐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 끼어 있노라면, 나는 유달리 홀가분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라고 토로하고 있다. 작가의 간접적인 독백에서 알 수 있듯 자연보다도 사람을 더 좋아했던 그는 작품 속에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많고 또한 그에 따른 고독이 많이 나타난다. 

「사랑하고 말고요. 나리. 벌써 아홉 달째가 되지만……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정말이에요! 제 처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젊고 건강했는데!……콜레라가 하루만에 데려가고 만 겁니다」 
「말씀 마세요. 나리!」불쌍한 젊은이는 괴롭게 한숨을 내쉬었다. 
- <마샤> 중에서 

마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길 좋아하는 화자는 수심에 차 있는 젊은 마부의 썰매를 타고 가다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부는 사랑하는 색시 마샤가 콜레라에 걸려 하루만에 죽어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를 측은하게 여긴 화자는 썰매에서 내릴 때 15코페이카를 덤으로 더 주고 내린다. '그러고는 추운 정월의 잿빛 안개에 쌓인 텅 빈 눈길 위를 어슬렁어슬렁 말을 몰고 갔다.'는 장면을 보면 그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보인다. 

노파는 아직도 따스한 큰 빵 조각 하나를 왼손 손바닥 위에 얹어놓고 나에게 권한다. 「자, 어서 드시오, 가는 손님, 몸을 위해서!」 
- <마을> 중에서 

전원적인 마을에서 지나가는 손님을 위해 빵 한 조각을 건내는 노파의 마음이 있는가 하면그 시골 부부는 시고무친의 고아가 된 조카딸을 황폐한 자기 오막살이에 떠맡기로 했다. 
「카치카를 떠맡게 되면」하고 농사꾼 마누라가 말했다. 「마지막 한 푼까지 모조리 그 애에게 들어가, 야채 수프에 넣을 소금도 살 수 없을 텐데요……」 
「그럼…… 소금 없는 수프를 먹으면 돼잖아」하고 그녀의 남편은 대답했다. 
로스차일드도 이 시골 농부를 따르려면 까마득한 것이다! 
- <두 부자> 중에서 

부자인 로스차일드가 많은 수입금 중 복지 사업에 희사하는 것에 감동을 하지만, 그보다는 가난한 시골 부부가 더 인도주의적임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아이를 맡아 기르면 수프에 소금 넣을 돈도 없으면서 '소금 없는 수프를 먹으면' 된다고 하는 부부의 인정을 통해 복지 사업은 어떠한 정신으로 해야하는 지 간접적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방안에는 우리 둘 - 개와 나, 밖에는 사방 폭풍이 무섭게 울부짖고 있다. 
개는 내 앞에 앉아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도 개를 바라보고 있다. 
개는 무슨 말인가를 나에게 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개는 벙어리라 말을 모른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개의 심정을 이해한다. 
나는 알고 있다 - 지금 이 순간, 개도 나도 똑같은 감정에 젖어 있다는 것을, 우리 둘 사이에는 어떠한 간격도 없다는 것을. 우리 둘은 조금도 다른 것이 없다. 
- <개> 중에서 

개와 방안에 둘이 앉아 인간과 동물이 하나가 되어 감정을 나누는 혹은 그만큼의 고독을 나타내 주는가 하면 

인사를 하는 건지, 비난을 하는 건지 그것조차도 분명치가 않다. 그저 앙상한 앞가슴이 간신히 들먹이고 충혈된 두 눈이 오므라진 동자 위로 온몸을 다해 짜내는 고통스러운 눈물 두 방울이 흘러나왔을 뿐이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는 친구 옆 의자에 앉아서 - 너무나도 무섭고 처참한 그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내리깔며 역시 그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나는 내 손을 잡은 것이 친구의 손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 <마지막 만남> 중에서 

옛 친구인 러시아의 민중시인 네크라소프와 작품을 가지고 논쟁을 하다가 결별하고 지내다 그가 죽음에 임박해 만나 화해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불편했던 앙금도 죽음이 화해를 시켰다는 것으로 끝맺 
음을 하는 것으로 인간관계를 하나의 교훈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거지는 기다리고 있다……나에게 내민 그 손은 힘없이 흔들리며 떨리고 있다.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을 몰라, 나는 힘없이 떨고 있는 그 더러운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 
「용서하시오, 형제, 아무것도 가진 게 없구려」 
거지는 충혈된 두 눈으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그 파리한 두 입술에 가느다 
란 미소가 스쳤다 - 그리고 그는 자기대로 나의 싸늘한 손가락을 꼭 잡아주었다. 
「괜찮습니다. 형제여」하고 그는 속삭였다. 
「그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그것도 역시 적선이니까요」 
나는 깨달았다. - 나도 이 형제에게서 적선을 받았다는 것을. 
- <거지> 중에서 

거리를 걷고 있다가 늙고 초라한 거지가 동냥을 청하여 도와 주려고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그 거지의 더러운 손을 덥석 움켜잡는다. 거지는 자기 나름대로 손을 잡고 그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이 불쌍한 거지와의 관계를 통해 본인도 적선을 받았다는 따스한 작품이다. 
이와 같이 빈부격차나 계급과 관계없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마음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일으키게 한다. 

5. 맺음말 
지금까지 투르게네프 산문시를 살펴보았다. 그의 산문시는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정밀묘사를 함으로써 시의 의미전달에 장애가 되는 요소가 있고, 또한 산문적인 요소가배어 있으며 말하고자 하는 사상이나 철학 그리고 상황들을 지나치게 정의해줌으로써 시의 맛이 덜하 
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서정적 풍경을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그 당시의 시대적인 삶보다는 평화롭고 고요한 아름다움만 그려주어 작품의 무게가 덜해 보이는 듯 하다. 
그러나 그의 예술적 향기와 섬세한 감각 그리고 예리한 관찰력은 매우 뛰어나다. 
시적 표현이 일반적 서술과 다른 점은 진실성의 문제와도 깊숙히 관련되어 있다고 볼 때 그의 작품은 진실성이 돋보인다. 물론 당시의 삶을 풍자하고 시대적 상황을 묘사해 주는데는 냉소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의 진실성은 살아 있다고 본다.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 휴머니즘은 당시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인도주의적 혹은 도덕적인 정신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따스한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일으키게 요소도 있다. 그러나 그 휴머니즘 조차도 시대의 복판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은 비켜간 서정의 마을에서 세상을 엿보고 있 
는 듯한 인상이 든다. 
그러한 작품의 배경 속에 있음에도 그의 산문시에는 말년의 그의 인생관이 담겨져 있고 격동기 시대를 비판하면서도 조국애가 담겨 있으며 어렵고 고된 삶 속에서도 그의 인도주의적 철학사상이 담겨 
있다. 

※참고문헌 
투르게네프, 김학수 옮김, 『투르게네프 산문시』, 민음사, 1997. 
레너드 샤피로, 최동규 옮김, 『투르게네프 - 아름다운 서정을 노래한 작가』, 책세상, 2002. 
이상섭, 『문학비평용어사전』, 민음사, 1984. 

투르게네프 연보 
1818년 10월 28일, 오룔에서 부친 세르게이 투르게네프와 모친 바르바라 페트로브나사이에 둘째 아들로 출생. 
1821년 봄에 가족이 스파스코에로 이사. 
1827년 연초에 가족과 함께 모스크바로 이사. 바이덴하메르 기숙학교에 들어감. 
1833년 모스크바 대학 문학부에 입학 
1834년 상트 페테르부르크대학 역사철학부로 전학. 
10월 30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부친 사망. 
바이런의 <맨프리드>를 모방한 극시 <스테노>를 씀. 
1837년 문학의 밤과 음악회에서 우연히 푸슈킨과 마주침.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 졸업. 
1838년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 특히 헤겔 철학을 공부. 
1841년 베를린에서 학업을 마치고 러시아로 귀국. 
바쿠닌의 영지 프랴무히노 방문, 바크닌의 여동생 타찌야나와 잠시 사랑에 빠짐. 
1843년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공연을 위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온 폴린가르시아 비아르도를 만나면서 일생에 걸친 사랑이 시작됨. 
운문으로 된 사랑 이야기 <파라샤>를 단행본으로 출판.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짧은 희곡 <부주의> 발표. 
1844년 한 젊은이의 불완전한 사랑을 그린 첫 단편 <안드레이 콜로소프> 발표. 
1845년 늙은 은둔자와 잔 젊은이의 대화 형식의 장시 <대화>를 단행본으로 출간. 
1846년 모친의 가문인 루토비노프 집안에 떠도는 전설을 기초로 초자연적인 주제의 단편 <세 초상화>를 발표. 
1847년 폴린 비아르도를 따라 유럽으로 감. 
<사냥꾼의 수기>연작 중 첫 번째 작품인 <호리와 칼 리니치>를 《동시대인》지에 발표. 
두 번째 단편 <결투를 좋아하는 사람>을 《조국연보》에 발표. 
1848년 파리에서 혁명을 직접 목격. 
여인에 대한 남자의 욕망이 가져오는 모멸과 붕괴라는 주제를 다룬 단편 <페투슈 코프> 발표. 
단막희곡 《얇은 곳이 쉽게 터지는 법》을 《동시대인》에 발표 귀족과 시골 지주들의 경멸직인 도덕을 풍자한 2막극 《식객》발표. 
1849년 1840년대 모스크바의 지식인 서클을 풍자한 단편 <시치그 로프 마을의 햄릿> 발 표. 
토지 귀족의 포슐로스찌를 풍자한 단막 희극 <귀족 단장 댁에서의 아침 식사> 발표. 
1850년 파리에서 러시아로 돌아옴. 
11월 16일, 모스크바에서 모친 사망. 
유일한 공연용 희곡으로 평가되는 <시골에서의 한 달>을 완성. 
무시당하고 거부당한 실패한 인간의 마지막 며칠의 일기인 단편 <잉여 인간의 일기> 발표. 
1852년 4월, 고골리 사망에 관한 기사를 쓴 일로 체포됨. 한 달간 구속되었다가 스파스코에 영지로 추방되는 형을 선고받고 1년간 스파스코에에 연금됨. 
《동시대인》에 발표했던 수기들을 모아 <사냥꾼의 수기>를 발표. 
1853년 여행 중에 한 소지주를 만난 경험을 그린 단편 <두 친구> 발표. 
11월 23일. 1년간 연금 생활을 마치고 다시 자유로운 활동을 시작함. 
1854년 《동시대인》의 정기 기고자로 활동. 
먼 친척 올가 투르게네바와 사랑에 빠짐. 
아무것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조용한 시골에서 일어나는 뜨거운 인간 갈등을 그린 단편 <조용한 곳> 발표. 
<사냥꾼의 수기>프랑스어 판이 파리에서 출간됨. 
1855년 여인숙의 명목상의 주인인 한 농노의 불행한 이야기 <여인숙> 발표. 
벨린스키를 모델로 한 단편 <야코프 파신코프> 발표. 
1856년 폴린 비아르도를 따라 다시 유럽으로 떠나, 사망할 때까지 주로 유럽에서 지내며 간간이 러시아를 오가는 생활을 시작. 
글쓰기에 대한 무력감과 좌절감을 극복. 
한 인간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인 첫 번째 장편 <루딘> 발표. 
시를 처음 접하면서 상상력에 자극받은 한 유부녀에 대한 사랑을 억누르지 못하는 이야기 <파우스트> 발표. 
11월, 안넨코프의 도움으로 최초의 투르게네프 전집을 출간. 
1857년 영국 방문을 통해 밀른스, 칼리일, 새커리, 매콜리 등 많은 영국 지성인들을 만남. 
1858년 라인강을 무대로 하는 불행한 사랑을 이야기한 단편 <아샤> 발표. 
1859년 러시아 문학애호가협회의 정회원이 됨. 
람베르트 백작부인의 영향을 받아 쓴 두 번째 장편 <귀족의 보금자리> 발표. 
문학 자선 기금 회의의 창립 회원이 됨. 
1860년 한 불가리아인에게서 받은 공책을 기초로 쓴 세 번째 장편 <그 전야> 발표. 
청소년기에 격은 짝사랑 이야기인 자서전적인 단편 <첫사랑> 발표. 
12월 29일, 러시아 황립 과학원의 객원 회원으로 선정됨. 
1862년 그의 대표적인 소설 <아버지와 아들>을 《러시아 통보》발표. 
1863년 그와 런던 망명자들의 관계를 의심한 러시아 원로원 조사 위원회에서 소환장을 받음. 황제에게서 서면 질의로 대체해줄 것을 청원하고 9개항으로 서면 질의를 받아 서면으로 답변함. 
비아르도 집안을 따라 파리에서 바덴으로 이사. 
1864년 신비한 요정에 의해 공중으로 들어올려진 화자가 목격하는 일련의 장면을 묘사한 단편 <환영들> 발표. 
불행한 삶에 대한 회상과 반성을 열네 개의 문단으로 기록한 짧은 단편 <이제 그만!> 발표. 
1866년 미친 개로부터 주인을 보호하는 개 이야기인 단편 <개> 발표. 
1867년 사랑의 이야기에 서구주의자의 주장을 담은 소설 <연기> 발표. 
유대인 창녀의 집에서 폭력배에게 강도를 당하는 한 중위의 이야기를 그린 통풍이 발병해 고통받기 시작함. 
이 때부터 2년에 걸쳐 폴린이 곡을 붙인 네 편의 오페레타 <너무 많은 여자들>. <최후의 무녀>, <크리카미셰>, <겨울>에 가사를 씀. 
1868년 어머니가 남긴 편지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한 단편 <여단장> 발표. 
1869년 작가가 모스크바에서 보낸 학창시절의 일화에 살을 붙인 <불행한 소녀> 발표. 
에세이 <벨린스키의 추억> 발표. 
1870년 부유한 고리대금업자의 딸이 순례자를 돌보는 이야기인 단편 <이상한 이야기> 발표. 
보불전쟁이 일어나자 폴린을 따라 런던으로 이주. 
1871년 비아르도 집안과 함께 바덴을 거쳐 프랑스 부지발로 이주해 죽을 때가지 그곳에 거주. 
죽은 애인이 자신을 간절히 부르고 있다고 믿고 자살하는 젊은 장교 이야기 단편 
<똑, 똑, 똑> 발표. 
1872년 외로운 중년 남자가 여인에 대한 열정 때문에 타락하게 되었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쓴 중편 <봄의 물> 발표. 
1874년 플리베르, 졸라, 도데, 공쿠르 형제 등과 한달에 한번씩 만나는 소위 '실패자'들의 마니 만찬을 시작. 
페트라셰프스키 서클에 속한 한 급진주의자의 이야기인 단편 <푸닌과 바부린> 발표. 
여행 중에 노상에서 일어난 섬뜩한 이야기인 짧은 단편 <소리가 난다!> 발표. 
사마라 지역의 기근 희생자들을 위해 출간된 문집 《공동 출자》에 단편 <살아 있는 유해> 발표. 
1875년 파리에서 거주하는 러시아의 정치적 이민자들과 학생들을 위한 독서실 기금 마련을 위해 폴린의 집에서 문학과 음악 발표회가 가짐. 
1876년 한 소년이 선물로 받은 시계를 받은 시계를 없애버리려는 이야기인 단편 <시계> 발표. 
조르주 상드의 사망 후 쓴 애도 기사에서 그녀를 '우리 시대의 성인'으로 칭함. 
영국의 근동 정책에 분노해 40행으로 된 시 <윈저 궁에서의 크로켓 게임> 발표. 
한 소년의 꿈 이야기인 환상적 단편 <꿈> 발표. 
1877년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일종의 후편이자 러시아 인민주의자들의 기록인 마지막 장편 <처녀지> 발표. 이 작품이 영어, 이탈리아어, 스웨덴어, 폴란드어, 세리비아어, 항가리어로 번역 발표. 
그의 영지 내의 신부에게 있었던 일을 기초로 쓴 단편 <알렉세이 신부의 이야기> 발표. 
플로베르의 최신 단편 <수도사 성 쥘리앵의 전설>과 <에로디아>를 번역. 
1878년 6월, 파리에서 열린 국제작가회의에서 부의장에 선출되고 사회를 봄. 
12월, 파리에서 조각가 안토콜스키 등과 함께 러시아 예술가지원협회를 결성. 
1879년 6월 18일, 작가로서 러시아 농노 해방을 위해 일한 공로를 인정받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명예 민법 박사 학위를 받음. 
자신의 희곡 <시골에서의 한 달>에서 베라 역을 맡아 공연한 25세의 재능있는 여배우 마리야 가브릴로브나 사비나를 만나 사랑에 빠짐. 
1880년 러시아에서 5개월간 체류. 
플로베르 사망. 그의 기념비를 세우는 모임의 부의장으로 활동. 
1881년 농노 해방 이전의 한 시골 영주의 삶과 죽음에 관한 단편 <오래된 초상화> 발표. 
불행한 귀족 가문 자손의 불행한 삶을 그린 단편 <불량배> 발표. 
플로베르를 추모해 쓴 단편 <승리한 사랑의 노래>를 발표. 
50편의 시를 수록한 《산문시(1879∼1882)》를 발표. 
1882년 척추 골수암의 첫 증상으로 어깨와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 의학자들은 이 병의 원인을 진단하지 못함. 
1883년 어린이를 위한 동화 <메추라기>를 톨스토이의 어린이 동화집에 수록 발표함. 
자살한 여배우를 사랑하는 이야기인 단편 <클라라 밀리치> 발표. 단편 <종말>을 폴린에게 구술함. 
9월 3일, 프랑스 부지발에서 폴린 비아르도가 지켜보는 가운데 척추암으로 사망. 
9월 27일, 벨린스키 곁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상트 페테르브르크의 볼코보에 안장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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