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콩나물> 시모음
2018년 01월 09일 20시 08분  조회:2321  추천:0  작성자: 죽림

<콩나물에 관한 시 모음>  


+ 콩나물은 서서 키가 큰다 

콩나물이 그렇다. 
대개 머리가 위로 올라가면서 
키 크는 것과 달리 
발이 뻗으며 
키가 큰다. 

하늘을 넘보지 않고도 
할 일을 다 하는 셈이다. 

단순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법을 깨친 
수도승처럼 
담담하고 단호하게 
발을 뻗는다. 

콩나물은 서서 키가 큰다. 
(김성옥·시인) 


+ 숨쉬는 일에 대한 단상 

항아리 속 검은 보자기 아래 
노란 꽃술들, 
살짝살짝 보자기를 들어올리며 
고르게 숨을 쉰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끼얹을 때면 
하루가 다르게 살 차 오르는 
둥글 달을 보는 것 같은데 
물관부를 따라 물길어 나르는 
노랫소리에 맞춰 
4분 음표들, 방안을 뛰어 다닐 것 같은데 
        
숨쉬는 일이란 
틈새를 비집고 촘촘한 영토를 다스리는 일, 
고개를 떨군 채 
生을 수직상승 시키는 일이다 
(이가희·시인, 1964-) 


+ 콩나물에 묻다 

무엇에 놀란 삶이기에 
저토록 노랗게 질린 얼굴일까 

얼마나 생각이 많은 삶이기에 
저토록 무거운 머리를 이고 있을까 

온몸이 뿌리가 되어버리고도 
어떤 무게를 견딜 수 없어 저토록 힘든 모습일까 

얼마나 지독한 사랑을 앓았기에 
저토록 허연 뱃속까지 드러나 있는 것일까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토록 일생을 고개를 떨구고 들지 못하는 것일까. 
(이용채·시인) 


+ 콩나물 시루  

추, 추, 추, 요강에 오줌을 누며 
할머니가 치를 떨었다 
잠든 콩나물시루에 몇 바가지 물을 내리고 
할머니는 다시 누웠다 

콩나물 무수한 대가리들이 
노란 부리를 벌려 물을 받아먹었다 
콩나물의 몸을 빽빽하게 빠져나온 물이 
밑 빠진 독의 구멍을 타고 흘렀다 

방안은 깊은 동굴이 되었다 
똑, 똑, 똑,..... 
콩나물 시루의 물방울소리 
식구들의 잠을 뚫고 
억만 년 동안 떨어졌다 

천장에서 무수한 石柱들이 내려왔다 
(정병근·시인, 1962-) 


+ 다시 나에게 쓰는 편지 

콩나물은 
허공에 기둥 하나 밀어 올리다가 
쇠기 전에 머리통을 버린다 

참 좋다 

쓰라린 새벽 
꽃도 열매도 없는 기둥들이 
제 몸을 우려내어 
맑은 국물이 된다는 것 

좋다 참 
좋은 끝장이다 
(이정록·시인, 1964-) 


+ 콩나물국, 끓이기 

사내는 뚝배기 속으로 
지휘봉을 가져간다 
도에서 끓기 시작한 뚝배기 속의 음표들을 
사내는 지휘하듯 휘휘 내젓는다 
음계는 금세 높은음자리로 음역을 높인다 
이 음악은 너무 뜨거워 맛보기가 힘들다 
사내는 입술을 오므려 솔, 휘파람을 분다 
휘파람이 뚝배기 속으로 뛰어든다 
음악소리가 완전히 익기까지는 
시간을 조금 더 끓여야한다 
사내는 잠시 식욕을 닫고 
기다리는 동안 창 밖을 바라본다 
창 밖 나뭇가지가 세상을 휘젓는다 
공중 부양하는 수많은 손바닥들 
손대기에도 너무 뜨거운 세상 때문이다 
땅의 뚝배기 속에 떨어지기도 전에 
나뭇잎이 몸을 굴린다 
사내가 삶의 안쪽으로 몸을 돌린다 
뚝배기가 심장처럼 펄펄 끓어오른다 
뚝배기를 식탁 쪽으로 옮긴다 
사내는 나뭇가지 같은 손가락에 숟가락을 끼운다 
뜨겁게 김이 오르는 음표들을 입으로 분다 
음표들이 낮은 음계에 도달한다 
뒷모습이 콩나물인 사내가 
음악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다 
한 소절의 생이 고스란히 입안에서 씹힌다 
창 밖 저녁노을이, 
얼큰하다 
(이동호·시인) 

------------------------------------------------------ 
+ 콩나물에 대한 예의  

콩나물을 다듬는답시고 아무래도 나는 뿌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무슨 알량한 휴머니즘이냐고 누가 핀잔한대도 콩나물도 근본은 있어야지 않느냐 그 위를 향한 발돋움의 흔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래도 나는 콩나물 대가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죄 없는 콩알들을 어둠 속에 가두고 물 먹인 죄도 죄려니와 너와 나 감당 못할 결핍과 슬픔과 욕망으로 부풀은 대가리 쥐뜯으며 캄캄하게 울어본 날들이 있잖느냐 무슨 넝마 같은 낭만이냐 하겠지만 넝마에게도 예의는 차리겠다 그래, 나는 콩나물에게 해탈을 돕는 마음으로 겨우 콩나물의 모자나 벗겨주는 것이다 
(복효근·시인, 1962-) 


+ 콩씨네 자녀 교육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정채봉·아동문학가, 1946-2001) 


+ 콩나물 가족 

아빠는 회사에서 물먹었고요 
엄마는 홈쇼핑에서 물먹었데요 
누나는 시험에서 물먹었다나요 

하나같이 기분이 엉망이라면서요 
말시키지 말고 숙제나 하래요 

근데요 저는요 
맨날맨날 물먹어도요 
씩씩하고 용감하게 쑥쑥 잘 커요 
(박성우·시인, 1971-)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내 연못에서...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연합뉴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10 첫사랑아, 첫사랑아, 나에게 돌려다오... 2017-07-24 0 2473
609 시의 첫머리는 독자와 만나는 첫번째 고비이다... 2017-07-24 0 2109
608 장마야, 우리들은 널 싫어해... 2017-07-24 0 2268
607 "시인이 되면 돈푼깨나 들어오우"... 2017-07-24 0 2144
606 백합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345
605 "해안선을 잡아넣고" 매운탕 끓려라... 2017-07-24 0 2200
604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것은"... 2017-07-24 0 2002
603 시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창조성의 요인은 바로 상상력이다... 2017-07-24 0 2561
602 동물들아, "시의 정원"에서 너희들 맘대로 뛰여 놀아라... 2017-07-24 0 2965
601 시인은 불확실한 세계의 창을 치렬한 사유로 닦아야... 2017-07-24 0 2186
600 초여름아, 너도 더우면 그늘 찾아라... 2017-07-24 0 2321
599 "내가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2017-07-24 0 2900
598 련꽃아, 물과 물고기와 진흙과 함께 놀아보쟈... 2017-07-24 0 2570
597 현대시야, 정말로 정말로 같이 놀아나보쟈... 2017-07-24 0 2335
596 선물아, 네나 "선물꾸러미"를 받아라... 2017-07-24 0 2634
595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2017-07-24 0 2316
594 채송화야, 나와 놀쟈... 2017-07-24 0 3849
593 시의 초보자들은 문학적인것과 비문학적것을 혼동하지 말기... 2017-07-24 0 2349
592 찔레꽃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622
591 상상력의 무늬들은 새로운 세계와 세상의 풍경을 만든다... 2017-07-24 0 2247
590 커피야, 너를 마시면 이 시지기-죽림은 밤잠 못잔단다... 2017-07-24 0 2761
589 시는 언어로 그린 그림이다... 2017-07-24 0 2535
588 담쟁이야, 네 맘대로 담장을 넘어라... 2017-07-24 0 2522
587 시인은 사막에서 려행하는 한마리 락타를 닮은 탐험가이다... 2017-07-24 0 2316
586 꽃들에게 꽃대궐 차려주쟈... 2017-07-24 0 2529
585 무의식적 이미지는 눈부신 은유의 창고이다... 2017-07-24 0 2653
584 유채꽃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244
583 음유시는 문자와 멜로디와의 두개 세계를 아우르는 시이다... 2017-07-24 0 2321
582 풀꽃들아, 너희들도 너희들 세상을 찾아라... 2017-07-24 0 2311
581 시인은 은유적, 환유적 수사법으로 시적 세계를 보아야... 2017-07-24 0 2581
580 풀들아, 너희들 세상이야... 2017-07-24 0 2623
579 시인은 날(生)이미지를 자유롭게 다룰 줄 알아야... 2017-07-24 0 2243
578 봄아, 봄아, "봄꽃바구니" 한트럭 보내 줄게... 2017-07-24 0 2654
577 시인은 그림자의 소리를 들을줄 알아야... 2017-07-24 0 2356
576 금낭화야, 나와 놀쟈... 2017-07-24 0 2127
575 시인은 절대 관념이나 정서의 노예가 아니다... 2017-07-24 0 2468
574 춘향아, 도련님 오셨다... 2017-07-24 0 2678
573 좋은 시는 그 구조가 역시 탄탄하다... 2017-07-24 0 2207
572 아카시아야, 나와 놀쟈... 2017-07-24 0 2555
571 시를 쓰는것은 하나의 고행적인 수행이다... 2017-07-24 0 2361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