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말(言)> 시모음
2017년 12월 24일 00시 20분  조회:2376  추천:0  작성자: 죽림

<말에 관한 시 모음> 

+ 말의 힘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황인숙·시인, 1958-) 

+ 말은 

말은 
가슴에 와 닿는 
햇빛처럼 
솔직해야 한다 

번드르르한 말들과 
지켜지지 못한 약속들이 
떠오를 때마다 내 가슴은 
찢어지는 듯하다 
세상에는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코치세·치리카후아족 인디언 추장) 

+ 유일한 재산 

말은 내가 가진 유일한 보석 
말은 내가 입는 유일한 옷 
말은 내 삶을 유지하는 음식 
말은 내가 사람들에게 주는 유일한 재산 
투카람은 말이 신이라고 증언한다 
나는 나의 말로 신을 예배한다 
(투카람·인도의 시인, 1608-1649) 

+ 문답법을 버리다 

산에 와서 문답법을 
버리다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구름을 조용히 쳐다보는 것 

그렇게 길을 가는 것 

이제는 이것뿐 

여기 들면 
말은 똥이다 
(이성선·시인, 1941-2001) 

+ 풀잎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 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박성룡·시인, 1932-2002) 

+ 나무는 말을 삼간다 

나무는  
말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을 삼가는 것이다. 

할 말 있으면 새를 불러 
가지 끝에 앉힌다. 

새가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이웃 나무의 어깨 위로 
옮겨 앉힌다. 

동네가 시끄러우면 
건너편 산으로 
휘잉 새를 날려 보내기도 한다. 
(강수성·아동문학가) 

+ 귀 

입의 문 
닫을 수 있고 

눈의 문 
닫을 수 있지만 

귀는 
문 없이 
산다 

귀와 귀 사이 
생각이란 
체 하나 
걸어 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 내면서 산다. 
(정현정·아동문학가) 

+ 마음공부 

혼자 있을 때는 
자기 마음의 
흐름을 살피고 

여럿이 있을 때는 
자기 입의 
말을 살펴라 
(작자 미상) 

+ 말하라 

땅 속의 뿌리를 
보지 못하면서 
꽃을 말하지 말라 

뭇 짐승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산을 말하지 말라 

별이 어둠과 있음을 
알지 못하면서 
우주를 말하지 말라 

그러나 세상 한 티끌도 
모른다 함은 
언제든 순순히 말하라 
(청포 이동윤·시인) 

+ 말의 빛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이해인·수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시) 

+ 흰 종이의 숨결 

흔히 한 장의 백지가 
그 위에 쓰여지는 말보다 
더 깊고, 
그 가장자리는 
허공에 닿아 있으므로 가없는 
무슨 소리를 울려 보내고 있는 때가 많다. 
거기 쓰는 말이 
그 흰 종이의 숨결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상품이고 
허공의 숨결로 숨을 쉰다면, 명품이다. 
(정현종·시인, 1939-) 

+ 고요함에 대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산에 둘러싸인 작은 밭에서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플 때까지 괭이질하며 
가끔 그 허리를 
녹음이 짙은 산을 향해 쭉 편다. 

산 위에는 
작고 흰 구름이 세 조각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산은 고요하다. 
밭은 고요하다. 
그래서 나는 고향인 도쿄를 버리고 농부가 되었다. 
이것은 하나의 의견인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산은 고요하다. 
흙은 고요하다. 
벌이가 안 되는 것은 괴롭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것은 
고요함이다. 
(야마오 산세이·일본의 생명운동가) 

+ 신이 내게 묻는다면 

무너진 흙더미 속에서 
풀이 돋는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하리 
저 미물보다 
더 무엇이라고 말을 하리 
다만 부끄러워 
때때로 울었노라 
대답할 수 있을 뿐 

풀은 자라 
푸른 숲을 이루고 
조용히 그늘을 만들 때 
말만 많은 우리 
뼈대도 없이 볼품도 없이 
키만 커간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하리 
다만 부끄러워 
때때로 울었노라 
대답할 수 있을 뿐 
(천양희·시인) 

+ 침묵 수행  

눈과 얼음으로 
담벼락을 높이 둘러친 
겨울숲이 안거에 들었다 
봉쇄 수도원처럼 
침묵으로 정진하고 있다 

눈 내리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새 날아가는 소리도 
멋모르고 숲속에 들어왔다가 
얼어붙은 채 허공에 걸려있다 

길도 끊기고 
한 번 발 들이밀면 
결코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무덤 같은 곳이라 
저절로 숨이 턱턱 막히는 곳이다 

겨울숲에서는 
살과 살이 붙어서내는 
화로 같은 말을 잃어버릴 것이다 
뼈와 뼈가 부딪혀내는 
칼날 같은 소리를 잊어버릴 것이다 

겨울숲에 
한참 앉아있으면 
안거 끝내고 나가는 
나무가 하는 말이라든가 
바위의 소리라든가 
눈 깜빡거리며 들을 수 있겠다 
(김종제·시인) 

+ 묵언(默言)  

내 나이 
어느새 쉰 셋 

불혹의 고개 넘은 지 
오래 

이제 침묵으로 
말할 때가 되었다 

입으로 내뱉은 말 
많은 날에는 

마음 한구석이 왠지 
허허롭고 편치 않다 

앞으로 남은 
세월에는 

입은 바위처럼 무겁게 
귀는 대문처럼 활짝 열고 

마음은 깃털같이 가볍게 
하루하루 살아야지 

가슴속 깊이 
푹 익은 얘기 
말없이 눈빛으로 말해야지 
(정연복)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90 화룡 두만강역 로과籍 - 방홍국 시 쓰다... 2017-12-16 0 2265
889 <섬> 시모음 2017-12-14 0 2288
888 "이 섬에서 저 섬으로 가고 싶다"... 2017-12-14 0 2719
887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2017-12-14 0 2553
886 시인은 "쉽고 편안하면서도 아름답고 품격있는 시"를 써야... 2017-12-14 0 2542
885 반도에서 최초의 성교육 동시집 "응아~" 태여나다... 2017-12-12 0 2151
884 모든 시인은 "자연파"이다... 2017-12-12 0 2515
883 {쟁명}하이퍼시에서 감정은 감옥세계에... 감각은 자유세상에... 2017-12-10 0 2166
882 노을아, 나와 놀쟈... 2017-12-09 0 3540
881 평화야, 어서 빨리 오너라... 닐리리 우리 함께 놀아나 보쟈... 2017-12-09 0 2290
880 작은것과 큰것... 2017-12-07 0 2460
879 [사투리공부] - 시 "진달래꽃"를 강원도 사투리로 보기 2017-12-06 0 2516
878 {쟁명} - 하이퍼시는 두차례 이상의 "도주"가 있어야... 2017-12-01 0 3009
877 "미안합니다, 동주"... "윤동주를 려행하다"... 2017-11-30 0 2850
876 징그러워 보이기도 하면서 아름다운 예술세계... 2017-11-28 0 4785
875 독일 유대계 녀류시인 - 넬리 작스 2017-11-21 0 2697
874 [쟁명] - 하이퍼시와 "다수"와 "소수" 그리고... 2017-11-20 0 2515
873 [시문학소사전] - 풍시조(諷詩調)란?... 2017-11-19 0 2653
872 누구나 시인이 될수 없다?... 있다!... 2017-11-18 0 2787
871 현대시 = 비유 2017-11-18 0 2998
870 현대시 = 이미지 2017-11-18 0 2429
869 시문학공부는 끝이 없다... 2017-11-18 0 3064
868 "낯설게하기"시공부 1 2 3... 2017-11-16 0 2710
867 시작은 고정관념을 파괴해야 생명력을 낳는다... 2017-11-16 0 3435
866 낯설기용법= 신선함 "회복창조"하는것, 새로운 시세계 구축... 2017-11-15 0 3392
865 "자화상"에서 "낯설게하기" 찾아보기... 2017-11-15 0 2577
864 낯설게하기란 기존의 코트를 해체, 파괴하는 용감한 행동이다 2017-11-15 0 2400
863 러시아 문예학자 - 시클로프스키 = "낯설게하기" 2017-11-15 0 4753
862 시는 낯설음의 미학이다... 2017-11-15 0 2878
861 시인은 무대(시)뒤에 숨어버린 감독이여야... 2017-11-15 1 2623
860 시인은 조탁능력이 있는 연금술자가 되여야... 2017-11-15 0 2515
859 글쓸 때 시집을 한쪽켠에 놓고 글써라... 2017-11-15 0 3250
858 시작은 "은유와 환유"라는 두 녀자를 사귀러 가는것이다... 2017-11-15 0 3352
857 시는 "광기적 드라마"이다... 2017-11-15 0 2535
856 시는 은유와 환유의 몸부림이다... 2017-11-15 0 3542
855 내전 중에 희생된 "철뚜기와 신비한 베일"에 싸인 시인 2017-11-14 0 4429
854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시조문학교과서 4 5 6... 2017-11-14 0 3260
853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시문학교과서 1 2 3... 2017-11-14 0 3121
852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동시세계에서 뛰여 놀쟈... 2017-11-13 0 2989
85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동시와 언어는 쌍둥이... 2017-11-13 0 3214
‹처음  이전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