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중국 현대시인 - 변지림
2017년 05월 07일 01시 10분  조회:4812  추천:0  작성자: 죽림

download?fid=642219ddfdfccb003bb619f2e71 

 

단장(斷章)
                 - 변지림(1910~2000
卞之琳)
 
你站在桥上看风景,
 

그대는 다리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고,

看风景人在楼上看你.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은 누각에서 그대를 바라본다.
明月装饰了你的窗子,

 

 

밝은 달은 그대의 창을 장식하고,
你装饰了别人的梦

그대는 다른 사람의 꿈을 장식한다.

 

 

(Fragment)

 

 

When you watch the scenery from the bridge,

The sightseer watches you from the balcony.

 

 

The bright moon adorns your window,

 

 

While you adorn anothers dream.           

 

 

 

 

-------------------------------------------
 
중국 대륙의 풍미 깃든 연애시
내 마음 비추는 듯 애틋하여라...

이 시 참 묘하다.
수묵화 한 폭을 연상케 하는 고졸하면서도 촉촉한 서정이 연애시를 넘어 애틋한 인생의 비장함을 풍긴다.
 
변지림(볜즈린)은 ‘현대파’라 불리는 중국의 모더니스트 시인 겸 번역가다.
1990년 홍콩에서 그를 만났을 때 팔순이 넘었어도 단아한 서정 시인으로서 인상이 진했다.
이 시는 수천 년간 면면히 이어져온 중국 산수화가 서른 몇 자에 농축된 느낌이었다. 
 ‘단장’은 변지림이 1930년대 베이징대 영문과에 다니던 시절에 만났던 명문가 재원 장충화(장충허)를 주제로 한 시다. 너무 담담한 마음이었기에 장충화는 말년에 이르기까지 변지림이 자신을 좋아한 줄 몰랐다고 전해진다. 나도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김명호 성공회대 교수
 


또 하나의 시에 대한 강평=

풍경 속에 그대와 나.

  길을 걷다가 보면 앞서간 사람이 
나에게 풍경이 되는 줄도 모른 채 걸어가고
역시 뒤 따라오는 사람에게 내가 풍경이 되는 줄을 모르면서
걸어갈 때가 있다.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늘 그러하리라.
내가 당신의 꿈을 가끔씩 들여다보고 싶은 것처럼
당신도 나의 꿈을 들여다보고 싶지만,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

가능하다 할지라도 설령 들여다보아서 무엇을 알 수 있고,
변할 것이 무엇인가.
다만 꿈꿀 수 없는 것을 꿈꾸며 사는 것이 인생이고,
그게 행복이라면 행복인 것이 이 세상의 변할 수 없는 이치다. 

중국의 현대시인인 변지림卞之琳은 <단장斷章>이라는 시를 통해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과 꿈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당신은 다리 위에서 풍경을 보고
풍경을 보는 사람은 누각에서 당신을 본다.
명월은 당신의 창문을 장식하고
당신은 다른 사람의 꿈을 장식한다.“ 

꿈을 꾸며 또 다른 꿈을 꾸는 것과 같이
서로가 서로에게 풍경이 되어 주고 꿈이 되는 경이로움이
여기저기에서 펼쳐지는 것이 이 지상이다.

“너는 나를 풍경으로 삼고, 나도 너를 풍경으로 삼는다.
나와 너의 형상은 서로 상대방의 창구나 꿈속에서 교환된다.“고
변지림 시인이 자평했던 이 시를 두고 평론가 이건오李健吾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 시인은 인생을 장식裝飾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을 암암리에 담고 있다.“

꿈이 그렇지만 풍경이라는 것도 어느 순간에 보느냐에 따르고
누구와 보았느냐에 따라, 어떤 시간의 경과 끝에 보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나뭇잎이 우수수 지고, 
바람이 이 세상 구석구석을 스산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11월의 신 새벽,
조금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자 내 가슴을 파고드는 싸늘함,

“그는 사라져 가는 풍경을 바라보듯, 
자기가 방금 떠나온 그 사랑을 바라보고 싶었다.”라고
마르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묘사한 것처럼,
가는 한 해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는
한 사내, 
그래, 겨울은 겨울이로구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43 "님의 침묵"이냐?... "情人의 침묵"이냐?... 2016-11-14 0 3889
1842 실존주자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다... 2016-11-14 0 3607
1841 윤동주의 시 속에 마력이 없다?... 있다!... 2016-11-14 0 3198
1840 윤동주는 "북간도"가 낳은 시인이다... 2016-11-14 0 4747
1839 생태문학이 세계문학의 최고봉이다?... 아니다!... 2016-11-14 0 3792
1838 창작이냐?... 모방이냐?... 이것이 문제면 문제로다... 2016-11-14 0 3779
1837 중국 조선족 동시의 흐름을 알아보다... 2016-11-14 0 3476
1836 동시의 다양화에 관하여 2016-11-14 0 3696
1835 윤동주와 동시 2016-11-14 0 3413
1834 "우화시"와 허두남 2016-11-14 0 3633
1833 동시때벗기기 = 동시도 시로 되여야... 2016-11-14 0 3859
1832 채택룡 / 김만석... 랑송동시도 창작해야/ 김만석... 2016-11-14 0 3448
1831 박영옥 / 김선파 2016-11-14 0 3435
1830 김득만 / 김만석 2016-11-14 0 3706
1829 詩란 고독한 사람의 고독한 작업속에 생산되는 미적량심 2016-11-14 0 3927
1828 시 한수로 평생 명인대가로 인정되는 사람 없다?...있다?!... 2016-11-12 0 3948
1827 김영건 / 고 한춘 2016-11-12 0 3831
1826 심련수 / 한춘 2016-11-12 0 3867
1825 적어도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한다면,ㅡ 2016-11-12 0 3559
1824 "동시엄마" - 한석윤 2016-11-12 0 3509
1823 최룡관 / 최삼룡 2016-11-12 0 3992
1822 김동진 / 최삼룡 2016-11-12 0 4153
1821 詩人은 뽕잎 먹고 비단실 토하는 누에와 같다... 2016-11-12 0 4157
1820 [자료] - 중국 조선족 문학 30년을 알아보다... 2016-11-12 0 4268
1819 조선족 문학작품을 중문번역 전파하는 한족번역가 - 진설홍 2016-11-12 0 4422
1818 베이징 "등대지기" 녀류시인 - 전춘매 2016-11-12 0 4185
1817 화장터 굴뚝연기, 그리고 그 연장선의 값하려는 문사-정호원 2016-11-11 0 3850
1816 고 최문섭 / 전성호 2016-11-11 0 4256
1815 녕안의 파수꾼 시인 - 최화길 2016-11-11 0 4032
1814 한국 최초의 모더니스트 시인 - 정지용 2016-11-11 0 3769
1813 "등불을 밝혀" 시대의 어둠을 몰아내려는 지성인 2016-11-11 0 3968
1812 詩人은 태작을 줄이고 수작을 많이 만들기 위해 정진해야... 2016-11-11 0 4166
1811 늘 "어처구니"를 만드는 시인 - 한영남 2016-11-11 0 4682
1810 늘 "서탑"을 쌓고 쌓는 시인 - 김창영 2016-11-11 0 3935
1809 장르적인 경계를 깨는 문사 - 조광명 2016-11-11 0 3967
1808 김철 / 장춘식 2016-11-11 0 4316
1807 "조양천"과 김조규 2016-11-11 0 3731
1806 "국어 교과서 편찬"과 김조규시인 2016-11-11 0 4023
1805 "만주"와 유치환 2016-11-11 0 3842
1804 {자료} - "두루미 시인" - 리상각 2016-11-11 0 4058
‹처음  이전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