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작은 "가장 쉬운 말로, 최대한 짧게, 가장 깊은 울림"으로...
2016년 12월 11일 23시 54분  조회:2570  추천:0  작성자: 죽림
4.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
 
어떤 시를 좋은 시라고 할까?
 
가장 쉬운 말로
최대한 짧게
자기 할 말을 다 하고
가장 깊은
철학(울림)을 담아내는 것
 
바로 이런 시가 좋은 시다.
 
‘가장 쉬운 말로’
 
어떤 이치를 완벽하게 알면 다른 사람에게 아주 쉬운 말로 쉽게 전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치를 완벽하게 깨우치지 못하면 쉽게 전달하기 어렵다. 그래서 간접적인 지식으로 어중간하게 아는 상태에서 남에게 전달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수식어들이 따라붙게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시도 이치를 완벽하게 알면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만으로도 얼마든지 빚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한자말을 동원하거나 서양말을 빌어다 쓰는 것이다.
 
‘최대한 짧게’
 
달 없는 밤은
온 별들의 장날이었습니다
 
조병화 시 -『편지』전문
 
외롭고 쓸쓸함을 달 없는 밤으로 은유했다. 여기에 더 이상 무엇을 갖다 붙인다면 사족이다. 조병화 시인은 이 짧은 한 마디로 자기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다 얘기해 버린 것이다.
 
송곳 하나
꽂을 땅뙈기가 없다고
가난타 절망마라
 
참으로 가난한자는
땅뙈기에
꽂아볼 송곳조차 없다
 
신천희 시 -『빈자의 노래』전문
 
가난을 이야기 하는데 뭐 그리 긴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 짧은 글 속에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함이 다 드러나지 않는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어떤 이치를 전달함에 있어 확실하게 알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어중간하게 알면서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구구절절 사설이 달라붙는 것이다.
 
‘자기 할 말을 다 하고’
 
자기 할 말을 다 한다는 것은 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뜻이다.
 
겉보기와 다르게
햇살이 나보다 더 추위를 탑니다
 
나는 내 방에서
호호 불며 잘 지내는데
 
햇살은 내 방이 춥다고
아예 들어올 생각도 안 합니다
 
신천희 동시 -『지하셋방』전문
 
이 시에서 시인은 햇살을 제재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 하고 있다. 지하셋방이 얼마나 추운지 햇살도 안 들어온다고 했다.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고 연탄 한 장 사다주는 온정의 손길이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깊은 철학(울림)을 담아내는 것’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할머니는
세월이 약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약도 너무 많이 먹으면
독이 되는 걸까
 
 
그 약을
너무 많이 먹은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갔다
 
신천희 동시 -『돌팔이』전문
 
생로병사에 무슨 부언이 필요할까? 건전지가 다 닳으면 멈춰서는 로봇처럼, 사람도 때가 되면 죽는 것을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일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90 시인의 고향 룡정에서 반세기만에 첫 기념회를 열었던 때가 ... 2017-02-27 0 2204
289 시가 스스로 울어야 독자들도 따라 운다... 2017-02-27 1 2676
288 시의 창으로 넘나드는 시어는 늘 신선해야... 2017-02-27 0 2587
287 "알파고"와 미래의 조선족 2017-02-24 0 2592
286 인공지능 번역기가 없다?... 있다!... 2017-02-24 0 2789
285 인공지능이 영화대본을 못쓴다?... 썼다!... 2017-02-24 0 4143
284 시도 모르는 비인간적인 사회는 배부른 돼지들만 사는 세계 2017-02-24 1 2822
283 인공지능이 천여편의 시를 못쓴다?...썼다!... 2017-02-24 0 2712
282 중국 연변 룡정 동산마루에 "별의 시인" 윤동주묘소가 있다... 2017-02-24 0 2685
281 시인은 궁핍(窮乏)으로 시인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 2017-02-24 1 2552
280 윤동주 시와 이육사 시를 재조명해 보다... 2017-02-23 1 9272
279 책을 그렇게도 사랑했던 덕화 남평 길지籍 허봉남 문학가 2017-02-23 0 2697
278 시는 꽃씨와 불씨와 꿈을 지닌 여백(餘白)의 미학이다... 2017-02-23 0 2580
277 "하이쿠시"는 불교, 도교, 유교의 종합체이다... 2017-02-22 1 2939
276 덕화 남평의 "마당형님"이였던 허충남 문학가 2017-02-22 0 2477
275 시는 예쁜 포장지속에 들어있는 빛나는 보석이여야... 2017-02-22 0 2464
274 "한글통일"이 언제 오려나(4)... 2017-02-22 0 3586
273 "한글통일"이 언제 오려나(3)... 2017-02-22 0 2492
272 "한글통일"이 언제 오려나(2)... 2017-02-22 0 2862
271 "한글통일"이 언제 오려나... 2017-02-21 0 2840
270 세계가 기리는 100년의 시인... 2017-02-21 0 2373
269 진정한 시는 "찾아지는 감춤"의 미덕과 미학의 결과물이다... 2017-02-21 0 2838
268 안도현 시론을 재정리하여 알아보다... 2017-02-21 0 3438
267 시 안에서 "잔치"를 벌리라... 2017-02-21 0 2836
266 시는 발효와 숙성의 간고하고 처절한 시간과의 결과물이여야... 2017-02-21 0 3011
265 시인이여, 단순하고 엉뚱한 상상력으로 놀아라... 2017-02-21 0 3666
264 시어는 "관념어"와 친척이 옳다?... 아니다!... 2017-02-21 0 3041
263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가 "이미지"를 말하다... 2017-02-20 0 3492
262 애송시가 되는 비결은 우리 말로 우리 정서를 표현해야... 2017-02-20 0 2550
261 창조적 모방을 위하여 // 트럼블 스티크니 / 정지용 2017-02-19 0 4218
260 "아버지가 서점이고, 서점이 곧 아버지였다" 2017-02-19 0 3130
259 한국 최초의 번역시집, 최초의 현대 시집 / 김억 2017-02-19 0 4737
25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즈려밟다" 와 "지르밟다" 2017-02-19 0 4001
257 아르헨티나 극단주의적 모더니즘 시인 - 보르헤스 2017-02-19 0 4796
256 "내 시가 독자를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죽어도 쉬지 않으리라" 2017-02-19 0 2431
255 시작은 탈언어화로부터 시작하라... 2017-02-19 0 2545
254 "낯설게 하기"를 처음 제시한 사람 - 러시아 작가 쉬클로프스키 2017-02-19 0 2642
253 시는 언어의 건축물이다... 2017-02-19 2 2697
252 시작을 낯설게 하기도 하고 낯익게 하기도 하라... 2017-02-19 0 2424
251 시인은 재료 공급자, 독자는 그 퍼즐맞추는 려행자 2017-02-19 0 2566
‹처음  이전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