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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시인 - 후안 라몬 히메네스
2016년 11월 30일 23시 46분  조회:4937  추천:0  작성자: 죽림
숭고한 정신과 예술적인 순수함’, 스페인의 생택쥐페리

후안 라몬 히메네스 (1881~1958)

 

히메네스는 1881년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안달루시아의 항구도시 모게르에서 태어났다. 조용한 성격의 시인은 스페인의 여느 소년과 마찬가지로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다니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세비야의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할 때까지 시인은 대부분 지중해 연안의 항구도시에서 자랐다. 그림과 글쓰기를 취미 삼았던 그 시절, 그는 지중해의 풍경을 눈에 담아 습작에 몰두했을 것이다. 이후 히메네스의 시 안에서 보여지는 푸른 바다와 눈부신 태양,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새와 같은 회화적 이미지는 이러한 그의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열네 살 무렵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던 시인은 열아홉이 되던 1900년 마드리드로 거처를 옮겼다. 그 곳에서 모더니즘의 기수인 루벤 다리오 등과 친교를 맺는 한편, 첫 시집 <제비꽃의 마음>,< 수련>등을 발표하였다. 모더니즘을 반영한 감각적인 시어의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된 시집이었다. 이 시기 시인은 '98세대'의 일원으로 활동했는데, 특히 '모더니즘'을 창립한 루벤 다리오는 히메네스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건강 문제로 고향으로 돌아간 시인은 오래지 않아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다. 그리고 부친의 사망은 히메네스의 병약한 심신을 자극하여 그의 시 또한 감상적이고 우울한 분위기로 몰고 가게 되었다. 이 시가 <소리나는 고독>,<슬픈 엘레지> 등 많은 작품이 쓰여지고 발표되었는데, 시에서는 '원인 모를 슬픔'과 '고독', '공허함'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1912년 건강을 회복하고 마드리드로 돌아온 후 히메네스는 더욱 왕성하게 시작에 몰두하는 한편, 여러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풍의 시를 쓰는 등 예술적 지평을 확장시켰다.

 

1916년 뉴욕을 방문한 히메네스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세노비아와 결혼하였고 이 때의 경험을 모아 시집 <갓 결혼한 한 시인의 일기>를 발표했다. 아내의 영향으로 동양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히메네스는 인도 시인 타고르의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하고, 영미권 시인들과 교류하면서 초기의 감각적 모더니즘으로부터 탈피, 서정시와 신비론적 사상을 작품에 반영하게 된다.

 

그는 스페인 내전(1936~1939) 당시 공화파를 지지하며 활동했던 작가였다. 그러다 프랑코 총통의 권력과 좌파 파시스트에게 협박을 받자 남미 푸에르토리코로 망명을 떠났다가 결국 그곳에서 사망했다. 그런데 그가 공화파였던 점이 50년대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의 작품 세계는 어떤 수상자와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그는 자신만의 뛰어난 문학성을 지닌 작가이자,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스페인과 중남미의 여러 나라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벨 위원회에서는 그의 수상 이유를 이렇게 발표했다. "유달리 고귀한 정신과 예술적 순수성을 보여주는, 스페인어로 쓰인 서정시를 높이 평가하여 노벨문학상을 수여함."

 

195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당시, 히메네스는 아내의 병중을 이유로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의 아내는 시상식이 있던 날로부터 3일 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1916년 미국에서 체류할 당시 결혼한 히메네스의 아내는 동양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타고르의 시를 번역했던 문학 전공자이자, 평생의 동반자였다. 시인의 아내는 히메네스가 푸에르토리코, 아바나, 미국에서의 망명생활 동안 외로움과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게 하고자 최선을 다하여 내조했다. 또한 히메네스의 맑은 심성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삶의 모든 부분에서 올바르고 선하게 행동하려 애썼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된 탓인지 히메네스는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들은 히메네스에게 '스페인의 생택쥐페리'라는 찬사를 보내며 소설에 <어린 왕자>가 있다면 시에는 <플라테로와 나>가 있다고 했다.

출처: 네이버케스트 노벨문학상작가열전 후안 라몬 히메네스 중

 

<구원의 길>

 

오후의 길들은

밤이 되면 하나가 된다

그 하나의 길로 나는 네게로 가야만 되리

 

몸을 끝끝내 나타내지 않는

사랑하는 너에게

산의 불빛처럼

바다의 미풍처럼

그 하나의 길로 나는 네게로 가야만 되리

 

처음에 그녀는 순결한 몸으로 왔다

결백의 의상을 하고ㅡ

나는 소년처럼 그녀를 사랑했다.

그러나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고

무슨 의상인지 나는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는 여왕이 되었다.

보석으로 찬란함을 떨치며

나는 쓴 분노를 무감각하게 내뱉었다.

 

그러나 그녀는 옷을 벗기 시작 했고ㅡ

나는 미소를 흘려 보냈다

예전의 그 결백한 가운을 걸쳤을 때

나는 다시 그녀를 믿었다.

 

가운도 벗어 버렸고..

완전한 나신(裸身)으로 나타났다.

오, 나의 생명의, 나시(裸詩)의 정(精)이여!

그대 영원히 나의 것이리.

나는 돌로 재생하리

여인이여, 아직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았노라.

 

나는 바람으로 재생하리

여인이여, 아직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았노라.

 

나는 파도로 재생하리

여인이여, 아직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았노라.

 

나는 불로 재생하리

여인이여, 아직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았노라.

 

나는 인간으로 재생하리

여인이여, 아직 나의 사랑은 식지 않았노라

 

<소녀의 죽음>

 

분노와 질투에 눈이 멀어서

그는 순진한 그 소녀를 죽였어요.

미소 지으며, 미소 지으며

그 소녀를 죽였어요.

 

눈같이 하얀 작은 상자에 넣어

사람들을 그녀를 무덤가로 데려갔어요.

가슴의 상처에서는

가느다란 핏줄이 솟아나오고,

티없는 그녀의 얼굴은

첫 키스의 여운을 간직한 채,

눈은 울고 있었고,

반쯤 벌린 입술은

하늘의 눈물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하얀 밀감 꽃들 사이로,

상자의 흔들거림에 따라,

미소 지으며, 미소 지으며

그 소녀는 떠나갔어요.

 

<네 영혼의 색깔>

 

네가 내게 입맞춤하자, 나무는

요란한 소리로 황금 태양을 흔들어댄다.

그러자 태양은 도망가며 내 사랑의 나무에게

덧없는 보물을 던져준다.

 

내가 너를 경배하는 것으로 내가 받은 것은

광채도, 뜨거움도, 기품도 아니다.

그건 다만 사라지는 빛이며

너의 색깔인 응달로 만들어진 황금이다.

 

네 영혼의 색.

네 두 눈이 영혼을 만들고

태양이 자신의 황금으로 붉은색을 만들 때,

너는 창백하게 용해되고,

태양은 너의 두 눈에서 태어난다.

바로 그것이 나의 평화며, 너의 믿음이고,

나의 태양이며 나의 생명이다.
 
[출처] 스페인 시 여행 - 후안 라몬 히메네스|작성자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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